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엔트로피는 지금까지 측정된 것보다 30배나 크다는 최신 연구가 나왔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보도했다. 이는 우주의 에너지 소모량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호주국립대학 연구진은 블랙홀의 수와 크기에 관한 첨단 자료를 토대로 우주의 엔트로피를 계산해 이런 수치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엔트로피는 물질계의 열적 상태를 나타내는 물리량의 하나로, 우주의 전체 에너지양은 일정하지만 엔트로피는 증가한다. 즉, 자동차나 별의 연료가 소모되거나 은하가 블랙홀 안으로 붕괴될 때 우주의 엔트로피는 증가하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엔진의 효율이 얼마나 높은지, 연료로부터 얼마나 많은 운동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 또는 어떤 시스템이 얼마나 소모됐고 얼마나 많은 장애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엔트로피를 계산한다.
연구진은 별과 별빛, 우주마이크로파배경 등 관측 가능한 우주의 엔트로피에 기여하는 모든 요소를 측정하고 심지어 암흑물질의 엔트로피까지 측정했지만 우주 엔트로피를 지배하는 초거대 블랙홀의 엔트로피가 기존 측정치의 30배나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상식과는 반대로 주위에 보이는 모든 것, 이를테면 은하나 별, 허리케인, 캥거루 등 모든 복잡한 구조물이 유지되는 것은 우주 엔트로피의 증가라는 순효과를 낳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것들이 내는 효과는 초거대 블랙홀의 엔트로피에 비하면 무시할만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 연구가 지구와 지구 밖 생명체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즉 우주는 낮은 엔트로피 상태에서 시작됐지만 열역학 제2법칙에 따라 그 엔트로피는 증가하기만 해 왔는데 생명체가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는 우주의 엔트로피에 달려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연구진은 우주에서 장차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가 얼마나 되는지, 그 에너지가 어디 있는지 알기 위한 첫 단계는 우주의 엔트로피를 측정하는 이번 연구였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다음 연구는 우리가 최대 엔트로피에 얼마나 가까이 와 있는지, 현재 얼마나 많은 엔트로피가 생성되고 있는지, 우주와 우주 속 모든 생명체가 열(熱)로 인해 불가피한 죽음을 맞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남아있는지 알아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 (서울=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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