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로 북극 빙하가 빠르게 녹으면서 드러나고 있는 지하수 샘에서 온실효과가 이산화탄소보다 80배나 강한 메탄가스가 대량 방출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가브리엘 클레버 교수와 노르웨이 스발바르대 앤드루 호드슨 교수팀은 8일 과학저널 '네이처 지구과학'(Nature Geoscience)에서 북극 빙하가 녹으면서 드러난 지하수 샘에서 메탄이 대량 방출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클레버 교수는 "이 지하수 샘들은 세계 메탄가스 배출원 통계에 잡히지 않던 것들로 향후 더 많은 샘이 노출되면서 메탄 배출도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며 "북극과 영구동토층에서 배출되는 메탄이 온난화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북극 얼음이 녹으면 영구 동토층 내 메탄이 대량 방출돼 온난화를 가속할 것으로 우려해 왔으나 이들 지역 지하수 샘을 메탄의 잠재적 배출원으로 간주하지는 않았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북극 평균보다 기온이 두 배나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노르웨이 스발바르 지역에 있는 지하수 샘 100여 개의 수질 화학을 거의 3년여 동안 관찰했다.
이들은 스발바르 지역 인공위성 사진에서 빙하 78개가 녹은 지역에서 지하수 샘 후보지를 선정한 뒤 직접 방문, 샘물 시료를 채취해 성분을 조사했다.
클레버 교수는 "스발바르 지역은 다른 북극보다 온난화가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온난화로 인한 북극 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메탄가스 대량 방출을 미리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샘물 분석 결과 빙하가 스발바르 지역 지하수 샘에서는 메탄 함량이 매우 높은 물들이 배출되고 있으며, 연간 메탄 배출량은 2천t이 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이런 메탄 배출량은 노르웨이의 석유·가스 에너지 산업에서 연간 배출되는 메탄양의 약 10%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논문 공동 저자인 케임브리지대 알렉산드라 터친 교수는 "이전까지 온난화로 인한 메탄 배출 연구는 영구동토층에 집중됐다"며 "이 연구는 세계 메탄 배출 통계에서 훨씬 더 중요할 수 있는 다른 배출원이 있음을 알려준다"고 지적했다.
호드슨 교수는 "이번에 측정한 지하수 샘의 메탄 배출량은 빙하 아래에 묻혀 있는 메탄 총량에 비하면 매우 적은 것일 수 있다"며 "이는 빙하가 녹으면서 일어날 수 있는 메탄가스 배출 급증에 대비할 필요가 있음을 뜻한다"고 말했다.
- 연합뉴스
- 저작권자 2023-07-1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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