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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이슬기 객원기자
2014-07-23

낮잠, 꿀일까 독일까 1시간 이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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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다음 달부터 휴식이 필요한 시청 직원에게 최대 1시간의 낮잠 시간을 보장한다는 방침을 최근 밝혔다. 이는 점심시간 이후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마련된 조치로, 오후 1시부터 6시 사이에 30분에서 1시간 동안 낮잠 시간이 허용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제도의 도입을 앞두고 실제로 낮잠을 자는 것이 업무 효율을 높이는데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업무 효율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며, 더 나아가서는 심혈관 질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이미 낮잠을 자는 제도가 도입되어 시행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 후생노동성에서 '건강 증진을 위한 수면 지침'을 발표하였고 오후 시간에 30분 정도 짧은 잠을 자는 것이 작업 능률을 높이는데 효과적이라며 잠을 권유하기도 한다.

후우오카의 한 중학교에서는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오후 1시 50분부터 10분간 전교생이 일제히 낮잠을 자는 시간을 갖고 있는데, 학교 관계자인 야마구치 세이지 교장은 오후 수업에 집중할 수 있는 좋은 제도라고 밝히기도 했다.

낮잠은 업무의 효율성을 높일 뿐 아니라,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길게 낮잠을 자면 오히려 건강을 해친다. 조기 사망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 ScienceTimes
낮잠은 업무의 효율성을 높일 뿐 아니라,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길게 낮잠을 자면 오히려 건강을 해친다. 조기 사망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 ScienceTimes

실제로 낮에 45분에서 60분 정도 잠을 자면 스트레스가 풀릴 뿐 아니라, 혈압을 낮추고 심장병을 예방해준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학술지 '행동의학 국제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Behavioral Medicine)을 통해 발표된 라이언 브린들(Ryan C. Brindle) 미국 앨러게니 대학(Allegheny College) 교수의 연구이다. (원문링크)

연구팀은 85명의 건강한 대학생을 대상으로 낮잠과 스트레스의 상관관계를 알아보는 시험을 진행했다. 학생을 두 그룹을 나눈 뒤, 한 그룹은 60분 동안 낮잠을 잤고, 다른 한 그룹은 잠 잘 시간을 전혀 주지 않았다.

그리고 스트레스에 대한 몸의 반응을 살피기 위해서 두 그룹 모두 복잡하게 생각해야 하는 작업을 하도록 만들었다. 그 과정에서 연구팀은 학생들의 혈압과 심박수를 일정한 시간을 두고 반복해서 측정하고, 그 데이터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실험을 시작했을 때와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는 업무시간 중에는 두 그룹의 혈압과 심박수가 비슷하게 나타났다. 스트레스가 쌓일수록 혈압과 심박 수가 올라가는 것도 비슷했다. 하지만 낮잠을 자고 일어난 그룹의 혈압은 잠을 못 잔 그룹보다 눈에 띄게 낮아졌고 졸린 기색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하루에 45분에서 60분 정도의 낮잠이 피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주었고, 이로 인해 혈압이 낮아지면서 일을 하면서 쌓였던 정신적 스트레스가 해소되었음을 의미한다. 즉, 낮잠이 심장 건강을 지키는데 도움이 되며 몸을 회복시키고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지나치게 많은 낮잠, 조기 사망률 높여

하지만 지나치게 많이 낮잠을 자는 것은 건강에 해롭다. 하루에 짧은 시간은 도움이 되지만, 지나치게 길게 자는 낮잠이 습관이 되면 조기 사망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학술지 '미국역학저널'(American Journal of Epidemiology)을 통해 발표된 왕위 렝(Yue Leng) 미국 캠프리지대학교(University of Cambridge) 교수와 연구팀의 연구 결과이다. (원문링크)

연구팀은 영국의 성인 남녀 1만 6000명의 수면습관을 13년동안 추적조사하였다. 그 결과, 하루 평균 1시간 또는 그 이상 낮잠을 자는 성인의 경우 조기 사망할 가능성이 약 32퍼센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하루 평균 1시간 이내로 낮잠을 잘 경우, 조기 사망률은 14퍼센트(%) 증가했다.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낮잠을 자주 자는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질병이었다. 이들에게는 폐질환, 기관지염, 폐렴 등의 질병을 앓을 확률이 높게 나타났다. 특히 매일 낮잠을 즐기는 사람의 경우, 호흡기 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무려 2.5배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낮잠이 폐 질환으로 인한 조기 사망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더 나아가 이미 폐에 이상이 생겼기 때문에 과도하게 낮잠을 자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결과이다. 짧은 낮잠은 건강에 큰 피해를 주지 않지만, 1시간 이상의 긴 낮잠은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이슬기 객원기자
justice0527@hanmail.net
저작권자 2014-07-2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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