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대기권에 산소가 축적된 시기가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7억년이나 이른 것으로 보인다는 새로운 연구가 나왔다고 BBC 뉴스와 사이언스 데일리가 25일 보도했다.
덴마크와 캐나다 과학자들은 지구에 남아 있는 가장 오래전의 토양인 남아프리카공화국 콰줄루-나탈 지역의 약 30억년 전 암석에서 대기중 산소의 존재를 가리키는 산화 현상 흔적이 발견됐다고 네이처지에 발표했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약 23억년 전에 일어난 이른바 ‘산소급증사건’(Great Oxidation Event) 때 지구 대기권에 비로소 산소가 축적되기 시작한 것으로 생각해 왔다.
이 발견이 확인된다면 이는 산소를 생성하는 고대 생명체의 능력 역시 그만큼 오래전에 존재했음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중요한 의미가 있게 된다.
연구진은 고대 토양에 함유된 여러 종류의 크롬 원자 동위원소 비율을 조사하는 방식으로 산소의 존재를 확인했다.
크롬 동위원소는 산소 반응에 매우 민감해 산화가 일어나면 무거운 크롬-53 원자는 가벼운 크롬-52보다 쉽게 물에 녹는다.
이는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산화한 토양은 물에 크롬-53 원자가 씻겨나가면서 이런 성분이 없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침식에 의해 바다 밑에 쌓인 퇴적물에는 씻겨 나온 크롬-53 성분이 풍부하다.
연구진은 콰줄루-나탈 지역의 암석과 해상 퇴적물에서 이 두 종류의 성분이 풍부하게 나타나는 것을 발견했으며 암석 성분을 분석해 당시 대기 중에 산소가 0.03% 함유돼 있었음을 밝혀냈다. 이는 오늘날 산소 농도의 1만분의 1에 불과하지만 예상했던 것보다는 훨씬 높은 수준이다.
학자들은 “과학자들은 광합성에 의한 산소 생성이 궁극적으로 대기의 산소 축적을 가져와 산소호흡 생물의 진화가 일어났을 것으로 생각해 왔다”면서 “이 연구는 이런 과정이 지구 역사상 매우 이른 시기에 이미 시작됐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산소 광합성은 매우 복잡한 대사작용이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이런 메커니즘이 진화하는데 약 20억년이 걸려 산소급증사건 때 비로소 나타났을 것으로 예상해 왔다. 그러나 이번 발견으로 이처럼 복잡한 대사작용 역시 매우 빠르게 진화할 수 있다는 점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지구가 탄생한 후 최소한 수억년 간 대기 중에는 산소가 없었다. 오늘날 대기 중 약 20%가 산소로 이루어진 것은 나무나 다른 식물처럼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방출하는 광합성 미생물 덕분이다. 즉 미생물이야말로 산소호흡 생명체가 지구에 살며 진화하게 된 바탕을 제공한 것이다.
연구진은 “이 발견은 오늘날 우리가 즐기는 산소가 풍부한 대기가 만들어지는데 매우 오랜 지질·생물학적 과정이 있었음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다른 지역의 고대 암석들도 분석해 이번 발견을 확인할 계획이다.
30억년 전 이후 성분이 변하지 않은 암석은 극도로 희귀하지만 연구진은 그린란드와 호주에서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제공
- 저작권자 2013-09-2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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