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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준래 객원기자
2021-05-11

불면의 밤, 슬립테크가 도와준다 코로나19로 불면증 환자 증가… 숙면 취할 수 있는 디지털기술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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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한 경제적 어려움과 사회적 고립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불면의 밤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명 ‘코로나 블루(Corona Blue)’ 증상이 사람들의 정신적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로나 블루란 코로나19와 우울한 감정을 표현할 때 사용하는 색깔인 블루(blue)가 합쳐져 만들어진 신조어로써,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일상에 커다란 변화가 닥치면서 생기는 불면증이나 우울증 등을 의미한다.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늘어난 불면증을 디지털 기술로 치료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 crunchbase.com

특히 ‘잠이 보약’이라는 말이 있듯이 수면은 예전부터 건강 유지의 척도로 사용되어 왔다. 물론 수면 시간을 얼마나 유지하느냐는 것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충분한 수면 시간이 건강을 지키는 조건 중 하나인 것만은 분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들어 숙면(熟眠)을 돕는 첨단 기술이 등장하고 있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른바 수면과 기술을 결합한 ‘슬립테크(Sleep-Tech)’가 바로 그것이다.

슬립테크는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

슬립테크는 사용자의 수면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이다. 급성장하고 있는 수면 산업의 한 분야로서, 수면장애의 원인을 파악하고 수면의 질을 높이는 기술이라 할 수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불면증을 치료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수면제를 복용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었다. 하지만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함께 최근 들어서는 ICT 기술을 활용한 슬립테크가 유행하고 있다.

국내에서 ICT 기술을 활용한 대표적 슬립테크 사례로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수면분석 시스템’을 들 수 있다. 이 시스템은 와이파이(wi-fi)를 이용하여 비접촉식으로 사용자의 수면 중 움직임과 호흡 패턴, 그리고 각종 생체신호를 측정하여 수면 상황을 실시간으로 점검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이렇게 와이파이를 통해 수집한 수면 데이터는 AI가 사용자의 수면 상태를 분석하는 자료로 제공된다. AI가 알아서 30초 단위씩 끊어 사용자의 수면 단계를 진단하면서 건강한 수면 방법 등을 제공하는 것이다.

디지털 치료제는 생체 데이터 분석을 통해 최적의 수면 환경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 mobihealthnews

또 다른 슬립테크 사례로는 ‘불면증을 치료하는 디지털 치료제’가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국책 연구과제로 선정한 ‘불면증 및 연관 스트레스 개선 디지털 치료제 기술’이 모체가 되는 이 기술은 웨어러블 기기에 생체 데이터를 연동시켜 디지털 치료제의 기초 자료로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환자의 경우, 증상을 실시간 모니터링해서 이를 수치화하고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 빠르면 오는 2025년까지 디지털 치료제가 미식품의약국(FDA)에서 품목허가를 받는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 외에도 각광받는 슬립테크 중에는 피부에 부착하는 패치형 시스템이나 청각적 소음을 차단하는 노이즈 마스킹 시스템 등도 있다. 수면장애를 치료하는 패치형 시스템은 AI 센서를 통해 코골이나 무호흡 등 수면 패턴을 분석한 후 미주신경을 자극하여 신체적 긴장감과 심리적 긴장감을 완화해주는 기능이 있다.

또한, 청각적 소음을 차단하여 평화로운 수면 환경을 조성해주는 슬립테크는 소음을 차단해주는 노이즈 마스킹 기술을 바탕으로 노이즈 마스킹 사운드는 물론, 평온과 자연 같은 콘텐츠를 도입하여 숙면을 방해하는 청각적 소음을 차단한 것이 특징이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대거 참여하는 각축장으로 확대

국내 최대 전자업체인 삼성전자가 이스라엘의 사물인터넷 기반의 헬스케어 벤처기업과 손을 잡고 개발한 숙면을 돕는 전자제품인 ‘슬립센스(Sleep Sense)’는 얇고 납작한 접시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고객이 슬립센스를 침대 옆에 놓고 잠을 자면 수면 도중 발생하는 맥박과 호흡, 움직임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스마트폰으로 정보를 제공한다. 고객은 잠에서 깨어난 뒤 슬립센스가 분석한 정보를 참조하여 더욱 좋은 수면 환경을 만들 수 있다.

슬립센스가 집에 두고 다니는 거치형 슬립테크 제품이라면, 손목에 착용하는 웨어러블 밴드는 어디든지 갖고 다니는 이동형 슬립테크 제품이라고 볼 수 있다. 사용자가 이 밴드를 착용하고 잠이 들면 이 제품은 심장 박동 수를 측정하여 수면 상태를 파악한 뒤, 사용자의 수면 효율성을 분석해 준다.

지난 밤 수면 과정을 아침에 기상하여 분석할 수 있는 슬립센스 ⓒ samsung

삼성전자의 맞수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의 애플도 과거 ‘슬립트랙커(Sleep Tracker)’라는 제품을 선보인 적이 있다. 이 추적기는 고객이 잠을 자는 동안 언제 코를 골고 언제 깊은 잠에 빠졌는지를 추적하여 고객의 수면 활동을 점검하는 기능이 있다.

또한 독특한 헬스케어 제품 개발로 유명한 필립스도 슬립테크 제품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 회사가 야심차게 선보인 ‘스마트 슬립 헤드밴드(Smart Sleep Head Band)’는 백색 소음을 통해 수면과 긴장 완화를 돕는 제품이다.

글로벌 기업들의 움직임만큼이나 주목을 끄는 것은 미국의 슬립테크 전문 스타트업들이 선보이는 제품들인데, 그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끄는 제품으로는 일명 ‘스마트안대(smart eye patch)’로 불리는 뉴로온(Neuro On)을 들 수 있다.

안대이기는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안대와는 정반대의 기능이 있다. 기존 안대는 인위적으로 빛을 차단하여 숙명을 취할 수 있도록 돕지만, 뉴로온은 오히려 안대 속으로 빛을 쏴서 수면을 유도하는 제품이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21-05-1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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