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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신기술
백나영 기자
2015-08-21

커피찌꺼기도 ‘바이오연료’ 된다 이재영 교수 "커피숍 6000곳에 전력 공급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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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국내 연구진이 커피를 내리고 남은 커피찌꺼기를 이용해 ‘탄소연료전지’를 구동시키는 데 성공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재영 광주과학기술원(GIST) 환경공학부 교수팀은 커피찌꺼기를 연료로 사용하면 친환경적인 데다 경제적이라고 판단, 커피분말을 에너지원으로 활용 가능하도록 탄소연료전지에 초점을 맞춰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특별한 처리 없이 실험실에서 사용하고 남은 폐 커피분말을 3일간 자연 건조한 뒤 이를 연료로 사용했다. 자연 건조한 커피찌꺼기를 에틸렌 글라이콜과 섞어 젤 상태로 만들고, 이를 단전지에 올린 후 알루미나 반응기에 넣어 실험을 수행했다.

바이오에탄올과 바이오디젤 제조 과정. ⓒ KIST
바이오에탄올과 바이오디젤 제조 과정. ⓒ KIST

그 결과 일반적으로 연료로 사용되는 카본블랙 등의 고품위 탄소원에 비해 성능이 88% 향상된 전력을 얻었다.

이재영 교수는 “국내 연간 커피 소비량(12만 톤)과 전기 소비량(4800kWh·2013년)으로 판단했을 때 커피찌꺼기를 활용한 탄소연료전지 기술을 발전시키면 연간 약 3만5000여 가구 또는 연간 6000여 곳의 중소 규모 커피숍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나아가 세계에서 발생하는 커피찌꺼기에서는 약 3억4000만 갤런의 연료를 추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차세대 에너지원 ‘비식량계 바이오연료’

커피찌꺼기 등과 같은 원료를 전력생산이 가능한 바이오연료로 개질하기 위한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바이오연료란 사탕수수, 옥수수, 고구마 등의 식물은 물론 해조류, 수생식물 등에서 얻을 수 있는 에너지 혹은 유기계 폐기물, 농산 폐기물, 산업 폐기물과 도시 쓰레기 등도 직접 또는 변환해 연료화 할 수 있는 에너지원을 총칭한다. 바이오연료는 석유나 휘발유와 같은 화석연료와는 다른 천연에너지로 차세대 에너지를 대체할 신재생 에너지원으로 꼽히고 있다.

불안정한 국제유가, 에너지 안보, 온실 가스 규제 강화, 지구 온난화 현상 등의 이슈로 석유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대체에너지 개발이 전 세계적인 화두로 떠오르면서, 세계 각 국은 안정적 에너지 공급을 위해 바이오연료 개발과 상용화를 위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바이오연료가 기존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을 정도로 실용화되려면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현재 쓰는 연료와 같은 성분이어야 한다. 바이오매스에서 많이 나오는 에탄올은 부식이 잘 되고 물을 흡수하는 성질이 커서 내연기관에 사용하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연료를 옮기고 보관하는 기반시설과도 어울리지 않는다. 기존 인프라와 내연기관을 교체하지 않고도 바이오연료를 섞어서 사용하려면 가솔린이나 디젤처럼 현재 쓰는 연료와 동일한 성분을 가진 탄화수소를 만들어야 한다.

둘째, 비식용자원으로 만들 수 있는 바이오연료를 개발해야 한다. 바이오연료는 옥수수나 사탕수수로 만든 바이오에탄올과 대두나 유채로 만든 바이오디젤이 가장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식량계 바이오연료는 식량 자원을 낭비하는 것은 물론, 곡물 가격의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어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비식량계 바이오연료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며, 특히 볏짚 등 농업폐기물과 도시 폐기물, 에너지 작물 등을 활용한 목질계 바이오연료가 주목받고 있다.

‘미생물 바이오공장’으로 폐기물을 유용한 연료로

일상생활 속에서 우리가 접하고 있는 바이오연료는 사탕수수나 옥수수를 활용한 것이 대부분이다. 반면 목질계 바이오연료는 이를 구성하고 있는 ‘셀룰로오스’의 단당류를 분해하기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들어 상용화에 한계가 있었다.

목질계 바이오연료로부터 바이오연료를 생산하려면 먼저 수증기, 산, 알칼리 등을 이용해 전처리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런 다음 '당화 과정'을 통해 셀룰로오스를 단당류로 분해해야 한다. 이렇게 분해된 단당류를 기존 연료성분과 동일한 탄화수소로 만드는데, 야생에서 얻은 미생물들은 이런 탄화수소를 생산할 수 없기 때문에 대사공학을 이용한다.

대사공학은 미생물이 호흡하면서 자연스럽게 영양분을 분해하고 우리에게 필요한 화학물질을 생산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이런 생물학적 공정을 ‘미생물 바이오공장’이라 부른다.

미국 조인트바이오에너지연구소의 키슬링 교수팀은 식물 대사산물인 ‘파네신’과 ‘비사볼린’을 생산하는 미생물을 개발하는 데 성공해 벤처 기업인 아미리스사와 함께 탄화수소를 생산하는 미생물 바이오공장을 만들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상엽 KAIST 교수팀이 가솔린, 디젤, 항공유의 구성 성분인 ‘알칸’을 만드는 미생물 균주를 개량해 가솔린을 생산하는 미생물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KIST의 청정에너지연구센터도 인도네시아 현지 비식용 바이오연료의 일종인 팜오일 부산물을 이용해 탄화수소를 생산하는 인공미생물을 개발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혁신적 기술들도 개발되고 있다. 바이오연료 생산의 핵심인 발효 공정, 즉 새로운 미생물을 개발하는 연구가 최근 10년 사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발효 전처리를 연구하는 촉매화학공정 기술과 유전자조작 식물 및 미생물의 유전체와 관련된 기초연구도 활발하다. 미국 바이오연료 회사 제보와 미국 1위 화학회사인 듀폰 등 글로벌 기업들도 연구 개발에 과감히 투자하고 있다.

이처럼 세계적인 대기업들이 바이오연료 연구에 앞 다퉈 뛰어들고, 각국 정부 역시 대체연료 개발을 지원하고 있어 향후 시장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과감한 투자와 혁신적인 기술개발이 뒷받침될 경우, 2022년까지 360억 갤런의 바이오연료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백나영 기자
저작권자 2015-08-2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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