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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연희 객원기자
2010-09-06

벌꿀이 정말 만병통치약? 벌꿀의 효능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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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꿀은 고대로부터 애용된 식품이다. 특히 몸이 허약한 사람이나 환자에게 좋은 영양제로 사용돼 왔으며, 최근에는 인체의 생리기능에 전혀 해가 없는 감미료로서 그 가치가 높이 평가되고 있다. 오랫동안 인류에게 도움을 준 벌꿀의 효능에 대해 알아보자.
 
벌꿀이 상하지 않는 이유는 삼투압 때문

1리터의 벌꿀을 만들기 위해서는 5리터의 꽃물이 필요하다. 보통 한 마리의 꿀벌이 1리터의 꽃물을 운반하려면 벌집과 꽃 사이를 2만 번에서 10만 번 정도 왕복을 해야 한다.

일벌의 활동으로 모인 꽃물은 25퍼센트의 자당과 75퍼센트의 물로 구성된다. 이 중, 자당은 벌의 침과 소화액에 들어있는 효소와 반응해 포도당과 과당으로 분해된다. 일벌은 벌꿀을 만들기 위해 침샘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파로틴을 꽃물에 첨가한다. 그런 뒤에 수분이 증발되어돼 건조될 수 있도록 부지런히 날개짓을 한다. 수분이 20퍼센트 이하로 줄어들게 되면 일벌의 배 부분에 있는 분비샘에 밀랍을 만들어 방을 밀봉한다. 이 과정을 끝으로 벌꿀이 완성되게 된다.

보통 우리는 인삼이나 과일 등을 상하지 않고 장시간 보관하기 위해 벌꿀에 재워둔다. 과거 이집트 무덤 발굴 당시에도 왕의 무덤에서 벌꿀을 발견했는데 상하지 않고 그대로였다고 한다. 어째서 벌꿀은 장기간 보존이 가능한 걸까?

답은 세균의 세포막을 사이에 두고 삼투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세포 속의 수분이 세포막을 통과하면서 농도가 높은 벌꿀 쪽으로 빠져 나오게 된다. 결국 세균들은 자신의 수분을 모두 뺏겨 죽게 되는 셈이다.

그런데 벌꿀을 보관하다 보면 하얀 결정이 생긴 것을 목격하곤 한다. 이것을 보고 진짜 꿀인지, 가짜 꿀인지 의심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벌꿀의 하얀 결정은 서로 엉켜서 결정이 되려는 성질을 가진 포도당 때문에 생겨나는 것이다. 반면 과당은 결정으로 변하지 않는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한마디로 벌꿀의 하얀 결정의 양은 벌꿀의 종류에 따라 포도당과 과당의 비율이 다르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피로회복과 숙취제거 효능 탁월

벌꿀은 맛도 맛이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약용으로 사용됐다. 기원전 2600~2200년에 쓰인 것으로 보이는 이집트 의학서에서 벌꿀이 900가지에 달하는 효능이 기재됐다. 벌꿀은 중국의 가장 오래된 의학서 ‘신농본초경’에도 소개되고 있다. 명나라 때 쓴 ‘본초강목’에서는 벌꿀을 만병통치약으로까지 극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예로부터 벌꿀이 사용되어져 왔다. 특히 동의보감에서는 “벌꿀은 오장의 부족함을 채워 편안하게 하고 기를 북돋우는 벌꿀은 비위를 좋게 만들고 통증을 가라앉히며 독을 풀어주고 장을 부드럽게 해서 배변을 돕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가슴과 배 부위의 나쁜 기운을 없애고 건조한 폐와 거친 피부에 윤기를 주는 효능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더불어 온갖 약을 조화시키고 눈과 귀를 밝게 해주는데도 유용하다고 소개하고 있다. 정말 벌꿀은 만병통치약의 효능을 갖고 있는 걸까.

우리는 드라마에서 만취한 남편에게 꿀물을 타다주는 아내의 모습을 가끔 보게 된다. 드라마에서 보여지듯 벌꿀은 피로회복과 숙취제거에 효과가 있다.

설탕은 분해과정에서 비타민이나 무기질을 필요로 하지만 꿀은 빠르게 체내에 흡수된다. 이는 꿀에 들어있는 포도당이나 과당은 체내에서 더 이상 분해될 필요가 없는 단당체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보통 피로가 많이 쌓여 있거나 허약한 사람에게 포도당 주사를 맞히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벌꿀은 살균력도 뛰어나 소독제 대용으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사실 벌꿀 내에는 대장균이나 황색 포도상구균 등의 병원균이 살아남지 못한다. 따라서 살균소독 연고로써 상처나 궤양에 꿀을 바르면 상처가 빠르게 치유되고 상처를 무균상태로 보존할 수 있다.

이런 꿀벌의 살균력은 FASEB 저널 (http://www.fasebj.org) 2010년 7월판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한마디로 벌꿀이 세균에 대해서 항생 효과를 어떻게 발휘하는지 과학적으로 증명한 것이다. 당시 네덜란드 연구팀이었던 아카데믹 메디컬 의료미생물학과 세바스찬 박사는 “벌꿀의 정제된 성분을 항생제 내성을 보이는 세균에 대한 예방 및 감염 치료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해한 세균을 억제하는데도 높은 효과가 있어

위장과 간에도 벌꿀은 효험이 있다. 천연 항생물질로 알려진 프로폴리스가 들어 있어 위궤양을 유발하는 세균의 성장을 억제하고 과산한수소를 만들어 내는 효소가 존재해 항균 작용을 높여준다. 또한 간 기능 강화물질도 함유되어 있어 간장병 환자에게도 좋다. 로마시대에는 벌꿀이 간장병 치료에 효과를 보여 황달 치료제로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현재 독일의 한 제약회사에서는 간장병에 쓰이는 벌꿀 주사약을 개발하여 시판하고 있다.

벌꿀 속의 칼륨은 체내의 콜레스테롤 및 혈관 속 노폐물을 제거해 주는 역할 한다. 이 때문에 피가 원활하게 움직여 혈관이 튼튼하게 되고 내장의 움직임도 활발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살모넬라균·대장균·콜레라균 등의 미생물의 번식을 억제하는 작용도 탁월해 설사 증상에도 효과가 있다. 기분을 차분하게 만들어 불면증을 치료하는데도 벌꿀은 유용하다. 실제로 뇌의 활동을 잠재우는 셀로토닌 화학 물질을 발산하여 수면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외에도 벌꿀은 피부 미용에도 쓰인다. 과거 이집트와 그리스에서는 벌꿀을 화장품으로 사용했다. 벌꿀 속에 비타민 B6, 니코틴산 등이 피부를 곱게 해주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현재까지도 벌꿀은 피부 미용에 자주 활용된다. ‘본초강목’에서도 주근깨를 없애는데 벌꿀이 좋다고 소개하고 있다.

김연희 객원기자
iini0318@hanmail.net
저작권자 2010-09-0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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