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분야에서는 컨버전스(융합, 복합)의 바람이 거세다. 이 가운데 인터넷과 통신수단이 만나 새로 등장한 인터넷전화가 관심을 받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전화를 주고받을 수 있는 인터넷전화란 무엇인지, 장단점은 무엇인지 알아보자.
올해 1월,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인 네이버는 '네이버폰'이란 인터넷전화(VoIP)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리고 한 달 뒤, 세계 최대 규모의 인터넷전화 업체인 스카이프(Skype)가 한국시장에 진출했다.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아이엠텔이란 인터넷전화 전문업체가 등장했고 야후, 네이트온과 같은 포털들도 인터넷전화 사업에 동참했다. 삼성네트웍스는 아예 전용 전화기를 만들어 기업체 중심의 인터넷전화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처럼 유수의 기업들이 너도나도 동참한다는 것은 인터넷전화가 새로운 서비스로 주목을 받고 있음을 단적으로 증명해주는 사례다.
인터넷전화(VoIP)란
인터넷전화는 Voice Over Internet Protocol의 약자로, 인터넷을 통해 전화를 하는 것을 말한다. 음성을 데이터로 변환해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것을 인터넷망(IP)으로 처리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인터넷전화는 다양한 방법으로 구현된다. 이용자 입장에서 보면 PC와 PC를 통해 음성을 주고받는 피씨투피씨(PC-to-PC), PC로 상대방의 전화기와 연결하는 피씨투폰(PC-to-Phone), 별도의 전화기와 전화기끼리 연결하는 폰투폰(Phone-to-Phone) 등이 있다.
이 모든 방식의 한 가지 공통점이라면 음성을 데이터로 변환한 뒤 이를 인터넷망으로 전달해준다는 점이다.
인터넷전화는 전화기의 형태에 따라 소프트폰, 하드폰으로 분류된다. 소프트폰은 PC에 전용 프로그램을 설치한 뒤 마이크와 이어폰이 장착된 전용 헤드셋 장치를 이용해 전화를 한다. PC에서 해당 프로그램을 구동한 뒤 PC와 연결된 헤드셋으로 상대방과 통화를 하는 것이다.
하드폰은 PC에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게 아니라 아예 IP망에 직접 별도의 전화기를 연결한 뒤 이를 통해 상대방과 통화를 하는 것이다. 이 때 사용하는 전화기는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전화기와 흡사한 모양이다.
피씨투피씨와 피씨투폰은 주로 소프트폰 형태로 이용된다. 폰투폰은 하드폰 형태로 이용된다. 소프트폰은 헤드셋을 구입한 개인 이용자들이 주로 사용하며 하드폰은 기업들이 많이 도입하고 있다.
소프트폰은 개인이 쉽게 설치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지만 PC를 켜놓은 상태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하드폰은 PC에 연결하지 않아도 일반 전화기처럼 언제나 사용할 수 있다. 소프트폰보다 사용이 편리하지만 정전이 되면 사용할 수 없다. 이는 소프트폰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최근에는 정전시에도 통화를 할 수 있도록 POE(Power over Ethernet) 기능을 갖춘 하드폰 및 관련 장비들이 도입되고 있다.
기업에서 인터넷전화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IP-PBX라고 불리는 교환기와 IP전화기를 구매해야 한다. IP-PBX는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중소기업들은 인터넷전화 서비스 업체로부터 플랫폼을 빌려 사용하는 IP-센트렉스나 매니지드 IP-PBX 방식을 애용하고 있다.
인터넷전화, 어떤 회사가 서비스하나
한때 다이얼패드로 유명했던 새롬기술에서 새롬씨앤티란 회사가 분사해 인터넷전화 사업을 하고 있다. 서비스 이름도 다이얼패드 대신 다이얼070(www.dail070.co.kr)으로 바꿨다. 다이얼070은 피씨투폰이나 폰투폰 방식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과거 PC통신 프로그램인 '이야기'로 유명했던 큰사람컴퓨터는 '엘디'(www.elthe.co.kr)란 브랜드로 피씨투폰 방식의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아이엠텔(www.imtel.com)이란 회사도 인터넷전화를 전문으로 작년부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같은 전문업체 외에 대형 포털사이트인 네이버가 올해 1월부터 피씨투폰과 피씨투피씨 방식의 인터넷전화인 네이버폰(phone.naver.com) 서비스를 시작했다. 네이버는 메일을 이용하면 자동으로 부여되는 메일 마일리지와 한게임 한코인을 네이버폰 통화 아이템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했다.
세계 최대의 인터넷전화 업체인 스카이프는 올해 2월부터 국내에 서비스하고 있다. 이 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메신저 기반의 소프트폰 방식으로, 27개 언어로 거의 전 세계에서 사용되고 있다. 스카이프는 일반전화나 휴대폰과 전화를 주고받을 수 있는 제품인 '스카이프 아웃', '스카이프인'을 개발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
기업 시장을 타깃으로 사업을 하고 있는 회사들로는 삼성네트웍스와 애니유저넷, 무한넷코리아 등이 있다. 삼성네트웍스(www.samsungnetworks.co.kr)는 '와이즈070'이라는 브랜드로 기업에 인터넷전화를 구축하고 있다. 애니유저넷(www.anyuser.co.kr)도 '애니유저070'이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 KT, 하나로텔레콤, 데이콤 등 인터넷제공업체(ISP)들도 기업 시장 위주로 인터넷전화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들은 일반 유선전화 사업도 함께 제공하기 때문에 자사의 기존 시장을 잠식할 우려가 있는 인터넷전화 사업에 대해서는 아직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인터넷전화, 어떻게 이용하나
가정에서 인터넷전화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ADSL/VDSL/Cable 모뎀 등 인터넷 사용이 가능한 선이 있어야 한다. 기업에서도 인터넷 연결을 위한 전용선, LAN 등의 통신망이 있어야 한다. 다음으로 인터넷전화용 단말기가 있어야 한다.
소프트폰의 경우 PC용 마이크나 스피커, 헤드셋, USB폰 등이 필요하다. 웹카메라가 있으면 화상통화도 가능하다. 소프트폰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원하는 서비스 업체의 홈페이지에서 회원 가입한다. 그리고 헤드셋이나 USB폰을 PC에 연결한 후 클라이언트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해 설치한다. 이후 프로그램을 실행시킨 후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입력한다.
대부분 소프트폰 서비스는 회원 간 통화는 무료지만 일반전화나 휴대폰으로 통화하기 위해서는 선불 결제해야 한다. 발신뿐 아니라 착신 번호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별도의 가입 절차를 밟아야 한다. 070 착신 번호를 사용할 경우에는 월 2천원 가량의 가입비를 내야 한다.
폰투폰에 사용되는 인터넷전화기는 기능에 따라 10만원~수십만원으로 일반 전화기에 비해 고가이다. 최근에는 기본적인 기능만 갖춘 10만원 이하의 제품도 등장하고 있다.
PC에 연결해 사용하는 소프트폰의 경우에는 단말기 값을 절약할 수 있다. 소프트폰은 3만~4만원대의 저렴한 헤드셋이나 USB폰을 이용할 수 있다. 비싼 것은 7만~8만원씩 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USB메모리에 소프트웨어를 탑재해 언제 어디서든 PC에 꽂으면 인터넷전화를 할 수 있는 메모리폰도 등장했다. USB폰을 개발하는 곳으로는 유비스타, 이너스텍, 아이오셀 등이 있다.
통화료, 얼마나 싸나
인터넷전화는 같은 회원끼리 무료이지만 어떤 지역에 전화를 하느냐 등에 따라 일반 유선전화보다 비싼 경우도 있다.
네이버의 경우 네이버폰 회원끼리는 무제한으로 통화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전화나 휴대폰에 전화를 할 경우에는 유료다. 네이버폰으로 국내통화를 할 경우 인터넷전화를 이용해 일반 유선전화에 거는 요금은 3분당 39원~49원이다. KT의 시내전화 요금이 3분당 39원이기 때문에 인터넷전화로 시내전화 통화만 한다면 오히려 더 비싸다.
그러나 인터넷전화는 시내외 구분 없이 동일하기 때문에 시외로 전화할 경우에는 일반 전화보다 저렴하다. 휴대전화에 거는 요금은 10초당 14원이다. 유선전화의 경우 10초당 14.5원이므로 0.5원 정도 절약할 수 있다.
그러나 국제전화를 많이 하는 사람들은 인터넷전화가 훨씬 저렴하다. 인터넷전화로 국제통화를 할 경우 001, 002 등 국제전화 번호를 이용하는 것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 아이엠텔 서비스를 이용한다면 미국, 캐나다, 중국에 1분당 21.82원으로 통화를 할 수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국내로 전화하는 해외 유학생들이나 해외 출장 중인 비즈니스맨 가운데 인터넷전화를 애용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 윤휘종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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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06-11-1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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