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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이슬기 객원기자
2015-07-07

'나쁜 남자'도 아버지 되면 달라져 부성애, 모성애 만큼 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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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부성애보다는 모성애가 강하다고 생각한다. 대중문화 속에서 찾아봐도 부성애를 다룬 콘텐츠보다 모성애를 다룬 콘텐츠가 훨씬 더 많다. 하지만 부성애 역시 모성애 못지않게 강하다는 연구가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다.

뇌과학 측면에서 부성애는 뇌세포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 캐서린 듀락(Catherine Dulac) 교수팀은 지난해 5월 학술지 '네이처'(nature)를 통해 관련 연구를 발표했다. (원문링크)

연구팀은 부성애와 관련이 있는 뇌의 신경 세포에 초점을 맞춰 실험을 진행했다. 수컷 쥐가 다른 수컷의 새끼를 공격하는 특징을 실험에 적용했다. 빛을 비춰 특정 뇌세포를 자극하자, 새끼를 대하는 수컷 쥐의 태도가 달라졌다.

그 전까지는 공격하기 바빴던 수컷 쥐가 오히려 새끼를 보살펴 주고, 이들이 쉴 수 있는 자리까지 만들어준 것이다. 이는 수컷 쥐가 감각 페로몬에 영향을 받아 행동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즉,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는 뇌세포를 파괴하자 공격성이 급격히 줄어든 것이다.

그동안 부성애는 모성애에 비해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현대 가족 구조의 변화로 부성애 역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에 주목하는 학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 ScienceTimes
그동안 부성애는 모성애에 비해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현대 가족 구조의 변화로 부성애 역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에 주목하는 학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 ScienceTimes

흥미로운 것은 새끼를 낳지 않은 암컷 쥐에게 같은 실험을 했을 때도 이와 같은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모성애의 경우, 유아에 대해 어머니가 가진 애정을 말한다. 아이를 낳아본 어머니만이 가질 수 있는 일종의 감정이라고 할 수 있다.

새끼를 낳지 않은 암컷 쥐는 모성애를 가질 수 없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수컷 쥐처럼 특정 뇌세포를 빛으로 자극했을 때, 공격성이 사라졌고 새끼 쥐를 보듬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부성애든 모성애든 새끼를 돌보는 것은 뇌 세포와 연관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사람과 쥐는 모두 포유류이기 때문에, 사람에게도 쥐가 가지고 있는 '부성애' 뇌세포가 있을 수 있음을 추측할 수 있다. 사람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이 연구를 사람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유의미하다.

물론 사람의 육아와 쥐의 육아에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기본적인 수준에서 이번 연구는 뇌가 양육에 있어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해 알아 가는데 도움을 주었다. 사람의 경우에는 여기에 복잡한 사회적 환경과 문화적 경험이 추가되어 보다 복합적으로 구성된 부성애를 연구할 수 있을 것이다.

나쁜 남자도 아버지가 되면 달라질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심리학에서 나쁜 남자가 변하는 이유 중 하나로 부성애를 꼽고 있다는 것이다. 나쁜 짓을 많이 하던 남성도 때가 되어 아이를 기르면 범죄나 흡연, 음주 등의 행동이 감소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부성애가 나쁜 남자도 변화시키는 것이다.

미국 오리건 주립대 데이비드 커(David C. R. Kerr) 교수는 12~31세 사이 비행행동을 보이는 아동 및 청소년 191명을 20년간 추적 조사하였다. 매년 대상자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여 비행행동을 기록했고, 아이가 생기기 전후의 변화를 분석했다. (원문링크)

그 결과, 문제행동 경향이 높은 남성도 아버지가 되고 나서는 범죄율, 음주 및 흡연율이 현저하게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아이가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부성애가 형성되었고, 이것이 결정적인 행동변화의 계기가 된 것이다.

특히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에 아버지가 된 사람들에게서 더 큰 행동의 변화가 나타났다. 이는 나이가 들면서 조금 더 성숙해져서 아버지가 될 준비와 각오가 된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사회·문화적 변화로 부성애 강해져

일반적으로 모성애가 부성애보다 강하고, 아버지는 어머니의 역할을 대신할 수 없다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사회문화적 변화로 인해 이러한 통념이 바뀌고 있다. 아버지 역시 어머니만큼 아이를 잘 돌볼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오리건 주립대 사리나 새턴(Sarina Saturn) 교수는 부모에게 하나의 비디오를 보여주고, 이들의 뇌에서 정서적 네트워크 및 심리작용과 관련이 있는 뇌 부위의 활동을 스캔했다. (원문링크)

이 비디오는 아이를 양육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부모는 각각 이 비디오를 봤는데, 그 결과 육아에 있어 아내보다 뒤쳐진다고 생각하는 남성들은 아내에 비해 정서적 반응이 뒤떨어졌다. 하지만 직접 아이를 양육하고 있는 남성은 모성애가 발휘될 때 나타나는 여성의 뇌 반응과 매우 유사한 반응이 나타났다.

즉, 남성도 여성만큼 아이를 잘 돌볼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는 문화적 상황과 남성이 전보다 육아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 사회적 변화가 만들어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어머니가 부재할 때에는 이러한 능력이 더욱 강화된다.

이번 연구는 단순히 남성이 아버지와 어머니의 역할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남성이 육아에 있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양육권을 둘러싼 논쟁에서 여성과 비교하여 어떤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내리사랑'이라는 말이 있다.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을 말한다. 자식을 사랑하는데 있어 아버지이든 어머니이든 성별은 상관없다.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의 마음은 성별을 가릴 수 없다. 부성애보다 모성애가 더 강하다는 인식을 고쳐야 할 지도 모른다.

이슬기 객원기자
justice0527@hanmail.net
저작권자 2015-07-0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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