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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조행만 객원기자
2014-01-09

지진 발생 전에 나타나는 괴현상들 과연 과학적 규명은 가능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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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1년 3월 11일 오후 2시 46분경, 규모 9.0의 초대형 해저 지진이 동일본을 휩쓸었다. 이 지진으로 태평양 연안의 동일본 지역의 해안 도시들이 쓰나미에 의한 큰 피해를 입었다.

일본 경시청에 따르면 사망자만 1만5천878명으로 나타났고 물적 피해도 매우 컸다. 특히, 이와태현은 40.5m의 초강력 쓰나미가 덮쳐 다른 곳보다 피해가 더 극심했다.

▲ 예고없이 찾아오는 지진은 예측에 기술적 어려움을 갖고 있다. ⓒ연합뉴스

그런데 이와태현 가마이市 소재의 학교들은 사정이 많이 달랐다. 지역 주민 1천여 명이 사망·실종되는 등 지진 해일의 직접적 피해 지역이었으나 해당 초·중생 2천924명중 5명만이 희생되는 기적이 발생했다. 그것도 희생자 가운데 4명이 조퇴 및 결석생이고 나머지 1명은 가족 합류 후, 행방불명된 것으로 드러나 더욱 놀라움을 안겨주었다.

우리나라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이는 지난 2004년부터 지진 해일 대처 요령에 대한 지침서를 만들어 연간 10시간 이상 학교에서 의무교육을 실시하고, 실제 지진 해일 발생시 이를 실행에 옮겨 이뤄낸 결과”라고 평가하고 있다.

지진은 예고 없는 재앙이다. 반면에 미리 대비만 잘하면 피해를 막을 수 있다는 선례를 일본의 가마이市 소재의 학교들은 잘 보여주고 있다. 더군다나 최근에는 지진이 보여주는 전조 현상에 대한 과학적 규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어 향후 대비를 위한 시간도 더욱 단축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진 전에 나타나는 조류와 양서류의 대이동과 개와 고양이들의 이상 행동, 특히, 괴기스런 대기현상은 실제의 지진 현장에서 자주 목격돼 왔지만 과학자들은 “이런 현상들은 불규칙한 관측치를 나타내므로 지진 예측 기술로 삼기에는 부적당하고 위험하다”고 단정해왔다.

그러나 그동안 지진에 대한 많은 비밀이 밝혀졌다. 특히, 지진 전에 나타나는 땅울림, 무지개, 지진운 등의 괴이한 대기 현상도 서서히 베일을 벗고 있는 중이다.

지진 발생 전에 나타나는 괴현상

지난 2010년 2월 27일 오전 3시 30분경 규모 8.8의 강진이 칠레를 덮쳤다. 환태평양 조산대에 위치한 칠레는 지진 다발 국가다. 이 지진이 발생한 후, 많은 칠레 사람들은 “지진이 일어나기 전에 지진 지역의 상공에서 특이한 모습의 무지개를 목격했다”고 말했다.

이런 일은 그동안의 수많은 지진에서도 일어났었다. 지난 2008년 4월 중국 쓰촨(四川) 성의 대지진 당시에도 많은 사람들에 의해 “평소와 다른 무지개가 발견됐다”는 보고가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무지개는 비가 온 후에 물방울이 빛의 산란 현상에 의해 나타나고, 대부분 길게 아치를 그리는 것이 일반적이다”고 설명한다. 이에 비해 지진 무지개들은 가로로 길게 띠를 이루거나 수직으로 선 세로 무지개의 모습을 보인다. 실제로 강진 발생 전에 이런 무지개들이 자주 발견돼 예사롭지 않은 현상으로 인식되고 있다.

▲ 비둘기 무리의 갑작스런 이동은 지진 전조 현상의 하나다. ⓒ연합뉴스

무지개와 같은 지진 전조 현상으로 꼽히는 것이 바로 발광(發光) 현상이다. 지진이 발생하기 전에 하늘에서 갑자기 마른 번개 치듯이 푸른 빛의 커다란 섬광이 순간적으로 번쩍이면 얼마후 실제로 강진이 발생한 사실이 자주 보고되고 있다.

이외에 가늘고 길게 뻗어선 모양의 지진운(地震雲)도 지진이 잦은 일본 등에서 많이 보고되는 대기 현상이다. 특히 지진운은 지진 발생 바로 전에 나타나서 전조 현상 가운데 가장 강력한 예측 능력을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진운에 무지개와 발광 현상 등이 겹치면 거의 90% 이상의 확률로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정설이다.

서서히 규명되는 지진 전조 현상

일반적으로 지진은 지구 내부에 작용하는 응력에 의해 그 예측이 어렵고, 피해 범위는 광범위하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산안드레아스 단층과 같은 주향이동(옆으로 뒤틀림) 단층 지역에선 지각이 압력을 받아서 크고 작은 저수지가 생기기도 한다.

산악지방이나 언덕 등에선 광범위한 산사태가 발생하거나 우물에서 모래와 진흙을 포함하는 물이 분출되는 경우도 생긴다. 지하수가 많은 지역의 경우, 지진분수(Earthquake Fountain)가 생기는가 하면 해면파에 의한 거대한 쓰나미도 지진 현상의 하나다. 이들의 공통점은 지진 발생 후에 발견되는 현상들이란 점이다.

그러나 지진은 발생 전에도 특유의 전조 현상을 보인다. 조류, 양서류 등의 동물들은 큰 지진이 발생할 경우, 무리를 지어 이동하거나 정상습관을 벗어난 행동을 한다는 목격담이 전 세계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에 대해 과학자들은 “지진 발생 전에 지각을 이루는 판들이 강한 압력을 받으면 암반에 존재하는 석영의 비등방적 결합에 의해 압전 현상이 증가하고, 이는 다시 전기장을 형성, 동물의 지각에 전해져 이상 행동을 야기한다”고 주장한다.

지진이 발생할 때 마치 천둥이나 포격과 같은 지진 굉음은 지진파가 지면으로부터 대기로 전파할 때 생기는 대기의 진동에 기인하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또 전문가들은 “지진광(Earthquake light)으로 알려진 발광 현상 역시 석영 암석층에 형성된 압전효과가 강한 전기장을 형성하면서 상공에 발광현상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외에도 굵은 띠 모양의 권운, 비늘 모양의 권적운, 회오리와 같이 생긴 구름, 부채구름 등의 지진운(地震雲)도 지진 전조 현상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지진운은 지진으로 인해 파괴된 지표의 틈에서 분출된 가스와 수증기로 형성되기 때문에 띠와 줄무늬 모양이다”고 설명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현상들을 통한 성공 사례는 아직은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지진관측시스템의 경우, 근거리는 효과가 있으나 원거리 지진에는 한계가 있고 동물의 예지 능력과 대기 현상 및 지구전자기 현상 관측도 불규칙성과 제한성으로 한계를 갖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편 지난 6일 기상청은 “지난해 규모 2.0 이상의 국내 지진 발생 횟수가 총 93회로 계기 관측을 시작한 1978년 이래 가장 많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진 예측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일본의 가마이市 소재의 학교들과 같은 대책이 필요함을 말해주고 있다.

조행만 객원기자
chohang3@empal.com
저작권자 2014-01-0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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