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공룡보다 3천만년 앞선 2억6천만년 전 나무 위에서 살았던 최고(最古)의 등뼈동물 화석이 확인됐다고 BBC뉴스와 디스커버리 채널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이는 지금까지 알려진 최초의 수상(樹上) 포유류보다 1억년이나 앞선 것이다.
수미니아 제트마노비(Suminia getmanovi)로 명명된 이 고대 동물 화석은 지난 1994년 러시아에서 15마리 이상이 온전한 형태로 발견돼 국제 연구진에 의해 수상 생활을 했음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이 연구는 영국 생물학회지 프로시딩스 B.에 발표됐다.
연구진은 코 끝에서 꼬리 끝까지 몸길이 약 50㎝인 수미니아가 몸통에 비해 긴 팔다리를 갖고 있었으며 손발의 길이가 팔다리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길고 특히 손가락과 발가락 끝이 매우 길어 나무를 붙잡거나 타고 오르는 등 수상 생활에 적합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냅시다'(단궁류)로 분류되는 이 동물의 손ㆍ발가락 끝은 오늘날 새의 갈고리발톱처럼 생긴 길고 구부러진 연한 케라틴질로 이루어져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수미니아의 양손발에 반대편과 마주 댈 수 있는 손ㆍ발가락이 한 개씩 있어 마치 엄지 손ㆍ발가락과 같은 형태를 갖고 있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냅시다는 안와(眼窩) 뒤쪽에 구멍이 한 개 있는 동물을 가리키며 이에 속하는 유일한 다른 동물은 포유류인데 이 구멍은 씹기에 필요한 턱 근육이 자리잡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포유류가 아닌 시냅시다는 과거엔 `포유류와 비슷한 파충류'로 알려져 있었지만 실제로 이들은 파충류가 아니며 오히려 포유류에 더 가깝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수미니아와 기존의 최고 수상동물 사이에 1억년이나 되는 간격이 있음을 지적하면서 "훗날 작은 동물들이 나무 위에서 살 수 있게 만든 성공적인 진화상의 변화, 또는 다양화의 증거를 이렇게 볼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수미니아가 특화된 손발의 진화 덕분에 지상의 치열한 먹이 다툼에서 달아나고 포식자를 피할 수 있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은 최초의 수상 동물이 나타나기 전에 육지의 등뼈동물 세계는 다양한 크기의 포식자와 비교적 작은 초식동물로 이루어졌을 것이며 대부분의 먹이는 곤충과 수생(水生) 유기물이 제공했을 것으로 추측했다.
그러다가 육지 생태계가 오늘날의 지구와 보다 비슷해진 훗날엔 많은 초식동물들이 비교적 적은 수의 포식동물들의 먹이가 됐을 것이며 이런 환경에서 일부 동물은 굴을 파고 살았고 수미니아와 같은 다른 종들은 나무 위로 올라가 살게 됐으리라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 연구는 나무를 타는 작은 동물들과 땅에 사는 몸집 큰 초식동물들사이에 먹이가 분할됐음을 보여주는 최초의 증거"라고 지적했다.
- (서울=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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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09-07-3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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