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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우주
김병희 객원기자
2020-06-18

“우리 은하에 ‘지적 문명’ 30여 개 존재” ‘우주생물학적 코페르니쿠스 한계’ 적용 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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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생각의 역사’에서 가장 크고 오래 지속돼 온 질문 중 하나는 우리 우주 안에 과연 다른 지적 생명체가 존재하는가 하는 물음이다.

이런 ‘상상’에 따라 요즘도 ‘스타트렉’이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같은 수많은 공상과학영화가 시리즈로 나오고 있고, 작고한 저명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도 외계의 지적 생명체 존재를 부인하지 않았다.

그러나 실제로 존재 가능한 외계 문명(extraterrestrial civilizations) 수를 추정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로 여겨져 왔다.

최근 영국 노팅엄대 연구팀이 ‘우주물리 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 15일 자에 이 문제에 대해 새로운 접근법으로 설명을 시도해 관심을 모은다.

우리 우주 안에 과연 다른 지적 생명체가 존재하는가 하는 물음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세계 곳곳의 외계 탐사 천문대와 우주망원경에서는 외계 발신 신호 포착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게티이미지

‘우주생물학적 코페르니쿠스 한계’ 적용

연구팀은 ‘소통하는 외계 지능(Communicating Extra-Terrestrial Intelligent, CETI)’ 문명을 찾기 위해 다른 행성들에서도 지구에서와 비슷한 방식으로 생명체가 형성됐을 것이란 가정을 했다. 그리고 이런 가정 아래 우리 은하계 안에 지적으로 소통하는 문명의 수를 추정했다.

추정 결과, 이들은 우리 은하계에 30개 이상의 활발하게 소통하는 지적 문명이 존재할 것이란 계산을 해냈다. 이 계산에는 은하계 별 형성의 역사와 금속의 분포, 생명체가 거주 가능한 지역에서 지구와 같은 행성을 거느리는 항성의 존재 가능성 등이 포함됐다.

이번 연구를 이끈 노팅엄대 우주물리학과 크리스토퍼 컨슬라이스(Christopher Conselice) 교수는 “다른 행성에서도 지구에서와 같이 지적 생명체가 형성되는데 50억 년이 걸린다는 가정을 하면 적어도 수십 개의 활발한 문명이 존재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이 아이디어는 우주 규모에서 진화론을 검토한 것으로, 우리는 이 계산을 ‘우주생물학적 코페르니쿠스 한계(Astrobiological Copernican Limit)’라 부른다”고 말했다.

미국의 생화학자이자 과학 저술가인 아이작 아시모프가 1979년에 출간한 ‘외계 문명(Extraterrestrial Civilizations )’ 표지. 아시모프는 생명이 존재할 수 있는 조건을 분석해 우리 은하계 안에 53만 개에 달하는 외계 기술 문명이 존재할 것이란 추정을 했다. ⓒ Wikimedia

새로운 데이터 사용해 가정 단순화시켜

논문 제1저자인 톰 웨스트비(Tom Westby) 연구원은 “지적 문명 수를 추정하는 고전적인 방법은 생명과 관련된 가치의 추정에 의존하고 있는데, 그에 따라 이런 문제에 대한 의견들은 상당히 다양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연구에서는 새로운 데이터를 사용해 이런 가정들을 단순화해 우리 은하에 존재하는 문명 수를 정확하게 추정했다고 밝혔다.

웨스트비 연구원에 따르면 두 가지 우주생물학적 코페르니쿠스 한계 가운데 하나는 ‘약한 우주생물학적 코페르니쿠스 시나리오(Weak Astrobiological Copernican scenario)’로서 지적 생명체가 50억 년 이후에 형성되는 것이다.

이에 비해 다른 하나는 ‘강한 우주생물학적 코페르니쿠스 시나리오(Strong Astrobiological Copernican scenario)’로, 이는 지구에서와 같이 45억~55억 년 사이에 생명체 혹은 소통하는 문명이 생겨난 것과 비슷하다.

웨스트비 연구원은 “엄격한 기준에 따르면 태양과 동일한 금속 함량이 필요하기 때문에(태양은 비교적 금속이 풍부한 것으로 여겨진다), 우리 은하에 대략 36개의 활발한 문명이 존재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NASA가 외계 지능 탐색(SETI)을 위해 운영하는 전 세계 마이크로웨이브 관측 시설들. ⓒ Wikimedia / NASA Ames Research Center

외계 문명지, 평균 1만 7000 광년 떨어져 있어

이번 연구에서 문명의 수는 인공위성이나 TV 등에서 발산되는 무선 전송과 같이 생명체 존재를 나타내는 신호를 얼마나 오랫동안 활발하게 우주로 송신하는가에 달려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100년이 된 우리 기술 문명처럼 다른 외계 기술 문명도 그 정도로 지속된다면, 우리 은하에는 약 36개의 지적인 기술 문명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 문명의 발상지까지는 평균 1 만7000 광년이나 떨어져 있어 현재의 기술로 이를 탐지하고 그곳과 소통하기는 매우 어렵다는 것. 또한 이들 문명의 생존기간이 우리와 달리 길지 않다면 우리 은하 안에서는 지구가 유일한 문명일 가능성도 있다.

컨슬라이스 교수는 “이번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외계 지적 문명에 대한 탐색은 생명체가 형성되는 방식을 나타내 줄 뿐 아니라, 우리 자신의 문명이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될 것인지에 대한 단서도 제공한다”고 전했다.

그는 “우주에서 지적 생명체 존재가 ‘흔한 현상’이라는 걸 알게 되면 이는 우리 문명이 수백 년보다 훨씬 오래 지속될 것임을 나타내지만, 이와 달리 우리 은하에 활발한 문명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우리 문명의 장기 존속에 나쁜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컨슬라이스 교수는 “외계의 지적 생명체 탐색에서 비록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한다 해도 우리는 우리 자신의 미래와 운명을 발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병희 객원기자
hanbit7@gmail.com
저작권자 2020-06-1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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