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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7-23

한국 인터넷 태동과 성장의 역사 이현경 한국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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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인터넷 산업은 단기간에 전세계의 집중적인 주목을 받을 만큼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해왔다. ITU(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 Union)가 각 국가에서 산출된 정보화통계자료를 취합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3년 말 현재 우리나라의 인터넷 이용률은 60.3%로 아이슬란드(67.5%)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이다. 또 인터넷 이용자수에서도 미국, 중국, 일본, 독일에 이어 2천 922만명으로 5위이며,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도 2002년 이미 1천만명을 돌파한 데 이어 2004년 4월 현재 1천 148만명을 기록 중이다.


이처럼 무서운 속도로 성장세를 구가중인 인터넷의 기원은 언제부터일까. 인터넷의 기원은 1969년 미국 국방성의 지원으로 미국의 4개 대학을 연결하기 위해 구축한 알파넷(ARPANET)이다. 한 대학의 연구 프로젝트로 시작되어 미국의 국방 연구 단체인 ARPA가 자금을 지원하면서 군사적 목적으로 개발이 이뤄졌다. 이후 20년 동안 인터넷과 그 전신인 알파넷은 거의 알려지지 않다가 월드와이드웹(World Wide Web)이 등장한 1989년부터 비로소 대중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 후 1993년에 웹 브라우저 모자이크(Mosaic)와 1994년에 넷스케이프(Netscape)의 출현은 수백만의 PC들이 빠르면서도 비싸지 않게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게 했다. 1990년대에는 해마다 연간 성장률이 74%을 넘어서면서, 전세계 인터넷 사용자의 수가 1989년에 비해 250배 성장한 2억 8천만명을 넘어섰다.


우리나라의 인터넷 역사도 어느새 20년을 훌쩍 넘어섰다. 우리나라 인터넷의 시작은 1982년 7월 서울대학교와 전자통신연구소(KIET)간에 SDN(System Development Network : 전산망의 한 종류)을 연결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1986년 8월 국가 도메인인 .kr을 루트DNS에 등록하게 되며, KAIST는 국내 최초로 ‘KAIST.AC.KR’도메인을 등록하게 된다. 또 같은 해 KETEL, 천리안 등의 PC통신 서비스도 최초로 실시를 하게 된다.


제대로 된 인터넷의 시작은 1990년 3월 KAIST와 하와이대학이 하나(HANA)망으로 연결되면서부터다. 이듬해인 1991년에는 시스템 공학연구소(SERI)가 미국 샌디애고 슈퍼컴 센터와 연결되었고, 1994년 5월에는 유럽의‘EUROPANET’과 전용선이 연결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본격적인 인터넷의 역사가 시작됐다. 1994년 6월 20일 KT에 이어, 같은 해 10월 데이콤이, 11월에는 아이네트와 나우콤이 가세하며 ‘상용 ISP(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 서비스가 실시되었다.


전화회사였던 KT가 ‘코넷’이란 이름으로 1994년 6월 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한지 올해로 꼭 10년을 맞았다. ‘KT의 인터넷 서비스 10년사’는 우리나라 인터넷의 역사를 대변한다. KT가 인터넷을 서비스하기 전에는 일반 국민들은 인터넷을 쓸 수 없었다. 대학교에서 학술망으로만 사용됐기 때문이다.

코넷은 사업 초기의 낮은 속도와 비싼 요금을 기술발전과 경쟁활성화로 극복, 인터넷을 대중들도 쉽게 이용 가능하게 서비스하면서 대한민국 대표 통신 서비스로 발전시켰다. 또 국내 최초의 온라인 머그게임인 ‘단군의 땅’이 출시됐으며 인터넷 카페도 선보였다.

공공기관으로는 처음으로 7월에 청와대 홈페이지가 오픈했고, 1995년에는 PC와 인터넷접속서비스가 개시됐으며 호스트 수도 3만 3천개를 돌파했다. 이 때는 인터넷산업이 본격적으로 태동하면서 한국전산원과2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만들어진 해이기도 하다.


주로 이메일과 정보획득 수단으로만 활용되던 인터넷이 1996년부터는 드디어 비즈니스의 도구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전자상거래 컨소시엄이 결성됐으며 롯데백화점이 최초로 전자상거래를 시작했다. 이후 1997년 한국인터넷협회가 설립됐으며 주식의 사이버거래도 최초로 이뤄지기 시작했다.

인터넷 비즈니스가 급성장하자 1998년 두루넷이 케이블모뎀 방식의 초고속인터넷서비스를 처음으로 시작한 뒤 하나로통신(1999년 4월)과 KT(1999년 6월)도 뛰어들었다. 데이콤, 드림라인, 온세통신도 가세했다. 특히 1999년 KT와 하나로의 시장진입 후 초고속인터넷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는데, 2003년말 기준으로 가구 보급률이 무려 73%에 달했다.

이는 OECD 국가중 가구보급률 1위(미국 21%, 일본 20.3%, 독일 10.3%)에 해당한다. 또 같은 해 현재까지 최고의 게임으로 굳건히 자리를 굳히고 있는 ‘스타크래프트’가 첫 선을 보였다.


1999년에는 인터넷 이용자수가 1천만명을 돌파하는 등 인터넷 산업이 본격적인 성장을 이루기 시작했다. 닷컴붐이 불면서 다음, 네이버 등 포털과 커뮤니티 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며 바야흐로 인터넷 비즈니스의 전성시대를 예고했다. 인터넷 산업이 급성장하자 정통부는 한국인터넷정보센터(KRNIC)를 발족하며 국내 인터넷 산업의 동향과 연구를 맡기며 국제 인터넷 채널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2000년에는 ‘묻지마 IT투자’의 풍조 속에 인터넷 비즈니스는 더욱 큰 호황을 맞으며 고속행진을 이어갔다. 국내 인터넷 비즈니스 업체들의 성장을 반영하듯 .kr 도메인수도 50만개를 돌파했다.


2001년 국내 인터넷 산업은 양과 질에서 비약적인 성장의 전환점을 맞는다. 인터넷의 등장으로 ‘knowhow’의 시대에서 ‘know-where’의 시대가 된 것이다. 그러나 인터넷이라도 해서 좋은 점만 있을 수는 없는 법. 인터넷의 급성장은 새로운 부작용을 야기하며 야누스의 얼굴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없는 것이 없다, 다만 찾지 못했을 뿐’이라는 ‘무한한 정보의 바다’ 인터넷 세상은 스팸, 음란물, 바이러스, 해킹, 자살사이트, 개인 프라이버시 침해, 인터넷 중독 같은 역기능 문제를 낳으며 점차 통제와 관리의 손길이 필요함을 절감케 했다. 그 해 대검찰청 산하에 인터넷범죄수사센터가 설립됐다. 2002년 드디어 초고속인터넷가입자가 1천만명을 돌파했다. 또 도메인관련 분쟁의 증가로 인해 도메인분쟁조 정위원회가 설립됐다.


성장일변도로 고속행진을 구가하던 한국인터넷 역사에 오점을 남긴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한국 IT 역사에 영원히 기록될 불명예스러운 국내 최대의 인터넷 대란사태가 2003년 1월 25일 발생한 것. 마이크로소프트 DB서버의 취약점을 공격하는 ‘슬래머웜’이 IT강국 대한민국의 인터넷을 완전히 마비시켰다.

이 사태로 인터넷망의 전면 중단에 3천만명의 국내 인터넷 사용자는 당혹해 했으며 쇼핑몰과 PC방 등은 금전적인 피해까지 감수해야 했다. 대한민국에서 사이버공간의 멈춤은 인터넷이 이제는 우리 생활과 떨어질 수 없는 필수적인 공간이라는 점을 상기시키며, 인터넷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절감시키는 계기가 됐다. 1.25 인터넷 대란은 성장일변도의 IT정책에 경종을 울리며, 안전장치가 취약한 IT시스템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보여준 의미있는 사건이었다.


KT, 데이콤 등 상용ISP(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실시된 1994년이 인터넷 대중화의 원년으로 삼는다면 올해로 10년을 맞은 인터넷은 사회의 문화 코드를 바꿔 놓으며 우리에게 새로운 의미로 다가오고 있다. 메신저, 블로그, 아바타, 얼짱 등 새로운 문화가 등장했고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으로서의 인터넷의 영향력도 엄청난 위력으로 증대됐다.

그 예가 바로 2002년 월드컵, 2003년 대통령 선거, 2004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나타났다. 포털, 게임 등 10조원에 이르는 디지털 콘텐츠, 7조원에 이르는 인터넷 쇼핑 등 인터넷과 연계된 다양한 사업들도 연일 새롭게 등장하며 인터넷은 더욱 더 몸집을 키워가고 있다.

저작권자 2004-07-2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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