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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기술
김준래 객원기자
2020-11-05

"목수가 많으면 가구산업으로 발전한다" AI 클러스터 조성 위해 전통과 첨단이 조화 이루는 전략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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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가 부족한 산업기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인공지능(AI) 중심의 클러스터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이 산업기반 구축을 위해 사회간접자본(SOC)에 집중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R&D 중심의 사업에 매진하고 있는 것.

지난 4일 광주광역시에서는 약 4000억 원이 투입되는 ‘광주 AI 클러스터’의 역할과 미래를 국내외 전문가들과 함께 조망해 보는 ‘2020 대한민국 AI 클러스터 포럼’이 개최되어 관심이 모아졌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성공적인 AI 클러스터 조성을 통해 광주광역시를 글로벌 AI 도시로 성장시키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클러스터가 성공하기 위한 요건들을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 유튜브 영상 캡처

팬데믹은 새로운 질서를 창조할 수 있는 강력한 기회

‘매력적인 AI 클러스터가 되기 위한 조건’을 주제로 기조발제를 맡은 ‘스테판 쿠에스터(Stephan Kuester)’ 이사는 스타트업 건설팅 기관인 스타트업지놈(Startup Genome)과 스타트업 클러스터 조성을 맡고 있는 테크네이션(Tech Nation)의 관리를 총괄하고 있다.

주최 측인 광주광역시가 쿠에스터를 기조발제자로 선정한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그가 스타트업의 천국이자 스타트업 클러스터의 메카로 불리는 영국 런던에서 관련 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영국은 정부 차원에서 스타트업 육성 전략을 펼쳐 성공적으로 스타트업 생태계를 구축한 국가로 꼽힌다. 지난 2010년부터 런던 동쪽 지역에 스타트업 클러스터인 테크시티(Tech City)를 조성하고 우수한 스타트업을 유치하여 혁신 창업 생태계를 만들어 냈다.

현재는 10여 년에 걸쳐 구축한 테크시티의 조성 전략을 전국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테크네이션을 통해 영국 전역에 창업 열풍을 불어넣고 있다. 또한 스타트업지놈은 스타트업과 혁신 생태계 발전을 위해 세계 41개국 85개 이상의 클러스터를 대상으로 연구와 정책 조언을 하고 있다.

런던에 조성된 테크시티 클러스터 ⓒ slideshare.net

쿠에스터 이사는 “글로벌 팬데믹은 우리가 세상을 보다 친환경적이면서도 포용적인 미래로 만들 수  있도록 주어진 기회”라고 소개하면서 “강력한 재부팅(The Great Reboot)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기존 질서를 성공적으로 리셋하기 위해서는 혁신과 신기술, 그리고 R&D가 핵심요소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런 기회를 포착하려면 기술과 혁신이 경기 침체 회복의 초석이 되어야 한다는 점도 덧붙였다.

쿠에스터 이사는 “기술이 중심이 된 생태계는 풍부한 가능성을 제공하고 성장을 촉진한다”라고 정의하며 “그런 점에서 볼 때 AI와 머신러닝은 이런 도전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필수적 요소이자 핵심기술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클러스터 조성은 전통과 첨단 기술의 조화 필요

첨단 기술로 무장한 스타트업들이 하나의 장소에 모여 규모를 키워가며 클러스터를 조성해 가는 대표적 사례로는 덴마크의 오덴세(Odense)와 영국의 쇼디치(Shoreditch)가 꼽힌다.

오덴세에는 앞으로 협동 로봇 관련한 클러스터가 조성될 예정이다. 덴마크의 자율 모바일 로봇업체인 MiR과 협동 로봇업체인 유니버셜로봇은 최근 미국의 로봇업체인 테라다인(Teradyne)과 함께 오덴세 지역에 협동 로봇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클러스터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50㎢ 규모로 지어지는 협동 로봇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입주사들 간에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현재 MiR과 유니버설 로봇은 각각 160명과 450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협동 로봇 클러스터가 건설되면 최대 1100명의 직원들이 같은 공간에서 근무하며 공동으로 로봇을 개발하게 된다.

또한 영국의 쇼디치는 일명 ‘테크시티’로 불리는 지역이다. 총 1580㎢에 달하는 구역에 1만 3000개 이상의 스타트업들이 활동하는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스타트업 클러스터다.

테크시티 내의 시설들은 대부분 버려진 공장이나 건물을 리모델링해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고풍스러운 외형은 그대로 유지한 채 내부는 첨단기업의 산실답게 말끔히 개조해 디지털 기술의 미래를 상징하고 있다.

AI 클러스터의 예상 조감도 ⓒ 광주광역시청

쿠에스터 이사는 “덴마크의 오덴세나 영국의 쇼디치는 전통적으로 유명한 지역이지만, 역동적인 스타트업들과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스타트업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었다”라고 언급하며 “전통적 인재와 미래형 인재가 함께 협력하는 시스템으로 볼 수 있는데, 이는 마치 자유자재로 두 손을 쓸 수 있는 양손잡이와도 같은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생태계의 규모가 크면 클수록 아이디어가 현실화될 가능성과 기업이 성공할 확률이 높아지게 되는 이유는 비공식적 관계 구축과 아이디어 교환을 장려하는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발표를 마무리하며 쿠에스터 이사는 “어느 지역에 목수가 1명만 존재하면 그냥 가내수공업으로 끝나게 되지만, 목수가 20명이면 가구산업으로 발전하게 된다”라고 비유하며 “광주광역시도 이 같은 점을 고려하여 AI 클러스터를 조성하기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이어서 두 번째 발제자인 이경전 경희대 빅데이터 응용학과 교수는 ‘광주형 인공지능 비즈니스 전망’에 대해 발표하면서 “광주광역시의 산업 발전을 위해 AI를 통한 기업유치와 일자리 창출에 전력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이 교수는 “특히 AI를 활용한 파생산업으로의 확대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라고 강조하며 “자동차나 카메라 등이 처음 시장에 나왔을 때도 이와 관련된 사업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던 것을 고려할 때 Post-AI의 기회를 발견할 수 있는 역량과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광주 AI 클러스터의 성패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20-11-0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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