빗방울에서 효율적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기술이 한 걸음 더 발전했다. 홍콩 시립대(CityU) 과학자들이 이끄는 연구팀은 최근 에너지 변환 효율이 아주 높은 물방울 기반 전기발전기(DEG)를 개발했다.
이 발전기는 전계효과트랜지스터(FET)와 유사한 장치를 가지고 있어서, FET가 없는 유사한 장치에 비해서는 전력 밀도가 수천 배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네이처(Nature)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번 결과가 수력발전에 대한 과학적 연구를 진전시키고 에너지 위기를 타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는 홍콩 시립대 기계공학과의 왕주안카이 (Wang Zuankai)교수, 미국 네브라스카-링컨 대학(University of Nebraska-Lincoln)의 쩡샤오청(Zeng Xiao Cheng)교수, 베이징 나노에너지 및 중국과학원 나노시스템 연구소의 설립자 겸 최고과학자 왕중린 (Wang Zhong Lin)교수 등이 참여했다.
약 70%의 지표가 물로 덮여 있으며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떨어지는 힘을 이용한 수력발전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그러나 파도와 조수, 빗방울이 가지고 있는 운동 에너지는 현재 기술적 한계에 막혀 효율적으로 전기 에너지로 전환되지 못하고 있다.
삼전 효과에 기반한 기존의 물방울 에너지 발전기는 물방울이 표면에 부딪힐 때 접촉 전기와 정전 유도에 의해 유도되는 전기를 발생시킬 수 있다. 그러나 표면에서 발생하는 전하량은 계면 효과에 의해 제한되므로 에너지 변환 효율은 상당히 낮다.
변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연구팀은 DEG 개발에 2년을 투자했다. 새 장치는 최대 50.1W/㎡의 순간 전력 밀도를 달성할 수 있는데 이는 FET와 유사한 기기를 사용하지 않은 유사한 기술에 비해서는 수천 배 높은 것이다. 게다가 에너지 변환 효율은 눈에 띄게 높다.
전계효과 트랜지스터 유사 구조 고안
이 발명에는 두 가지 중요한 요인이 추가됐다. 연구팀은 준영구 전하를 가진 전기자재인 PTFE에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물방울이 고밀도 표면전하의 축적과 저장을 위한 새로운 경로를 제공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들은 물방울이 PTFE의 표면에 지속적으로 부딪힐 때, 생성된 표면 전하가 축적되어 점차 포화상태에 이르는 것을 발견했다. 이 발견은 이전 작업에서 직면했던 낮은 전하 밀도의 병목 현상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연구팀의 성공 요인은 1956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을 낳게 한 FET와 비슷한 구조를 고안한 점이다. FET는 그 후 현대 전자기기의 기본 구성 요소가 될 만큼 널리 사용되고 있다.
새로 고안한 장치는 알루미늄 전극과 PTFE 막이 침전된 인듐 주석 산화물(ITO) 전극으로 구성된다. PTFE/ITO 전극은 전하 생성, 저장 및 유도를 담당한다. 떨어지는 물방울이 PTFE/ITO 표면에 부딪혀 퍼지면, 자연스럽게 알루미늄 전극과 PTFE/ITO 전극이 이어지면서 원래의 시스템을 폐쇄 루프 전기 회로로 변환한다.
이 특별한 설계로, 물방울이 연속적으로 떨어지면서 발생하는 높은 밀도의 표면전하가 PTFE에 축적될 수 있다. 이와 함께 퍼지는 물이 두 전극을 연결하면, PTFE에 저장된 모든 전하가 전류의 생성을 위해 완전히 방출될 수 있다. 그 결과, 순간적인 전력 밀도와 에너지 변환 효율 모두 훨씬 더 높다.
지속가능한 청정 에너지 개발에 기여
왕 교수는 "15cm 높이에서 떨어지는 100마이크로리터(100만 분의 100 리터)의 물 한 방울이 140V 이상의 전압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 이는 100개의 작은 LED 전구를 밝힐 수 있는 전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순간적인 전력 밀도의 증가는 추가적으로 에너지를 투입해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물 자체 운동에너지의 변환에서 비롯된다고 덧붙였다. 낙수로 얻는 운동 에너지는 중력 때문에 발생하므로 재생 가능한 무료 에너지로 간주된다.
이번 연구는 또한 상대 습도의 감소는 발전 효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으며, 빗물과 바닷물은 모두 전기를 발생시키는 데 사용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재생 에너지 부족이라는 세계적인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수자원 활용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연구팀은 장기적으로는 액체가 고체와 접촉하는 다른 표면에도 새 장치를 설치할 수 있기 때문에, 물속의 저주파 운동 에너지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 심재율 객원기자
- 저작권자 2020-02-1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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