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나 버스를 오래 타면 피곤한 이유가 뭘까. 이유는 `저주파 소음 탓'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역학그룹 정성수 박사는 전국을 돌며 2년간 이런 대중교통 수단의 저주파 소음을 측정한 결과, 약간씩 차이는 있지만 매우 심한 저주파소음이 발생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최근 냈다.
저주파 소음은 귀로는 듣지 못하지만 뇌와 장기 등 온몸이 느끼면서 호르몬 분비에 이상을 일으키고 각종 스트레스를 일으키기도 한다.
인체에 해로운 수준의 소음을 만드는 이런 저주파는 고래 등 특정 동물만이 들을 수 있다.
정 박사는 KTX와 서울 지하철 1-8호선, 부산.광주.대전 지하철, 고속버스.시내버스 안팎에서 저주파 소음을 측정했다. 이 소음은 객차 밖보다 안이 더 심했다.
KTX 객차에서는 광산이나 토목공사에서 바위에 구멍을 뚫는 착암기가 내는 정도(소음 세기 100dB)의 저주파 소음이, 서울 지하철에서는 노선 별로 차이는 있지만 대형 트럭이 지나가는 소리(95dB)에서부터 착암기 소음(100dB), 록밴드 연주 수준의 소음(110dB)이 운행중 나오는 것으로 측정됐다.
고속버스의 저주파(115dB)가 가장 심해 대부분 지하철과 KTX 이상의 소음을 냈다.
또 트럭은 100dB, 승용차도 이보다는 적었지만 90dB 정도의 저주파 소음이 발생했다.
이런 정도의 저주파 소음은 온몸에 압박.진동감을 느끼게 한다. 장시간 노출될 경우 신체.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게 외국의 연구 결과다. 정 박사가 측정한 대부분의 대중교통 수단이 인체에 유해한 정도의 소음을 내는 것으로 추정됐다.
정 박사는 "미국이나 일본은 저주파 소음에 대한 연구 역사가 40년을 넘었지만 국내는 아직 기초 단계"라며 "우리도 그 원인을 찾아 현상을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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