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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우주
이슬기 객원기자
2015-04-07

태양이 4개 뜨는 행성도 있다 쌍성계 뿐만 아니라 사성계도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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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사극을 보면 이런 말이 종종 나온다. "하늘에 두 개의 태양은 없다" 여기서 태양은 임금을 뜻하고, 한 나라에 두 명의 임금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지구에게 태양은 단 하나로 여겨졌고, 이 말은 곧 태양이 가지고 있는 유일성을 의미한다.

지구에 태양이 하나 뜬다고 해서, 우주에 있는 다른 행성들도 태양이 하나만 뜨는 것일까. 마치 영화 '스타워즈' 속 투타인이 사는 행성처럼, 실제로 태양이 여러개 뜨는 행성이 존재하고 있다. 두 개의 태양을 가진 쌍성 주위행성(circumbinary planet) 뿐만 아니라 네 개의 태양을 가진 행성도 존재한다.

맨 처음 네 개의 태양을 가진 별이 발견된 것은 2012년 10월 아마추어 천체학자들의 인터넷 모임인 '플래닛 헌터스'(planet hunters)였다. 이미 쌍성 주위행성이 발견된 적은 6차례나 있었으나, 이번과 같이 사성 주위행성이 발견되고 학계에 보고된 것은 처음이었다. (원문링크)

지구에는 태양이 하나 뜨지만, 우주에 있는 다른 행성에서는 두 개, 세 개, 네 개 뜨는 경우가 있다. ⓒ ScienceTimes
지구에는 태양이 하나 뜨지만, 우주에 있는 다른 행성에서는 두 개, 세 개, 네 개 뜨는 경우가 있다. ⓒ ScienceTimes

2012년 10월 12일 학술지 '천체물리학'(Astrophysics)에 발표된 이번 발견은 같은 달 15일에 열린 미국 천문학회 행성과학 분과회의에서 메건 슈웜(Megan E. Schwamb) 예일대학교(Yale University, USA) 교수가 발표하면서 학계에 보고되었다. (원문링크)

아마추어 과학자들의 발견을 토대로 연구팀은 사성 주위행성을 확인했고, 이 문제의 행성은 플래닛헌터스(Planet Hunters)의 첫글자를 따 'PH1'으로 명명되었다. 이 행성은 지구로부터 약 5000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한 행성으로 가스로 구성되어 있다.

특이한 점은 바로 이 행성은 쌍성계가 이중으로 겹쳐진 사성계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PH1이 태양과 같은 두 개의 항성 주변을 도는 동시에 또 다른 하나의 쌍성계 궤도를 돌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이번 발견은 과학계의 정설을 뒤집기도 했다.

지금까지 학계의 정설은 항성 간의 거리가 충분히 가까이 존재하는 대신 행성이 충분히 먼 거리에 있다면, 두 개 또는 세 개의 항성 주변을 도는 행성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이상의, 즉 네 개의 항성이 존재하는 주위행성이 발견된 적은 없었기에 이번 발견은 아마추어 학자들이 이뤄낸 과학적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사성계 행성 '30 Ari'의 발견

태양이 4개나 존재하는 사성 주위행성이 최근에도 발견됐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제트추진연구소(JPL)가 지난 3월에 발표한 내용이다. 이 행성계는 주위에 쌍성이 있으며, 우리 태양에서는 136광년 떨어진 양자리에 위치하고 있다. (원문링크)

더욱 흥미로운 점은 이 행성으로부터 1670광년 떨어진 곳에 쌍성이 또 있다는 사실이다. 목성의 10배가 넘는 질량을 가진 이 쌍성계 속 행성은 가장 가까운 항성 주위를 약 335일 만에 돈다. 이번 발견은 지난 2012년 플래닛 헌터스의 발견 이후 두 번째로 사성계가 발견된 사례이다.

만약 이곳 행성에서 하늘을 바라본다면 어떤 장면이 눈에 보일까. 아마도 낮에는 하나의 작은 태양과 2개의 밝은 별만 보이게 될 것이다. 밝은 별 중 하나가 쌍성으로 차츰 변해 보일 수도 있다. 지구에서는 보기 힘든 광경을 볼 수도 있다는 가정을 할 수도 있다.

생각 이상으로 우주에는 태양이 하나인 행성계 뿐만 아니라 쌍성계, 삼성계, 심지어는 30 Ari와 같은 사성계인 곳도 다수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 하나의 태양이 지면 다른 태양이 떠오르는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보이는데, 두 개의 태양이 행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쌍성계 행성, 수없이 존재할 수 있다

태양을 두 개 가지고 있는 행성이 다수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하나의 가설일 수 있다. 왜냐하면 이를 뒷받침할 연구나 발견이 많은 편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자들은 끊임없이 이와 관련된 연구를 발표한다. 지구와 같은 고체 행성임에도 두 개의 태양이 뜨고 지는 것을 볼 수 있다는 주장이 지난 3월 발표되었다. (원문링크)

이전에는 쌍성 체계에서는 기체 행성만 형성될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브롬리(B. C. Bromley) 우타 대학교(The University of Utah, USA) 교수는 고체 행성이 두 개의 태양을 공전하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밝혔다. 이러한 일이 가능한 이유는 바로 쌍성계 안에서도 고체 행성이 형성될 수 있다는 점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고체 행성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소행성 크기의 돌들이 중력에 의해 뭉쳐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쌍성 체계에서는 태양이 하나만 존재하는 경우와는 다르게 주위 물질의 공전 궤도가 겹치는 부분이 많아 서로 충돌하여 부서지게 된다고 여겼다.

하지만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쌍성 체계 안에서도 지구 크기의 고체 행성이 형성될 수 있다는 점이 발견됐다. 한 개의 태양만 존재하는 경우처럼 쌍성 체계에서도 행성이 형성되는 것이 가능하다고 추측할 수 있다. 영화 '스타워즈' 속 타투인과 같은 행성이 존재하는 것이 이례적인 일이 아닐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슬기 객원기자
justice0527@hanmail.net
저작권자 2015-04-0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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