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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조행만 객원기자
2014-05-19

미래의 전차는 멈추면 살 수 없다 달리며 사격하는 K-2 흑표 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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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2 전차가 드디어 다음 달부터 실전에 배치된다. 꾸준히 기갑전력을 증강시키는 북한군에 맞설 대응전력으로 우리 군이 오래전부터 개발해온 국산 K-2전차가 6월부터 출격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흑표 전차로 알려진 K-2 전차는 6.6미터, 120밀리미터의 활강포로 이뤄진 주포, 1천500 마력, 시속 70킬로미터의 엔진 등 기존의 전차보다 월등한 전투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70년대부터 꾸준히 기갑 전력을 증강해온 북한은 현재 수적 우리보다 우위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 전문가들은 “북한은 지난 2005년부터 지속적으로 구 소련제 T-62를 개수, 자체 개발한 천마 호와 폭풍호 등에 레이저 거리측정기와 연막탄발사기, 측면 반응장갑 등을 설치, 전차 전력의 세대교체 및 최신 기술 확보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지난 2004년 이라크 전에서 드러났듯이 주력전차(MBT)의 성능은 지상전의 승패를 가늠할 정도로 아직도 중요하고, 실제로 선진국들은 전차의 첨단화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국방기술품질원 보고서에 따르면 강대국들은 아직도 신형 전차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미래 전차의 능력으로는 최첨단 화력체계, GPS와 레이저 조준 장치 등을 결합한 주포 명중률 향상, 최첨단 신소재와 스텔스 기술 등을 갖춘 강력한 방호능력 등을 극대화하고 있다.

이런 세계적 추세에 발맞춰 K-2 흑표 전차는 선진국 수준의 첨단 장비를 탑재하고 있다. 화력, 기동력, 방호력 등의 3박자를 갖춘 미래의 주력전차(MBT)로 북한군의 전차들보다도 성능 면에서 월등히 우수하다. 이에 K-2 전차는 수적인 불리함을 기술력으로 메꿀 수 있는 보루가 되고 있다.

눈쌓인 산악길을 달리는 K-2 흑표 전차.  ⓒ ScienceTimes
눈쌓인 산악길을 달리는 K-2 흑표 전차. ⓒ ScienceTimes

 북한군 기갑의 모체 T-34 전차

2차 대전, 한국전쟁, 월남전 등 세계사의 굵직한 전쟁을 거쳐 오면서 전차는 지속적으로 진화해왔다. 일례로, 한국전쟁 개전 초기에 북한 인민군의 T-34/85 전차의 위력은 엄청난 효과를 거둬서 한국군을 38선상에서 후퇴하도록 만드는데 일단은 성공했다.

반면에, 이후로 종심돌파작전(Deep operation)에는 실패, 전차 특유의 빠른 기동력과 화력을 이용해 한국군 진영 깊숙이 밀고 들어와 방어 체계를 무너뜨리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이런 실수는 추후 한국군의 지연작전을 가능케 했다. 전문가들은 “한국군은 후퇴해서 낙동강 방어선에서 부대 재편성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었다”고 분석한다.

T-34/85 전차의 진격 속도는 매우 늦었다. 낙동강 전선까지의 진격속도는 1일 평균 10킬로미터로 과거 1차 대전 당시의 영국군 초기 전차의 1일 평균 19킬로미터보다도 더 느린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소련군 전차의 특성상, 고장률이 높았고, 야전수리와 보급 능력도 매우 떨어져 전투력에 영향을 미쳤다. 포수 조준경과 같은 중요 부품들의 정밀도가 낮아서 렌즈가 왜곡된 것도 있었고, 포탑이 매우 작아서 즉각 응전할 수 있는 탄이 몇 개 안 돼 이를 금방 소진하면 탄약수가 힘들게 포탑 하부의 탄 저장고를 열어서 다시 포탄을 꺼내야 하는 불편한 탄 수납구조이었던 것.

그러나 T-34 전차의 원조인 소련군은 20년간의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이를 개조해 T-62 주력전차를 만들어냈다. 이는 자이로 등의 안정화기술을 통해 이동간 사격 능력을 강화시켰다.

무엇보다도 자동장전장치는 T-62 전차 시리즈의 성공적인 개선으로 평가받고 있다. 탄종 선택과 포미장전까지 전 자동으로 이뤄져 있는 자동장전방식은 승무원 수를 줄이고, 사격속도를 높여서 전반적으로 전투력을 향상시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북한군의 최신 전차들은 이 T-62 시리즈를 모방해 기술향상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K-2 흑표 전차는 기동간 사격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 ScienceTimes
K-2 흑표 전차는 기동간 사격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 ScienceTimes

첨단 사통장치에 의한 기동간 사격 능력 

1973년 4차 중동전 당시 수에즈 운하에 교두보를 확보한 이집트 군을 몰아내기 위해 M60A1 신형전차로 무장한 이스라엘 기갑여단은 맹돌격을 시작했다. 그런데 갑자기 이집트군 방어진지 맨 앞에 있는 대전차진지에서 계속 귀청을 진동하는 소음과 하얀 연기가 주변을 뒤덮었다.

이 소음과 연기의 주범은 바로 소련제 AT-3 셰거 대전차미사일이었다. 이집트군은 AT-3 셰거 대전차 미사일과 RPG-7 휴대용 대전차 미사일들로 이스라엘 기갑여단에 극심한 피해를 입혔다. 이것이 최초의 대전차 미사일의 등장이라고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진화하는 대전차 미사일과 포병 화력의 발전으로 현대 전장에서 전차의 생존성은 더욱 위협받고 있으며, 전차가 생존하려면 반드시 이동간 사격능력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각국에서 개발하고 있는 미래의 주력전차(MBT)들은 정지간 보다는 기동간 전투를 지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K2 흑표전차도 자동장전장치를 이용한 기동간 전투시스템을 주요 특징으로 하고 있다. 먼저, K-2 흑표 전차의 동적포구감지기는 전차의 빠른 기동으로 심하게 흔들리는 포구의 움직임을 계속 측정해 최종적으로 사격을 할 때 포구가 조준점과 일치하는 순간에 자동으로 발사하는 장치다.

이는 송신부에서 레이저를 조사하면 이 레이저 광선이 포신의 끝에 위치한 레이저 거울에 반사되고, 이 반사광이 다시 레이저 수신부에 감지되는 시스템이다. 사격통제컴퓨터는 레이저 신호의 흔들림을 측정해 포신의 흔들림을 알 수 있게 된다.

또 K-2 흑표전차는 버슬형 자동장전장치를 채택, 탄을 자동 장전한다. 레이저 바코드 식별기가 120밀리미터 포탄 표면에 미리 바코화된 분류 라벨을 인식해 탄 종을 선택한다. 이어서 상하 2단으로 구성된 컨베이어벨트 위에 포탄이 올려지면 컨베이어 벨트를 회전시켜서 선택된 탄약을 중앙의 장전위치로 이동시키고, 탄을 포미에 올려서 자동 장전한다.

또 하나 흑표 전차에서의 괄목할만한 진전은 사격통제시스템이다. 목표물이 적으로 판명되면 포탑이 자동으로 이 목표물을 지향하는 동시에 목표물에 레이저거리측정을 실시한다. 이는 목표물이 움직여도 추적프로그램을 이용해 전차포는 목표가 움직일 미래의 위치를 조준, 자동으로 사격을 실시하는 최첨단 사격통제시스템이다.

물론 기갑전력의 특성상 “수적인 우세를 갖고 있는 북한군의 기갑전력을 절대로 만만히 봐선 안 된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조행만 객원기자
chohang3@empal.com
저작권자 2014-05-1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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