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은 누에와 함께 인류가 오래 전부터 길러온 곤충인데, 최근 꿀벌의 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연구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꿀벌의 수가 줄어드는 것은 인류에게 큰 재앙을 가지고 올 수 있다. 꿀벌과 같은 꽃가루 매개 곤충들이 사라지게 되면 그 영향으로 전 세계에서 한 해에 140만 명 이상이 사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지난달 16일 발표됐다. (원문링크)
사무엘 S 마이어(Samuel S Myers) 하버드 공중보건대(Harvard T H Chan School of Public Health, USA) 교수팀은 학술지 '란셋'(The Lancet)을 통해 관련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만일 꿀벌 등 꽃가루 매개 곤충들이 100% 사라지게 될 경우를 예상했다.
연구팀의 예상처럼 꿀벌과 같은 꽃가루 매개 곤충들이 100% 사라지게 되면, 전 세계적으로 과일 생산량의 22.9%가 감소하고 채소는 16.3%가 감소할 것이라고 보았다. 뿐만 아니라 견과류의 생산도 22.9%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과일이나 채소, 견과류의 생산 감소는 결국 저소득층이 값싸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연구팀은 이런 식재료의 감소가 전 세계 저소득층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농약 묻어있는 먹이 선호해서 사라지기도
그렇다면 꿀벌은 왜 사라지는 것일까. 그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다. 학자마다 다른 가설을 내세우고 있는데, 지난 4월에는 일부 꿀벌이 농약에 중독돼서 그 농약이 묻어있는 먹이를 선호하기 때문에 사라진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원문링크)
꿀벌이 니코틴계의 신경 자극성 살충제인 네오니코티노이드(Neonicotinoid)가 함유된 농약에 중독됐고, 이것이 들어있는 먹이를 선호하기 때문에 점차 그 수가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많은 학자들은 이 물질이 꿀벌 개체수를 감소시키는 원인으로 지목한 바 있다.
네오니코티노이드의 경우, 농작물 재배에 있어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이 물질은 농작물의 수분을 매개하는 꿀벌들의 기억과 위치파악 기능에 혼란을 일으킨다. 그래서 꿀을 찾아야 하는 능력에 나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연구를 비롯한 선행 연구로 인해 실제로 유럽연합(EU)에서는 이 성분이 든 농약 사용을 금지하려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농촌진흥청 역시 EU의 평가가 완료될 때까지는 이 성분이 함유된 농약에 대한 신규 등록이나 변경을 금지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도 꿀벌 개체수 감소에 영향
꿀벌 개체수 감소의 또 다른 원인은 바로 지구온난화이다. 꿀벌들이 지구온난화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기온이 낮은 지역으로 이주하지 못해서 죽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지금까지 꿀벌 개체수 감소에 대해 농약 사용, 기생충, 서식지 감소 등이 주원인으로 여겨져 왔다.
이번 연구는 기후 변화의 영향을 지적한 첫 번째 연구이다. 농작물의 중요한 수분 매개자가 되는 꿀벌에 관한 새로운 시각을 보여준 연구라고 할 수 있다. 제레미 커(Jeremy T. Kerr) 오타와 대학교(University of Ottawa, Canada) 교수팀은 지난 7월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를 통해 관련 연구를 발표했다. (원문링크)
지구 온난화로 인해 기후 변화가 일어났고, 이로 인해 꿀벌의 서식지가 줄면서 사라지게 되었다고 밝혔다. 각 대륙 전역에서 수분 매개자들이 급속히 감소하고 있는데, 이는 명확하게 농약 사용이나 개발로 인한 서식지 감소에 기인한 것과는 다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빠른 속도로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생각만큼 새 지역으로 이주해 개체군을 새로 확립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나비는 기온 상승에 따라 계절 이동 패턴을 변화시켜왔지만, 꿀벌은 그렇지 못하고 있다. 온난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꿀벌은 곤충 수분에 의존하는 식물의 80%를 담당하고 있고, 이런 수분 서비스의 경제적 가치는 연간 세계에서 1530억 달러(약 165조 6800억)으로 추산되고 있다. 꿀벌 개체수의 감소는 자연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농업과 경제 전반에 있어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금부터라도 꿀벌 개체수 감소를 막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 이슬기 객원기자
- justice0527@hanmail.net
- 저작권자 2015-08-0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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