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되면서 햇빛이 뜨거워지고, 그에 따라 피부를 지키기 위해 선크림을 바르게 된다. 시중에는 용도나 효과에 따라 다양한 선크림 제품들이 나와 있어 피부 상태나 필요에 따라 고를 수 있다. 햇빛에 피부가 노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주름살 방지 크림보다는 선크림을 바르는 게 더 좋을 수 있다.
선크림이 피부 노화를 늦춰줄 뿐만 아니라 되돌리기까지 해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내과회보'(Annals of Internal Medicine)'를 통해 발표된 호주 퀸즐랜드 의학연구소의 연구 결과이다. 연구팀은 자국의 55세 미만의 남녀 900명을 대상으로 4년간 추적 관찰하였다.
연구팀은 2개의 그룹으로 나뉘어 한 그룹에는 자외선 차단효과를 나타내는 지수인 SPF(Sun Protecting Factor)가 15인 선크림을 매일 바르도록 하였다. 머리에서 얼굴, 목, 팔, 손까지 매일 아침 바르게 하였으며, 땀을 많이 흘렸거나 수영 혹은 야외활동을 많이 했을 때에는 덧바르도록 하였다.
연구팀은 연구를 시작한 시점과 완료하는 시점에 피부 상태를 관찰하여 기록하였다. 연구 종료 시점에서 선크림을 얼마나 열심히 발랐는지를 점검하였다. 그 결과, 매일 선크림을 바르도록 한 이들 중 77%는 일주일에 3~4일간 선크림을 바른 반면, 스스로 알아서 바르도록 한 사람들 중에서는 33%만이 거의 매일 선크림을 바른 것으로 나타났다.
두 그룹의 피부 상태를 비교한 결과 그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거의 매일 선크림을 바른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서 피부 노화 상태가 24% 정도 덜한 것. 반면 선크림을 거의 매일 바른 이들은 모두 연령에 상관 없이 피부 보호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확인되었다.
연구를 시작할 시점에서는 전체의 58%가 어느 정도 광노화 증상이 있었으나, 연구를 종료할 시점에서는 그 비율이 49%로 떨어지기도 하였다. 이는 선크림이 피부노화 증상을 막아주는 것은 물론이며, 피부노화를 되돌리는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는 유의미한 연구결과이다.
선크림이 오히려 피부세포를 파괴하기도
일부에서는 피부 보호를 위해 바르는 선크림이 오히려 피부세포를 파괴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대다수 선크림에 포함되어있는 산화아연 성분이 자외선과 만나면 오히려 피부세포를 파괴할 수 있다는 미국 미주리주립대학 연구진의 연구 결과이다.
'독성학과 응용 양리학'(Toxicology and Applied Pharmacology)에 소개된 이 연구에 따르면, 선크림 속 산화아연 성분이 자외선에 노출되면서 활성산소 분자를 방출시킨다고 한다. 이 분자가 몸 속의 다른 분자들과 만나게 되면서 피부 노화는 물론이고, 피부세포와 DNA 등의 파괴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특히나 이런 현상은 폐 세포와 결합하면서 빠른 속도로 진행되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아직 실험이 초기 단계라서 더 많은 연구와 관찰이 진행되어야 하지만, 연구 결과 자체에 주목팔 필요는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무런 보호 장비 없이 자외선을 쬐는 것보다는 선크림을 바르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고 하였다.
용법에 맞추어 잘 바르는 것이 중요
여러 연구 결과를 보면 어찌되었든간 선크림을 바르는 것이 피부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선크림에도 바르는 용법이 따로 있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인 WHO는 선크림의 적정 용량과 용법에 대한 기준을 마련해놓고 세계 각국의 보건 당국에 권장하고 있다.
WHO의 기준에 따르면 선크림을 피부 1㎠당 2㎎의 양을 두 시간 간격으로 발라야 한다. 이 양은 한국 남성의 경우 900㎎, 여성의 경우 800㎎을 두 시간 간격으로 바르면 된다. 실제로는 이 양을 재서 바르는 것이 어렵다. 그래서 대략 연고의 양을 측정하는 방법이 있다.
검지 손가락 한마디에 해당하는 길이로 짰을 때는 약 0.5g 정도가 된다. 따라서 남성의 경우, 검지 손가락 끝 마디의 길이 두 줄 분량을 바르면 되고 여성의 경우 한 줄 반의 분량을 바르면 된다. 실제로 이 양은 평소에 바르는 양보다 훨씬 많다. 따라서 한참을 문질러야 백태현상을 사라지게 할 수 있다.
일부에서는 세계보건기구의 권고량이 너무 많아 재고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피부과 의사들의 경우, 한국인들은 오히려 선크림을 바르지 않거나 너무 적게 바르고 있어 문제라고 이야기한다.
"SPF 등급은 중요하지만 유일한 가이드는 아니다"
전문가들은 선크림의 SPF 등급은 정말 중요하지만 그것이 유일한 가이드는 될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SPF 지수는 제품을 발랐을 때, 피부화상 없이 태양 아래에서 얼마나 오래 머물 수 있는가를 알려주는 수치에 불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다시 말해, SPF 지수가 15인 선크림을 바르고 태양볕을 쐴 경우, 피부가 붉게 달궈지지 않고 15배 머물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15분 만에 붉어지는 사람이라면, 15배인 3시간 45분을 태양 아래서 더 머물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SPF 지수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PA(Protection Factor of UV-A)이다. 색소 침착을 일으키는 UV-A의 차단 수치를 나타내는 PA는 플러스(+) 표시가 2개 이상인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수치에 따라서 차단 지속력이 다르기 때문에 선크림을 고를 때에는 SPF와 함께 PA를 확인해봐야 한다.
또한 선크림의 제품 가격이 곧 효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매일 여유 있게 바르기 어려운 고가의 제품을 선택하기보다는 성분이 잘 포함된 좋은 제품을 하나 선택해서 넉넉하게 바르는 것이 중요하다. 더불어 피부 트러블이 심한 사람은 제품 구입 전 샘플을 미리 발라보고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 이슬기 객원기자
- justice0527@hanmail.net
- 저작권자 2013-06-1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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