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인공지능(AI) 기술을 군사 부문에 접목하기 위해 박차를 가함에 따라 동북아 지역에서 새로운 형태의 군비경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4일 군사전문가들을 인용해 AI 기술을 인민해방군(PLA)에 적용하려는 중국의 움직임이 동북아에서 새로운 군비경쟁을 촉발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AI 기술의 군사화'를 가속함에 따라 주변국들도 중국군에 대한 억지력을 확보하기 위해 추가적인 무기 획득에 나설 수밖에 없고, 이는 결국 지역의 안보를 불안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랜드연구소의 티모시 히스 선임 연구원은 "(중국의 AI 군사화로 인해) 주변국, 특히 일본이 인민해방군에 대응하기 위해 AI 군사작전과 관련한 방안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다른 나라들도 인민해방군에 대한 억지력을 위해 추가적인 무기를 획득하려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군사전문가인 호주 매쿼리대의 베이츠 길 교수도 "만일 중국이 AI를 활용한 군사적 능력을 강화하게 되면, 동북아의 잠재적인 상대국들도 그것에 대응하기 위해 더 강력한 공격 무기와 방어무기를 개발할 필요성이 생긴다"면서 "이는 이 지역에서 공격 및 방어무기 군비경쟁이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중국의 '인공지능 군사화' 수준은 아직 세계 최강인 미국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산업 분야의 AI 기술을 활용해 빠른 속도로 미국과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뉴아메리칸 시큐리티 센터'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인공지능 군사화 능력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17년 10월 중국 공산당 제19차 당 대회에서 '군사의 지능화'를 천명한 이후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시 주석은 19차 당 대회에서 'AI 기술의 적극적인 도입을 통한 경제·사회·군사 영역의 인공 지능화'를 공식화했다.
중국은 오는 2035년까지 '국방과 군대의 현대화'를 실현하고, 21세기 중반에 '세계 일류 군대의 전면적 건설'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러한 목표의 핵심수단이 군사의 지능화다. AI를 비롯해 빅데이터, 바이오테크놀로지, 나노 기술 등을 토대로 첨단무기를 개발하고 작전 전략을 발전시킨다는 것이다.
중국은 이미 AI와 무인시스템과 관련한 주요 연구소 두 곳을 설립한 바 있다.
매쿼리대의 아담 니 중국 연구원은 "AI의 도움을 받는 시뮬레이션과 작전은 인민해방군의 훈련과 전투태세를 개선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민해방군의 기관지인 해방군보(解放軍報)도 AI로 대표되는 미래전의 가능한 시나리오를 소개하는 등 인공지능 군사화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해방군보는 작년 11월 적의 목표물을 탐지해 자동으로 공격할 수 있는 '인공지능 드론'을 소개하는 기사를 실은 바 있다.
해방군보는 미래의 지능전에 대해 육상전, 해상전, 공중전, 사이버전이 동시에 이뤄지는 전쟁이라고 소개하면서 AI의 중요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중국은 AI 기술을 활용한 첨단무기 개발에 그치지 않고 AI를 군사전략이나 작전에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군사전문가인 리밍하이는 지난 1월 해방군보에 AI를 활용한 '알고리즘 게임' 개념을 소개한 바 있다. 알고리즘 게임은 전장에서 무엇이 발생할지를 예측하는 모델이다.
그는 "미래전에서 알고리즘의 이점을 파악하고 있는 중국 공산당은 전장의 상황을 빠르고 정확하게 이해하고, 전투의 최적화 방법을 혁신하고, 이에 따라 '전쟁 전 승리'라는 궁극적인 전쟁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연합뉴스
- 저작권자 2019-05-0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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