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의 황제 ‘빌 게이츠(Bill Gates, 1955~)’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지금은 국제적인 자선사업가로 더 유명하지만, 그는 전 세계인이 사용하는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를 만들어 세계 최고 부호가 된 천재 프로그래머이자 사업가다.
하지만 빌 게이츠와 함께 MS를 만든 또 다른 창업주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빌 게이츠와 함께 유년 시절과 학창 시절을 보내며 컴퓨터를 연구했던 폴 앨런(Paul Allen, 1953~2018)이다. 이들은 ‘윈도(Windows)’로 세계를 평정한 ‘괴짜 천재’들이었다.
세계의 빈곤과 질병 퇴치를 위해 싸우는 컴퓨터 황제, 빌 게이츠
이미 지난 2008년도에 마이크로소프트(MS)를 떠난 빌 게이츠지만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Covid-19) 팬데믹을 겪고 있는 지금 과거보다 더 큰 영향력을 나타내고 있다. 빌 & 멀린다 게이츠 재단(Bill & Melinda Gates Foundation)을 통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큰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MS를 떠난 이후 세계의 빈곤과 질병을 없애기 위해 자선활동을 벌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그의 목표는 저개발국가에도 코로나19 백신을 안정적으로 공급해 생명을 구하는 일이다. 현재 코로나19 백신은 강대국 중심으로 자국의 인구보다 더 많은 백신을 확보하고 있어 저개발 국가에 돌아갈 몫이 줄어들고 있다. 지급 시기도 계속 지연되고 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에 따르면 빌 게이츠의 재산은 약 100조 원(2019년 기준)으로 추정된다. 1955년생인 그는 불과 40살에 전 세계 부자 1위에 등극했고 매년 그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포브스 발표에 의하면 올해 3월 그는 4위로 물러났는데 1위는 아마존의 CEO 제프 베조스였다.) 하지만 빌 게이츠는 이러한 랭킹과는 상관없이 자신의 재산을 사회에 환원해야겠다고 마음먹고 매년 이를 실천하고 있다.
선한 영향력을 실천하며 전 세계에 귀감이 되고 있는 빌 게이츠는 사실 알고 보면 엉뚱한 일을 벌이던 괴짜 천재였다. 그는 19세에 MS를 설립했다. 아이스크림 회사냐고 비난받기도 했던 ‘마이크로소프트’라는 사명은 소프트웨어 회사라는 뜻에서 출발한 것이었다. 그는 소프트웨어에 의해 21세기가 혁신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리고 그는 폴 앨런과 함께 그 꿈을 실현했다.
우주 탐사, 뇌 과학에 열정적이던 엉뚱한 천재, 폴 앨런
세계를 평정한 운영체제 MS-DOS는 빌 게이츠와 폴 앨런이 개발했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이들이 전부 개발한 것은 아니다. IBM에서 운영체제(OS) 개발 의뢰를 받았지만, 제시간에 개발을 끝내기 어렵다고 판단했던 빌 게이츠는 시애틀 컴퓨터가 개발한 ‘Q-도스(DOS)’라는 프로그램을 사들여 IBM에 납품했고 이후 MS-도스(DOS)라는 이름으로 바꿔 전 세계 80%에 달하는 PC 운영체제로 제공하는 성공을 거둔다. 이런 과감한 ‘베팅’은 이들의 괴짜로서의 면모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일화다.
어렸을 때부터 천재성을 발휘하며 두각을 나타냈던 빌 게이츠처럼 폴 앨런도 해커이자 개발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용돈을 벌 수 있는 수준을 갖춘 천재 프로그래머였다. 그의 아이큐는 170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MS가 세계 최고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데에는 폴 앨런의 지분이 컸다. MS 개발한 소프트웨어의 기술력에 폴 앨런이 크게 기여했기 때문이다. 빌 게이츠는 일찌감치 폴의 천재성을 눈여겨보고 함께 회사를 창업하자고 제안한다.
폴 앨런은 아이디어가 넘치는 사람이었다. 그가 세계 최초 민간 유인우주선 스페이스쉽원(SpaceShipOne)에 투자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또한 그는 세계적인 천문학자 칼 세이건이 외계 지적생명체를 찾는 세티(SETI) 연구에 후원하는 등 우주에 대한 열망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인간의 뇌에 대해서도 호기심이 많았다. 그는 앨런 뇌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뇌 과학과 인공지능(AI) 개발이 새로운 21세기를 가져올 것이라 믿었다.
지난 2018년 폴 앨런은 암이 재발하여 세상을 떠났다. 우주와 인공지능, 뇌 과학에 심취했던 폴 앨런과 세계의 빈곤과 질병을 퇴치하고 생명을 구하려는 빌 게이츠. 우리는 지금 인류에 선한 영향을 주려 노력했던 두 괴짜 천재가 꿈꿔왔던 우주와 기술의 진보, 동시에 이들이 극복하고자 했던 바이러스 팬데믹이 혼재하는 21세기를 보내고 있다.
- 김은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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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1-04-1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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