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삶의 풍요로움을 위해 행해진 자연파괴와 개발행위들. 이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 등 인류 생존을 위협하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은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재생에너지의 비중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관련 기술이 개선된 육상풍력발전의 경우, 경제성 면에서 화석에너지를 능가하는 수준에 이르기도 합니다.
그러나 활용부지의 한계, 주민 수용성 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재생에너지 분야는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인데요. 이는 또한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있습니다.
바람 에너지의 한계, 그 돌파구는?
고고도 바람에너지를 활용한 ‘공중풍력발전’은 이러한 재생에너지의 보급 확대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개념의 재생에너지 기술입니다.
타워형 풍력터빈이 운영되는 고도에서 지구상 바람이 갖는 에너지량은 얼마나 될까요? 자그마치 400TW(테라와트)입니다. 이는 전 세계 에너지 수요인 20TW의 스무 배에 달하는 엄청난 양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특정 지역에서만 확보가 가능한 바람 자원의 한계, 해상풍력의 경우 발전소 기초 비용을 좌우하는 수심으로 인한 한계 등으로 인해 지금까지 설치된 타워형 풍력터빈의 설비용량은 이의 0.2%에 불과한 750GW(기가와트)에 그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고도의 바람에서 공중풍력발전이 획득할 수 있는 잠재적 총 에너지는 1800TW 이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타워형 풍력터빈 고도의 에너지량 대비 4.5배 이상 크며, 전 세계 에너지 수요의 90배를 넘는 양이죠.
높은 고도의 바람 에너지는 강하면서도 더욱 광범위하게 분포되기 때문에, 그동안 바람이 약해 타워형 풍력터빈의 상업성이 확보되지 않았던 지역에서도 공중 풍력발전 방식을 통해서는 높은 고도의 강한 바람을 활용해 전력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해상에 구축할 때에도 기초 비용을 좌우하는 수심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죠. 사실상 지구 대부분의 지역에서 발전이 가능한 것입니다.
지상발전방식 공중풍력발전의 원리는?
그렇다면 일명 ‘하늘을 나는 발전소’라 불리는 공중풍력발전 시스템은 어떻게 전기를 만드는 것일까요?
공중 풍력발전은 비행기나 드론 등에 프로펠러와 발전기를 장착해 하늘에서 전기를 생산해 지상으로 보내는 '공중발전 방식'과, 연 혹은 글라이더 등이 공중에서 줄을 당기고, 이에 줄이 감긴 지상의 드럼이 회전하면서 발전기를 구동해 전기를 만드는 '지상발전 방식'으로 나뉩니다.
발전장치가 지상에 위치하는 ‘지상발전방식 공중풍력시스템’은 발전기를 포함하는 지상장치와 높은 고도의 바람에너지를 수집하는 윙, 그리고 이 둘을 연결하는 로프로 구성됩니다.
연이나 글라이더 형태의 윙이 바람에너지를 수집해 로프를 당기면 장력으로 변환된 에너지가 지상장치의 발전기에 전달되고 이것이 회전에너지로 작용하면서 전기가 생산되는 것입니다.
공중풍력발전 시스템의 윙은 공중에서 바람을 가르는 비행을 통해 바람에너지를 수집하는데, 이는 바람개비를 빠르게 회전시키기 위해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으로 들고 달리는 이유와 같습니다.
최소풍속 고도인 ‘초기고도’에서부터 허용 가능한 풍속고도인 ‘제한고도’까지 8자 형태의 비행을 통해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모드’와 윙을 초기고도로 복귀시키기 위해 전력을 소비하는 ‘전동모드’를 반복하며 누적된 순 에너지를 발전전력으로 이용하는 방식입니다.
경제성이 뛰어난 친환경 발전 기술
공중풍력발전은 경제성과 친환경성이 매우 뛰어납니다. 공중풍력시스템은 윗부분에 무게 중심이 있는 타워형 풍력터빈과 달리 하중의 지지를 위한 기초와 타워를 거의 필요치 않습니다. 동일 면적에서 연간 발전량은 타워형 풍력터빈 대비 6배 이상 높고, 각종 구성품(기초, 타워, 블레이드 등)이 1/10 수준으로 재료와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절반 이상 감축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장점은 육상뿐만 아니라 해상발전 구축 시에 더욱 두드러지는데, 수심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부유식 시스템을 보다 경제적이고, 용이하게 구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환경 훼손, 소음, 진동, 경관 등 발전소 설치에 따른 주민 수용성 확보에 장애가 되는 문제를 최소화 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입니다.
지상발전방식 공중풍력발전의 현재와 미래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오랜 기간 동안 공중 풍력발전에 관심을 두고 타당성 검증연구를 수행하였으며, 상용화 및 대용량화를 위한 관련 기술을 꾸준히 개발해왔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국내유일 전기전문 연구기관인 KERI가 창원시와 한국전력공사의 지원을 받아 국내 최초의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바람 조건이 좋고 넓은 평지가 필요했으며, 무엇보다 국내 최초의 연구인만큼 시험 과정에서 안전이 확보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는데요. 마산만을 메워 만든 인공섬인 ‘마산해양신도시’ 부지를 창원시에서 지원받아 테스트베드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를 발판으로 KERI는 다양한 분야의 기술이 융합되는 공중 풍력발전 분야에서 독자적인 원천 시스템 기술, 설계 특허 및 제작 기술, 제어 및 운용기술 등을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공중풍력발전은 활용 목적과 장소에 따라 이동식부터 대규모 발전까지 다양한 용량의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어 응용성이 매우 높습니다. 향후에는 인공지능(AI)을 접목한 자동 운전기술을 실현하고, 창원 지역 내 300여개 전기관련 기업들과 함께할 수 있는 실증단지의 구축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대한민국 탄소중립 실현의 기반이 될 공중풍력발전의 개발 시험, 많이 응원해주시기 바랍니다!
*이 글은 한국전기연구원(KERI)으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 한국전기연구원
- 저작권자 2021-10-0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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