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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이강봉 객원기자
2020-01-28

‘우한 폐렴’의 정체 드러나기 시작 지난해 11~12월 발생, 사람 간 2차 감염 단계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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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폐렴’ 환자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과학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중이다.

27일 ‘BBC’, ‘가디언’ 지 등 주요 언론에 따르면 현재 과학자들은 이 바이러스가 동물에서 사람에게 전염되고, 다시 사람으로부터 사람으로 전염되는 ‘스필오버(Spillover)’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그 진원지를 확인하고 있는 중이다.

일부 과학자들은 다양한 바이러스를 보유한 박쥐와 치열한 먹이 싸움을 벌이고 있는 원숭이들이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이 원숭이를 잡아먹은 어떤 동물이 사람과 접촉해 바이러스를 전파했을 수 있다는 추정 하에 최초의 감염 경로를 추적하고 있다.

‘우한 폐렴’을 유발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면서 여행객들이 공포에 휩싸이고 있는 가운데 과학자들과 신종 바이러스 간에 바이러스 정체를 밝혀내기 위한 치열한 사투가 이어지고 있다.  ⓒ 이강봉/Sciencetimes

과학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씨름 중

과학자들의 주장대로 ‘스필오버’가 사실이라면 향후 사태와 관련, 두 가지 경우가 예상된다.

동물과 사람 간의 1차적인 경로에 머물고 있는지, 아니면 1차 경로를 넘어서 사람과 사람 간의 2차적 경로에 들어서 있는지를 말하는데 1, 2차 여부에 따라 상황이 크게 달라진다.

먼저 1차적인 경로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될 경우 바이러스 감염을 막기가 매우 수월해진다. 특정 동물과 사람 간의 감염 경로를 막아 빠른 시일 내에 폐렴 확산을 막을 수 있다는 것.

그러나 2차로 사람과 사람 간의 감염이 이미 시작됐을 경우 감염 사태가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전개될 수 있다.

미국 프레드 허친슨 암연구센터(FHCRC)의 진화유전학자인 트레버 베드포드(Trevor Bedford) 박사는 “바로 지금이 모든 인류에게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중요한 시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진료 및 연구 결과에 따르면 1차 경로보다는 2차 경로에 진입했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중이다.

중국 정부도 이런 상황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춘제(중국 설) 기간인 25일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를 열어 ‘우한 폐렴’에 대한 대응을 논의했고, 향후 사태가 더 심각해질 수 있음을 경고한 바 있다.

지난 26일 현재 중국 우한 시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80명이 사망하고 1000여 명의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데 2차 경로에 들어섰을 경우 감염 속도가 훨씬 더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 간의 감염일 경우 상황 더 나빠져

코로나바이러스는 조류뿐만 아니라 사람을 비롯한 다양한 포유류에서 발견된다.

그 종이 다양한 만큼 서식하는 방식도 다양해 수많은 동물에 서식하면서 호흡기와 소화기 등에서 다양한 증상을 유발하고 있다.

사람에게는 감기 증상을 유발하는 정도로 알려져 왔으나, 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SARS), 중동 호흡기 증후군(MERS), 그리고 중국 우한 시에서 발생한 전염성 폐렴과 같이 심각한 증세를 유발하는 바이러스로 진화하고 있는 중이다.

과학자들을 당황하게 하는 것은 그동안 이 코로나바이러스가 죽음에 이를만큼 치명적인 증상을 불러일으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FHCRC 베드포드 박사와 같은 유전학자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인 ‘2019-nCoV’은 과거에 볼 수 없었던 심각한 증상을 유발하고 있다. 7일 정도의 긴 잠복기를 거친 뒤 발열이나 기침, 호흡곤란에 이어 중증 폐렴으로 발전한다는 것.

과학자들을 더 당혹게 하는 것은 ‘2019-nCoV’의 균주들이 환경에 적응해 끊임없이 새로운 균주들(strains)을 만들어내고 있지만 이들 사이의 유전적 다양성(genetic diversity)이 결핍돼 있어 어디서 이 균주들이 비롯된 것인지 그 조상을 찾아내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어려움을 극복해가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지난해 11~12월 등장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하지만 최근 1~3개월 사이의 급속한 감염이 동물과 사람 사이에 일어나고 있는지, 아니면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 명확한 사실을 밝혀내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영국 노팅엄 대학의 바이러스 전문가인 조나단 볼(Jonathan Ball) 교수는 “가장 먼저 중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 밝혀낼 필요가 있다.”고 있다며, 중국 보건 당국의 적극적인 협력을 촉구했다

26일 영국의 최고 의료 책임자인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크리스 휘티 (Chris Whitty) 교수는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영국은 물론 세계 전역이 ‘2019-nCoV’의 사정권에 들어선다.”며, 대책을 서둘러줄 것을 촉구한 바 있다.

24일 의·약학 전문 학술지 ‘란셋(LANCET)’에는 41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진료 결과가 게재했다.

3분의 2가 시장에서 판매하고 있었던 해산물과 뱀과 박쥐 등 야생동물을 섭취하거나 접촉한 것으로 밝혀졌는데 환자들은 급격한 피로감과 두통, 설사 등의 증상을 보이고 있었다.

‘란셋’에 게재된 또 다른 논문에는 최근 우한을 여행하고 온 다섯 가족의 진료 결과가 담겨 있는데 발열, 설사 등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들과는 달리 한 아이는 아무런 증상도 보이지 않았다.

이런 상황은 과학자들이 신종 바이러스를 파악하는데 더욱 어려움을 주고 있다.

홍콩 최고의 전염병 전문가인 홍콩대 위안궈융(袁國勇) 교수는 “신종 바이러스의 정체를 밝혀내기 위해 고립된 환자를 대상으로 바이러스의 정체를 밝혀내고, 대중과 협력해 폐렴을 예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강봉 객원기자
aacc409@hanmail.net
저작권자 2020-01-2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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