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위성 관측 자료를 분석한 결과 식물이 기후와 기상 패턴을 상당한 정도로 변화시킨다는 연구가 나왔다.
미국 컬럼비아대 지구 및 환경공학과 피에르 젠틴(Pierre Gentine) 교수팀은 새로운 접근법을 사용해 대기와 식물(육상 생물권) 사이의 반응(feedbacks)이 매우 강하며, 이를 통해 강수량과 지표 복사의 변동성을 최대 30%까지 설명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연구는 ‘네이처 지구과학’(Nature Geoscience) 29일자에 발표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순수한 관측자료만을 사용해 생물권-대기 간 상호작용을 처음 보고한 것으로, 작물 관리와 식량 확보, 물 공급과 가뭄 및 열파 관리에 핵심 역할을 하는 기상과 기후 예측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준계절성 및 계절성 장기예보 가능
젠틴 교수는 “현재 5일 일기예보 같은 단기성 예보는 매우 신뢰할 만한 수준이지만, 준 계절성에서 계절성 규모의 예보력은 미흡하다”며, “광합성과 대기 사이의 피드백을 더욱 정확히 관찰하고 모델화함으로써 이번 논문에 기술한 것처럼 좀더 긴 시간 척도의 기후 예측을 증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식물은 광합성 과정에서 수증기를 방출해 기후와 기상 패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수증기가 대기로 방출되면 표면 에너지 흐름이 바뀌어 잠재적인 구름이 형성된다. 구름은 지구에 도달하는 햇빛과 복사량을 변화시켜 지구의 에너지 균형에 영향을 미치고, 일부 지역에서는 눈 비 등 강수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논문 제1저자인 줄리아 그린(Julia Green) 박사과정 연구원은 “우리 연구가 나오기 전까지 과학자들은 광합성 즉 더 일반적으로 말하면 생물권(biosphere)이 날씨와 기후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정확히 측정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식물 성장이 구름 형성과 지표 복사에 영향 미쳐
연구팀은 위성 관측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광합성 측정을 대체할 수 있는 태양-유도 형광을 측정함으로써 식물 활동 상황을 유추할 수 있었다. 대기상태를 나타내는 요소로는 강수량과 복사량, 온도에 대한 원격 감지 자료를 사용했다. 이어 생물권과 대기 사이의 원인과 결과(피드백) 순환고리를 이해하기 위해 통계 기법을 적용했다.
이러한 일들은 육상-대기 간 상호작용을 조사한 최초의 연구로서, 연구팀은 여러 변수 사이의 예측 메커니즘 강도와 함께 이런 연계작용이 일어나는 시간 척도를 밝혀냈다.
연구팀은 실질적인 식생-강수 간 피드백 순환고리가 반건조 혹은 몬순지역에서 자주 일어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지역에서는 홍수기와 갈수기가 번갈아 이어진다. 또한 강력한 생물권-복사 피드백 작용은 강수와 복사로 인해 초목 성장이 촉진되는 미국 동부와 지중해와 같이 적당히 습한 지역에서 종종 나타난다. 식물의 성장은 열 전달을 향상시키고 지표 복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기의 가장 낮은 부분인 지구의 경계층 높이를 증가시킨다. 이러한 증가현상은 차례로 구름 형성과 지표 복사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생물권-대기 상호작용 모델화 연구 예정
그린 연구원은 “현재 지구 시스템 모델들은 복사와 물 스트레스 반응을 과소 평가하기 때문에 이같은 강수와 복사 피드백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생물권-대기 피드백이 주요 대륙의 이산화탄소 배출원 및 흡수원 구역과 일치하는 특정 기후지역의 주요 지점(hotspots)에 밀집되는 것을 발견했다”며, “이번 연구는 이러한 피드백들이 지구의 탄소 순환에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증명해 준다”고 덧붙였다. 이 피드백들은 생물권의 이산화탄소 균형을 결정하는데 도움을 주며, 농업과 안보, 기후 변화 등 수많은 중요한 일들의 핵심적인 관리 결정을 개선하는데 영향을 미친다는 것.
젠틴 교수팀은 대기 변화를 더욱 잘 이해하기 위해 변화하는 기후와 함께 생물권-대기 상호작용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모델화할 수 있는 방법을 탐구하는 한편, 광합성의 동인에 대해서도 더 많이 연구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조지 메이슨대 대기 해양 및 지구과학부 폴 더마이어(Paul Dirmeyer) 교수는 이번 연구에 대해 “생물권을 포함하기 위해 주로 물과 에너지 주기현상에서 나타나는 육상-대기 피드백 측정을 확장해 흥미롭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했다”고 평했다.
- 김병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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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7-05-3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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