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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으로 당면한 사회문제 해결한다 (36) 한국화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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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를 들고 다니며 듣기 위해서는 배터리를 충전시켜야만 한다. 하지만 재난이 발생하거나 깊은 산 속에 들어가 있어서 전력을 구하지 못할 경우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자가발전(selfsupplier)은 바로 이런 상황에 처했을 때 사용하기 위해 개발된 기술이다. 라디오에 부착된 핸들을 돌려 운동에너지를 전기로 만들거나 몸이 움직일 때 발생하는 운동에너지를 전기로 바꾸는 기술인 것이다.

신개념 정전기 화학소재 개발로 자가발전 기술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 ⓒ 화학연구원

이 뿐만이 아니다. 일상생활에서 버려지거나 소모되는 정전기에너지를 모아 전기에너지로 변환시켜 주는 기술도 큰 범주 안에서 일종의 자가발전이라 할 수 있는데, 이는 신개념 정전기 화학소재로 개발이 가능하다.

그런데 이와 같은 신개념 정전기 화학소재를 개발하여 자가발전 기술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온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바로 한국화학연구원(KRICT)이다.

화학으로 당면한 사회문제 해결 위해 매진

화학은 인류의 삶의 질 향상과 현대 문명을 이끌어온 우리의 소중한 자산이자, 우리나라의 주력산업이다. 하지만 산업이 발전하면서 유해한 화학물질이 발생하고 이로 인한 환경 문제가 대두되면서, 화학산업에 대해 부정적 시각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화학의 부정적인 측면을 보완하고 지구와 인간의 평화로운 공존을 위해 산업계에는 새로운 화학의 바람이 불고 있다. 저탄소 연료 개발과 신재생에너지 사용 등 환경 오염을 줄이려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오염물질을 자원으로 활용하여 유용한 물질로 전환하는 기술과 환경뿐만 아니라 안전과 삶의 질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는 기술이 주목을 받고 있다. 또한 아무런 자원을 소모하지 않고도 태양광만으로 화학원료를 생산하는 기술 등 자연생태계적 관점의 새로운 화학기술들도 선을 보이고 있다.

화학연구원의 비전 및 업무분야 ⓒ 화학연구원

이같은 추이에 발맞춰 한국화학연구원은 지난 1976년 설립 이래 화학 분야의 기술 개발에 매진해 왔다. 화학기술의 산업체 이전은 물론, 화학 전문인력 양성 및 다양한 화학 인프라 지원 서비스 등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국가 화학산업 발전에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다.

또한 첨단 화학 인프라를 바탕으로 친환경 화학공정과 고부가가치 그린 화학소재, 그리고 의약 및 바이오화학 분야에서 원천 기술을 개발해 왔다. 특히 국가 현안 해결형 융‧복합 기술 개발을 선도하고 있으며, 강소기업 육성과 기술사업화 촉진을 통한 화학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 외에도 화학연구원은 강소기업 육성과 기술사업화 촉진을 통한 화학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에 앞장서기 위해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가진 화학 연구 역량을 결집하여 화학강국 실현에 기여하고 건강하고 풍요로운 지속가능 사회를 위한 화학기술 개발에 최선을 다한다는 미래상을 수립하고 있는 것이다.

온실가스인 메탄을 유용한 화학원료로 바꾸는 연구도 추진

신개념 정전기 화학소재를 개발하여 자가발전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는 것 외에도 화학연구원은 온실가스를 유용한 화학원료로 바꾸는 연구를 통해 기후변화를 조금이라도 늦추기 위한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온실가스인 메탄을 유용한 화학원료로 직접 바꾸는 실험에는 인공지능(AI) 기술이 활용되었다. 1,000도가 넘는 고온과 가스 속도, 그리고 압력 등 조건이 까다로운 실험을 우선 실험실에서 직접 수행한 후, 여기서 250개의 실험 데이터를 확보했다.

그리고 이들 실험 데이터를 가지고 AI가 10,000번이 넘는 모의실험을 가상의 상황에서 수행하여, 기존보다 수율을 10% 이상 높일 방법을 찾아냈다. 그리고 이 같은 방법이 현장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지를 실험실에서 최종 검증했다.

이와 같이 가설에서부터 시작하여 최종 검증까지의 제반 연구과정에는 ‘인공꿀벌군집(Artificial Bee Colony)’이라는 알고리즘이 적용되었다. 인공꿀벌군집이란 지난 2005년에 개발되어 AI 분야에서 사용되는 알고리즘으로 산업 공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되고 있다.

온실가스를 유용 물질로 바꾸는 과정에 사용된 인공 꿀벌 군집 알고리즘 개념도 ⓒ 화학연구원

자연에서 꿀벌의 군집은 꿀이 있는 지역을 탐색하고, 꿀이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 구체적 정보를 수집하며, 수집된 정보들에서 꿀이 많은 곳을 알아내어 꿀을 모은다.

인공꿀벌의 군집이 가진 알고리즘 역시 마찬가지다. 여러 가상 실험 조건을 탐색하고, 어느 조건에서 어떤 실험 결과가 나오는지 구체적 정보를 수집한 후, 그 정보들에서 더 좋은 실험 결과가 나오는 조건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다.

한국화학연구원 화학플랫폼연구본부의 장현주 박사팀과 화학공정연구본부 김용태 박사팀은 인공지능의 기계학습과 인공꿀벌 군집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온실가스인 메탄을 에틸렌처럼 유용한 화학원료로 바꾸는 가상 실험을 수행하여 AI 활용 전보다 10% 이상 높은 수율을 얻었다.

에틸렌(ethylene)은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물질로서, 화학 산업에서는 가장 많은 양이 활용되고 있다. 일반적인 플라스틱과 비닐부터 시작해서 합성고무와 각종 건축자재, 그리고 페인트까지 일상의 대부분에서 원료로 활용되고 있다.

메탄을 산소 투입 없이 화학원료로 직접 바꾸는 촉매공정은 기술 수준이 매우 높고 부산물이 많이 나와 상용화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2019년 화학연구원에서 부산물이 거의 없이 5.9%의 수율을 기록한 데 이어, 후속 연구와 AI 연구 협업을 통해 당시 수율의 2배인 13%를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21-03-0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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