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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이성규 객원기자
2020-06-10

코로나19, 재확진자 많은 이유는? 정상적 증상이거나 새로운 증후군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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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A씨는 1개월 동안 입원 치료를 받은 후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했다. 그리고 2주간 추가 자가격리를 거친 뒤 직장인 서울 강남구 소재 유치원으로 출근했다.

그런데 열흘 후 가족의 병문안을 갔던 A씨는 우연히 코로나19 재검사를 받아보곤 깜짝 놀랐다. 다시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온 것이다. A씨가 다니던 유치원을 비롯해 강남 일대는 다시 비상이 걸렸다.

완치 후 재확진 판정을 받은 이들 중에서는 심한 경우 공황장애 및 우울증 등의 정신질환을 앓을 만큼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 게티 이미지

이처럼 코로나19 완치 후 재확진 판정을 받은 국내 환자는 지난 5월 15일 기준으로 447명에 이른다. 확진자 68명이 발생했던 경북 봉화의 한 요양원에서는 완치 판정을 받은 후 7명이 집단으로 재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다.

그런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달 19일부터 확진 환자에 준하는 재확진자 관리 방안 적용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즉, 확진 환자의 격리 해제 후 관리 감시를 재확진자에게는 적용하지 않기로 하고, 직장에 복귀할 때도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요구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그 이유는 재확진자에 대한 접촉자들을 조사한 결과, 재확진 시기에 접촉한 것만으로 신규 감염된 사례가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재확진자의 호흡기 검체에 대한 바이러스 배양검사 결과도 모두 음성으로 확인됐다.

바이러스 재활성화 및 재감염 의심

하지만 코로나19 완치자들은 혹시 재확진자가 될까 봐 두려움 속에서 생활하는 이들이 많다. 특히 완치 후 재확진 판정을 받은 이들 중에서는 심한 경우 공황장애 및 우울증 등의 정신질환을 앓을 만큼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그럼 코로나19는 완치 후에도 왜 이처럼 재확진 사례가 속출하는 것일까. 가능성이 가장 높을 것으로 추정되는 원인 중 하나는 바이러스의 재활성화이다. 재활성화란 치료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서서히 줄어들었다가 다시 증식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코로나19의 재확진자 속출 현상에 대한 추정은 어디까지나 가설일 뿐 현재까지 정확히 밝혀진 것은 없다. ⓒ fernando zhiminaicela(Pixabay)

바이러스가 일정 수준 이하로 줄어들면 PCR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지 않아 확진 판정을 받지 않을 수 있다. 그러다 특정 조건이 되면 다시 증식하면서 재확진으로 판명되는 경우다. 이 같은 바이러스 재활성화는 헤르페스 같은 다른 질병에서도 나타난다. 헤르페스는 집합성의 작은 수포를 특징으로 하는 급성 염증성 피부질환이다.

두 번째는 재감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재감염이란 치료 등을 통해 바이러스가 완전히 사라졌다가 타인에 의해 또다시 감염되는 경우다. 보통의 병원체는 인체에 침투해도 홍역처럼 항체가 생겨 재감염이 되지 않는다.

실제로 외국에서 붉은털원숭이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한 결과 코로나19에 한 번 감염되면 재감염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러나 이것은 단지 하나의 연구사례일 뿐 단정할 수는 없다. 과학계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경우 항체가 생겨도 오랫동안 지속되지 않으므로 재감염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그런데 미국 인터넷 매체 ‘복스(Vox)’는 코로나19의 재확진 원인으로 재활성화 및 재감염 외에 두 가지 추가 가능성을 제기하는 기사를 최근에 게재했다. 그중 하나는 코로나19의 재발이 어쩌면 이 바이러스의 정상적인 증상일지도 모른다는 가설이다.

이해되지 않는 코로나19의 현상

예를 들면 가벼운 감기에 걸릴 경우 치료 과정에서 처음엔 증상이 회복되었다가 다시 약간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많은 질병들이 치료 과정에서 증세의 강약 현상을 나타내며, 코로나19의 재확진도 그런 관점에서 생각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마지막 하나는 코로나19의 재발이 포스트 바이러스 증후군(Post Viral Syndrome)일 수 있다는 추정이다. 이는 바이러스 감염 후 증상이 계속 이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병원의 전염병 전문가인 네일 스톤은 코로나19 완치자들의 재입원율이 상승하는 현상에 대해 “우리가 아직 이해하지 못하는 일련의 코로나19 현상들이 언젠가는 포스트 코로나 증후군으로 알려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바이러스 감염 후 증후군은 전염성 단핵증을 앓은 일부 환자들에게서 발견되고 있다. 전염성 단핵증은 인후통, 열, 오한, 피곤감과 함께 림프선 종양 확대 등의 증세가 나타나는 바이러스 감염질환이다.

일부 연구자들은 기존의 근육성 뇌척수염 및 만성피로증후군 환자들이 코로나19에 걸릴 경우 바이러스 감염 후 증후군을 유발한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는 코로나19 환자들을 대상으로 근육성 뇌척수염 및 만성피로증후군 같은 잠재적 만성질환의 유행을 조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위에서 열거한 네 가지 추정 원인은 어디까지나 가설일 뿐 현재까지 정확히 밝혀진 것은 없다. 가능성이 가장 높은 바이러스 재활성화의 경우에도 코로나19에서는 아직 입증되지 않았으며 과학적인 데이터도 없는 상황이다.

이성규 객원기자
yess01@hanmail.net
저작권자 2020-06-1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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