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동물과 무척추동물에게서 나타나는 대부분의 전기적 활동은 극히 낮은 주파수에서 발생한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주파수의 기원과 의학적 잠재력에 대해 오랫동안 궁금증을 해소하지 못했다.
텔아비브 대학(Tel Aviv University) 연구팀은 대기 중의 전기장이 인간을 포함한 살아있는 유기체에서 발견되는 전기장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이번 발견은 살아있는 유기체의 전기 활동에 대한 기존의 관념을 혁명적으로 변화시켜 새로운 의학적 치료의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연구팀은 주장했다.
과학자들은 간질이나 파킨슨병과 같은 질병은 신체의 전기적 활동의 이상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척추동물의 전기적 활동의 기원을 이해하는 것이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해양 동물성 플랑크톤, 상어, 심지어 우리의 뇌에 이르기까지 많은 살아있는 유기체들의 전기 활동이 번개가 칠 때 대기 중에 측정하는 전기장과 매우 유사하다"고 텔아비브 대학의 콜린 프라이스(Colin Price) 교수는 설명한다. 콜린 프라이스 교수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최근 ‘국제 생물기상학 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Biometeorology)에 발표했다.
동물에게 나타나는 전기적 활동 설명
연구팀은 생물들이 번개를 칠 때 발생하는 전자기장에 적응하고 진화했다는 가설을 내세웠다. 프라이스 교수는 "이것은 수십억 년 동안 변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자연이 우리에게 준 햇빛을 이용하여 인간의 눈이 진화한 것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생물체가 수십억 년에 걸쳐 진화함에 따라, 지구 번개 활동에 의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대기 중의 자연 전자기 공명 주파수는 세포 전기 활동의 발전에 필요한 배경 전기장을 제공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프라이스 교수 연구팀은 일부 동물에서 전기 스펙트럼은 번개가 만들어내는 배경 대기 전기장과 구별하기 어렵다는 것을 발견했다.
"생물학자나 의사들 중 어느 누구도 왜 살아있는 유기체의 주파수(0~50Hz)가 번개에 의해 야기된 대기의 주파수와 유사한지 설명할 수 없다"고 프라이스 교수는 덧붙였다. 프라이스 교수는 "대부분은 우리가 논문에 제시한 유사성조차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의 번개와 인간의 건강이 전자기장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은 앞으로 우리 몸의 전기적 이상과 관련된 여러 가지 치료에 커다란 의미를 가질지도 모른다.
결국 연구팀은 번개가 만들어내는 대기 전자기장이 생명체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성과를 낸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번개를 칠 때 나타나는 극저주파(ELF extremely low-frequency)에 의해 생성되는 전자기장이 살아있는 생명체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연구팀은 주장했다.
슈만 공명(Schumann Resonances)이라고 불리는 이러한 전자기장은 지구 전자기장 스펙트럼의 극저주파(ELF)의 집합이므로 검출하기 어렵다. 지금까지 이 극저주파는 지구 생명체에는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텔아비브 대학 연구팀은 번개에 의해 만들어진 이 전자기장이 생명체를 보호하는 특성을 가졌을 수도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우리는 통제된 조건 하에서 슈만 공명이 확실히 살아있는 조직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프라이스 교수는 말했다.
질병 치료에 중요한 단서 제공할 듯
가장 중요한 효과는 극저주파 전자기장이 스트레스 조건에 있는 세포를 보호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생물 세포가 산소의 부족 같은 스트레스의 조건에 빠져있을 때 이 전자기장이 세포를 보호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번개를 칠 때 나타나는 전자기장과 유사한 극저주파에 의해 전자기장이 만들어지는 실험실에서 쥐를 대상으로 실험했다. 그랬더니 쥐의 심장세포에서 발생하는 통증과 칼슘 손상이 줄어들었다. 그러나 그 영향은 일시적이었고, 전자기장이 멈추었을 때 사라졌다.
프라이스 교수는 "번개 활동과 슈만 공명, 살아있는 세포의 활동 사이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첫 번째 연구"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실험이 왜 모든 살아있는 유기체가 같은 극저주파 스펙트럼 범위에서 전기적 활동을 하는지를 설명하는 것이며, 이러한 관계가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주장했다. 게다가 ELF 전자기장이 세포가 손상되는 것을 보호하기 위해 나타나기 때문에, 이것은 분명히 치료적인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밝혔다.
- 심재율 객원기자
- chsshim@naver.com
- 저작권자 2020-05-1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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