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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 연구 진전에도 큰 비판을 받고 있는 이유는? 전문가들 "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 심각한 윤리 문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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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매트릭스가 현실이 되다

사람의 뇌 속에 컴퓨터를 집어넣다니, 이건 공상 과학 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로 느껴진다. 우중충했던 지난 세기말, ‘매트릭스’라는 희대의 명작 영화가 나왔을 때만 해도 그저 먼 미래로만 느꼈던 상황이 지금은 현실이 되고 있다. 관련 학계와 해당 기업들은 몸이 불편한 환자들이 보다 독립적으로 생활하며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도록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Brain Computer Interface)’ 장치 개발에 온 노력을 몰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론 머스크의 스타트업 뉴럴링크(Neuralink) 역시 해당 연구에서 큰 진전을 보이며 관심을 끌고 있다. (관련 기사 바로 가기 - "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 인간 뇌 최초 칩 이식에 성공하다") 하지만 뉴럴링크는 안전, 윤리, 신경과학에 대한 논쟁에서 빠지지 않고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

지난 1월 29일, 일론 머스크가 자신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인 X에 “결과가 유망하다”라고 글을 게재했다. 그리고 3주 정도가 지난 2월 19일, 또 한 번의 희소식이 전해졌다. 일론 머스크는 첫 번째 임상 실험자가 생각만으로 컴퓨터 마우스를 옮겼음에 성공했음을 전하며, 현재 임상 참여자가 가능한 한 많은 마우스 버튼을 클릭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론 머스크에 따르면 임상 실험자는 완전히 회복했고 진행 상황도 매우 좋다고 한다. 또한, 현재까지 우리가 알고 있거나 우려할 만한 부작용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그리고 3주 정도가 지난 2월 19일, 또 한 번의 희소식이 전해졌다. © GettyImages

뉴럴링크의 동전 크기 뇌 임플란트 장치인 N1은 환자가 몸을 움직이지 않고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동작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뉴럴링크의 PRIME 연구에 참여한 피험자들은 이 장치를 뇌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부위에 이식하는 수술을 받은 바 있다. 이 칩은 뇌의 전기 활동을 기록하고 처리한 다음, 휴대전화나 컴퓨터 같은 외부 장치로 전송한다. 외부 장치는 환자의 뇌 활동을 ‘해독’하여 특정 패턴을 환자의 목표(예: 컴퓨터 커서를 화면 위로 이동)와 연관시키는 방법을 학습하게 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소프트웨어는 참가자가 해당 작업을 상상하는 동안 일관되게 발생하는 신경 발화 패턴을 인식하여 작업을 실행한다.

뉴럴링크는 해당 연구를 현재 사지가 마비된 사람들이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제어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기에, 해당 뇌-컴퓨터 인터페이스칩과 기술은 휠체어와 같은 장치를 제어하는 데에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미 다른 학계 연구팀도 이식형 고밀도 전극 시스템을 개발하여 마비 장애를 가진 실험 참가자들의 로봇 팔과 손을 조작하고 상상한 음성을 해독하여 의사와 소통할 수 있음을 보이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뉴럴링크의 다음 성과로 위 결과의 일부를 재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뉴럴링크의 동전 크기 뇌 임플란트 장치인 N1는 환자가 몸을 움직이지 않고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동작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 GettyImages

사람의 머리 바깥쪽에 위치하는 비침습적 장치(noninvasive: 주사, 수술 등이 몸을 통과하며 들어가는 행위가 아닌 먹는 약, 피부 연고 바르는 행위 등의 행위)는 오랫동안 임상 시험에 사용되어 왔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 Food and Drug Administration)으로부터 상업적 개발을 위한 승인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FDA로부터 승인을 받은 뉴럴링크의 완전 이식형 무선 뇌-컴퓨터 장치는 단일 장치에 더 많은 기술을 결합하여 개별 뉴런을 표적으로 삼고, 뇌의 수천 개 부위에서 기록할 수 있으며, 소형 배터리를 무선으로 충전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계이다.

 

뉴럴링크가 비판받는 이유는?

하지만 많은 혁신에도 불구하고 해당 분야 전문가들은 뉴럴링크가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고 주장한다. 워싱턴대학교 의과대학의 생명윤리 학자인 낸시 제커와 뇌 칩 장치를 이식하는 신경외과 의사인 앤드류 고는 뉴럴링크가 2023년 5월 FDA의 인체 실험 승인을 받았는데, 임상시험 대상자 모집을 위한 브로셔를 제외하고는 임플란트에 대한 정보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또한 뉴럴링크는 일부 학술 저널에서 관례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ClinicalTrials.gov에도 해당 정보를 등록하지 않았다.

텍사스 휴스턴에 위치한 베일러 의과대학 이식 신경공학 전문 신경외과 전문의 사미르 셰스 역시 뉴럴링크가 연구에 대해서 일정 부분만 공유하고 있다고 꼬집으며 해당 커뮤니티에서도 이에 대한 많은 우려를 보이고 있음을 전했다. 이러한 투명성 부족으로 인해 일부 과학자들은 관련 연구에 대한 교차 검증을 실시하지 못하고 있다.

임상시험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다른 연구자들이 자신의 연구와 관련된 분야에 대해 배우고 환자 치료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또한, 학술 저널에 결과를 발표해도 긍정적인 결과에 편향되어 연구자들이 실패한 실험으로부터 아무것도 배우지 못할 가능성이 큰데, 뉴럴링크의 결과는 자세히 공개되지도 않고 있다.

생명윤리 싱크탱크인 헤이스팅스 센터의 연구원들은 일론 머스크의 “보도자료를 통한 과학 결과 전달”은 현재 사회에서 점점 더 보편화되고 있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과학이 아니라고 비판한다. 이들은 특히 연구 결과에 막대한 재정적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이 유일한 정보원 역할을 하는 것에 의존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정부 기관이나 자선 단체가 과학 연구에 자금을 지원하는 경우, 그 목적은 공익을 증진하는 것이라고 한다. 반면 뉴럴링크는 과학계에서 점점 더 보편화되고 있는 사모펀드 모델을 구현하기에,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큰 노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환자에 대한 최선의 이익과 기업의 이익이 상충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반면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 위치한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 대학교의 BCI 연구원 볼루 아지보예에 따르면 위 연구는 ‘뇌 모니터링 장치를 이식받은 최초’의 사람이 컴퓨터 커서를 제어한 사례이지만, 인간이 커서를 제어하는 것은 전혀 새로운 일이 아니라고 전한다. 이는 무려 20년 전인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처음으로 장기 BCI 임플란트를 이식받은 인간이 커서를 제어한 사례가 있으며, 인간이 아닌 영장류는 그보다 훨씬 더 오래전부터 커서를 제어해 왔다고 한다. 또한 이러한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개별 뉴런의 데이터도 필요하지 않다고 비판한다.

아쉽게도 뉴럴링크의 결과는 자세히 공개되지 않고 있다. © Getty Images

또한, 로이터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농무부는 2022년 뉴럴링크의 동물 학대를 조사했는데, 이는 직원들이 회사가 결과를 내기 위해 실험을 서두르고 실험동물에 대한 절차를 엉망으로 만들었다고 고발한 이후였다. 미 농무부 장관이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 따르면 미 농무부의 조사 결과 해당 위반 사항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2019년에 뉴럴링크가 자체적으로 보고한 ‘수술 부작용’이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한편, 미국 교통부는 인화성 액체를 포함한 위험 물질 운송에 관한 규정을 위반한 혐의로 뉴럴링크에 벌금을 부과한 바 있다.

 

또 다른 윤리적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를 사용하여 장애를 앓고 있는 환자의 의사소통이나 이동을 돕는 등 보다 독립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돕는다면 이들의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특히 의료 윤리의 핵심 신조 중 하나인 주체성 또는 자율성을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의도로 시작된 의료 개입이라 하더라도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특히 과학자들과 윤리학자들은 생체 인식 기술을 통해 신원 도용, 비밀번호 해킹, 협박이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기기가 사용자의 생각에 접근하는 방식을 고려할 때, 사용자의 자율성이 제3자에 의해 조작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의료 윤리에 따르면 의사는 잠재적인 피해를 최소화하며 환자를 도와야 한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오류와 개인정보 보호 위험 외에도 뉴럴링크와 같이 완전히 이식된 기기는 이식 후 기기 부품을 쉽게 교체할 수 없기 때문에 잠재적인 부작용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의사의 조언과 중재가 쉽지 않음을 꼬집고 있다.

더군다나 현재의 침습적(invasive: 주사, 수술 등이 몸을 통과하며 들어가는 행위) 의료 개입 상황에서는 환자, 의료진, 개발자는 위험과 이익 사이의 균형을 추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현재 수준의 안전성과 신뢰성 수준을 고려하면, 불확실한 위험을 정당화하기 위하여 영구적인 임플란트의 이점이 매우 커야 할 것이다.

 

일론 머스크의 다음 목표는 무엇일까?

현재 뉴럴링크의 임상시험은 마비 환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의 궁극적인 목표는 건강한 사람을 포함한 모든 인류가 인공 지능과 ‘보조’를 맞출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역시 의료 윤리의 또 다른 핵심 신조인 ‘정의’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예를 들어서 매우 강력하며 부작용이 덜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를 부유한 사람들만 이용할 수 있다면 이는 또 다른 사회적 불평등을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 2023년 프랑스 컨퍼런스에서의 일론 머스크 © Getty Images

그러나 더 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는 장애인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기기가 점점 더 많이 개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구 자금 부족으로 인해 이들이 사용할 수 없게 될 가능성에서 오는 문제들이다. 기기에 대한 접근이 해당 연구와 연계되어 있는 환자의 경우, 연구가 종료된 후 이에 대한 혜택 아닌 혜택을 잃을 수 있다는 사실은 환자들에게 매우 치명적일 수 있다. 이로 인해 FDA의 정식 승인을 받기 전의 획기적인 의료 개입이 환자에게 윤리적인 선택을 제공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논란만큼 큰 진전을 보이고 있는 뉴럴링크와 일론 머스크는 특유의 강한 어조 때문에 안티를 늘 몰고 다닌다. 하지만 뉴럴링크가 지금까지 보여준 과학적 혁신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혁신으로 인한 혜택이 환자 안전 및 사회적 이익과 균형을 이루게 하기 위해서라도 명확한 윤리적 및 법적 가이드라인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민재 리포터
minjae.gaspar.kim@gmial.com
저작권자 2024-02-2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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