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타임즈 로고

항공·우주
정리=이종화 기자
2005-05-22

우주복의 비밀 [항공우주연구원 공동기획] '우주항공기술 이것이 궁금하다④'

  • 콘텐츠 폰트 사이즈 조절

    글자크기 설정

  • 프린트출력하기

과학기술부는 올해를 `우주개발의 원년'으로 설정하고 우주개발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 '스페이스 코리아' 붐 조성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게다가 지난 3일에는 우주개발진흥법이 국회를 통과했으며, 한국인 최초의 우주인 배출 프로젝트가 추진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이에 사이언스타임즈는 항공우주연구원과 공동으로 일반인들에게 우주항공기술에 대한 상식과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우주항공기술 이것이 궁금하다'라는 기획시리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주>.



우주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와는 많이 다르다. 우주는 진공 상태이기 때문에 대기압이 작용하지 않고, 태양열에 의해 영상 수백℃에서 영하 수백℃까지 극고온과 극저온의 환경이 반복된다. 또한 초속 수km의 빠른 속도로 날아다니는 우주먼지들과 각종 전자파 및 방사능은 우주 비행사들에게는 위협적인 요소들로 작용한다.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우주 비행사들이 우주공간을 날아다니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바로 우주복이다. 최첨단 기능으로 무장된 우주복은 내부 압력과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산소를 공급해주며, 이산화탄소를 제거하고, 우주 비행사와 비행선과 통신을 이어준다. 게다가 우주먼지, 자외선, 태양복사열 등으로부터 우주인을 보호하는 기능도 한다.


인간은 고도 9km만 올라가도 생명의 위협을 받는다. 질소가 혈액 속으로 녹아 들어가 피의 흐름을 막기 때문이다. 또한 20km 정도의 고도가 되면 대기압이 낮아서 세포에 기포가 생기며 혈액이 끓어오르게 된다. 고도가 높아지는 것만으로 인간이 살기 힘든 상황에서 만약 인간이 맨 몸으로 우주 공간에 나가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끔직한 결과는 예상이 되지만 과학적으로 그 과정을 살펴보자.


인간의 몸 안은 1기압을 유지하고 있다. 지구의 대기압이 몸을 1기압으로 누르고 있기 때문에 몸 안에서 같은 힘으로 밀어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주 공간은 진공, 즉 0기압이다. 우주복을 입지 않은 상태로 우주 공간에 나가게 되면 1기압과 0기압의 압력 차로 인해 몸이 터져버릴 것이다.

또한 기압이 낮아지면 액체의 끓는점이 낮아진다. 즉, 높은 산에서 밥을 하면 물이 100℃ 보다 낮은 온도에서 끓기 때문에 밥이 잘 되지 않는 원리이다. 이와 같이 기압이 0인 우주에서는 상온에서도 사람의 혈액이 끓어오르게 되어 죽게 된다.


진공상태라는 것은 공기가 없음을 의미하기 때문에 숨을 쉴 수도 없다. 게다가 우주에는 우주선(cosmic ray)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지구에는 오존층과 대기가 있어서 자외선과 같은 인체에 해로운 광선을 걸러준다. 우주복에도 그러한 장치가 있다. 하지만 우주복을 착용하지 않는다면 그러한 광선들에 직접적으로 노출이 되어 위험하다. 이렇듯 우주 공간에서는 반드시 특수하게 제작된 우주복을 입어야만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이제부터 우주복이 어떻게 인간의 몸을 보호하면서 자유롭게 우주 공간을 날아다닐 수 있게 하는지 우주복의 생김새와 재질, 기능 등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우주복은 크게 헬멧, 장갑, 장화, 몸체, 생명유지장치 등으로 구성된다. 헬멧은 작은 유성체나 자외선, 적외선으로부터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 태양빛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기 위해 금으로 도금된 창이 붙어 있으며, 통신, 식사가 가능하도록 설계되어있다.


장갑은 우주에서 장비를 조작할 때 감도를 높이기 위해 실리콘 고무를 사용하며, 몸체와 장갑의 이음새 부분은 압력밀봉장치로 강력하게 연결된다. 장화의 안창은 실리콘 고무재질이며 겉은 금속섬유로 만든 직물이다. 걸음을 걷기 편하게 가볍게 만들어져 있으며 단열처리가 잘 되어있다. 또한 생명유지장치가 우주복 뒤쪽에 부착되어 있다. 이는 산소를 공급하고 습도와 압력을 조절하며, 통신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한다.


우주복 몸체의 경우 12~14개의 층으로 이루어져있으며, 층마다 우주비행사들이 우주 공간에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구성돼있다. 신축성 있는 재질로 비행사들의 몸에 우주복을 밀착시키는 스판덱스층, 냉각수를 흘려보내는 층, 공기를 품고 있는 우레탄층, 압력차로 인해 공기가 부풀어 오르는 것을 막는 테크론층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테크론 층은 공기에 의해 터지지 않게 단단하게 만들어지는데 그 이유는 1기압은 1㎡당 10톤의 무게로 누르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그 위에 7개의 층이 더 놓이게 되는데 단열기능, 방어벽 기능을 하는 층들이다. 이 중에는 방탄복을 만드는 케블라층도 포함되어 있어 우주먼지들이 투과하지 못하게 하고 찢어짐에 대해서도 안전할 수 있다. 이렇듯 우주복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인간을 보호할 수 있는 것은 많은 신소재들의 집합체이기 때문이다.


우주선 밖으로 나가기 위해서 우주복을 입는 데는 약 45분 정도가 걸린다. 하지만 우주복안의 기압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1시간가량 더 소모된다. 우주선 내부의 기압은 지구의 기압과 같으며 지구 공기의 성분비와 비슷한 성분비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우주복 내부 기압은 지구의 1/3이다. 100% 산소로 채워져 있기 때문에 비행사들이 산소를 흡수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지만 갑자기 1/3의 기압에 적응하려면 상당한 위험이 따른다. 그렇기 때문에 1시간 정도의 적응 시간을 가지는 것이다. 이렇게 우주복을 입고서 우주선 밖으로 나오면 8~10시간 정도를 버틸 수 있다.


8~10시간 정도의 우주복을 입고 임무를 수행하다 보면 소변이 마려울 수가 있다. 우주 비행사들은 우주복 속에 최대흡수내의(MAG)라는 남녀 공용 기저귀를 착용한다. 만약 임무를 수행하다가 소변이 마려우면 그냥 그대로 실례를 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기저귀는 돌아와서 쓰레기통에 버리면 되는 것이다. 기저귀를 착용하는 것이 불편하다고 느끼는 남성은 소변을 저장하는 소변수거장치(UCD)를 착용하기도 하고, 여성은 1회용 소변흡수트렁크(DACT)를 입기도 한다.


또 배가 고플 경우에는 우주복 몸체와 헬멧 사이에 음식과 물이 있기 때문에 손을 대지 않고 쉽게 막대기 형태의 음식물을 섭취할 수 있고, 빨대를 이용해 물을 마실 수도 있다.


이러한 모든 장비들의 무게는 약 100kg정도여서 상당히 무겁다. 하지만 우주공간은 무중력 상태이기 때문에 임무를 수행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다. 달의 경우 지구 중력의 1/6의 중력이 가해지기 때문에 100kg의 우주복이 14kg 정도의 무게로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더 효율적인 임무 수행을 위해서 미항공우주국(NASA)은 티탄섬유를 이용한 우주복을 만들고 있다. 이처럼 종합적인 과학지식이 요구되는 우주개척을 위한 단계적 준비는 머지않아 찾아올 우주여행 시대에 일반인에게도 편안한 여행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관련 기사

'우주항공기술 이것이 궁금하다①' <우주정거장편>

'우주항공기술 이것이 궁금하다②' <우주생활과 우주인의 자격요건>

'우주항공기술 이것이 궁금하다③' <우주공간에서의 실험>

항공우주기술개발의 요람 '한국항공우주연구원'편

우주개발진흥법 국회통과...스페이스코리아 스타트

[2만불로 가는길⑥] 한국 우주개발의 꿈 영근다

정리=이종화 기자
저작권자 2005-05-22 ⓒ ScienceTimes

태그(Tag)

관련기사

목록으로
연재 보러가기 사이언스 타임즈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확인해보세요!

인기 뉴스 TOP 10

속보 뉴스

ADD : 06130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4~5층(역삼동, 과학기술회관 2관) 한국과학창의재단
TEL : (02)555 - 0701 / 시스템 문의 : (02) 6671 - 9304 / FAX : (02)555 - 235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아00340 / 발행인 : 조율래 / 편집인 : 김길태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길태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는 모든 사이트의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적 가치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