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양쯔강에 서식하는 철갑상어가 멸종되었거나 곧 멸종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국제학술지 ‘Science Advances’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중국이 40여 년간 공들였던 ‘양쯔강 어류 구조 프로젝트’에도 불구하고 철갑상어를 포함한 5개 어종을 멸종 위기에서 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는 2018년 중국 연구진이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발표했던 예측보다 더 앞당겨진 것으로 당시 연구진은 “철갑상어가 양쯔강에서 10~20년 안에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연구진은 양쯔강에 건설된 댐이 주요 원인이라고 밝히면서, 세계 곳곳에 건설된 댐이 이동성 어류의 급감에 미치는 영향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쯔강 보호법에도 무너지는 생태환경
중국인들에게 ‘어머니의 강’으로 불리는 양쯔강은 길이 6,387km, 면적 180만㎢로 중국에서 가장 길고 세계에서 세 번째로 긴 강이다. 중국 칭하이-티베트고원의 산에서 발원하여 대륙 중앙부를 가로지르는 물줄기는 중국의 11개 성급 행정구역을 지나며 남방 지역의 역사와 함께 흘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뿐만 아니라 양쯔강은 생물 다양성과 담수 생태계 등 생태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강이다. 대표적으로 양쯔강 돌고래는 약 2천만 년 전부터 양쯔강에서만 서식하는 고유종으로 중국인들에게 신성시되었고, 생태학적 가치도 높다.
하지만 ‘양쯔강의 하얀 여신’으로 불리던 양쯔강 돌고래는 세계자연보전연맹으로부터 멸종 위기종(CR)으로 지정되었고, 중국의 보물인 주걱철갑상어는 멸종이 선언됐다. 급격한 경제성장으로 인한 환경오염, 무분별한 포획, 이상기후 등이 원인이다.
후아 팡귀안 북경대학 교수는 2022년 CNN과의 인터뷰에서 “양쯔강에서는 매년 새로운 생물종을 발견하고 있지만, 아직 알려지지 않은 물고기와 기타 수생생물이 조용히 멸종 위기에 직면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중국은 2021년에 ‘양쯔강 보호법’을 시행했다. 이 법은 수질오염 방지, 생태환경 복구, 지속가능한 발전, 법적 책임 등 총 9장으로 구성되어 양쯔강 유역의 생태환경을 복구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중국 폐수 배출량의 40%가 양쯔강으로 흘러들어 심각한 수질오염 문제가 대두되자 이를 막고, 또 어업 금지령을 내려서 강의 정화와 어족 자원 보존을 하겠다고 밝혔다.
다행히 중국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양쯔강 보호법 이후 생태계 일부가 살아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양쯔강에 지어진 대규모 댐들이 여전히 생태계를 교란하는 매우 위협적인 요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댐 건설이 가져온 나비효과
2021년 2월 세계 16개 환경보존단체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1970년 이후 이동성 어류의 76%가 감소했으며, 전 세계 대형 물고기 개체 수는 무려 94%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감소 원인과 역학조사 등의 연구는 주로 남획과 수질오염에 초점을 두었다. 상대적으로 댐 건설로 인한 영향을 과소평가했고, 가용 데이터가 부족한 탓에 댐 요인의 기여도를 구별하는 것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대규모 댐 인근에서 개체군이 붕괴되거나 멸종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댐은 민물과 바다를 오가는 이동성 어류의 길을 막는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대부분의 국가가 담수 자원의 다목적 활용을 위해 댐을 건설해 현재 전 세계에는 높이 15m 이상의 댐이 58,000개 이상으로 추산된다. 중국 양쯔강에도 1970년대 최초의 댐이 건설된 이후 12개의 대규모 댐이 완공되었다. 중국 수자원 및 수력발전 연구소는 이들 댐에서 어류 보존에 관한 모든 연구를 진행하여 5가지 어종을 주요 보존 대상으로 식별했다. 5가지 어종은 중국 철갑상어(Chinese sturgeon), 중국 띠상어(Chinese sucker), 중국 코리우스(Coreius guichenoti), 중국 주걱철갑상어(Chinese paddlefish), 양쯔 철갑상어(Yangtze sturgeon) 등이다.
연구진은 이 5가지 어종의 생애 주기, 이동 패턴, 댐 영향 계수를 포함하는 분석 도구를 활용하여 ‘유효하지 않은 자원’, 즉 댐 장벽으로 인해 번식할 수 없는 개체들을 정량화했다. 이들은 댐으로 인한 환경 변화로 인해 수명주기를 완료하지 못하거나 재생산하지 못하기 때문에 멸종 위기에 놓이게 된다.
연구결과 5가지 어종이 이동 패턴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유효하지 않은 자원의 비율이 높았다. 특히 상류 댐이 건설되면 어류 개체 수가 매년 거의 절반으로 감소했고, 산샤(Xiangjia)댐과 시뤄두(Xiluodu)댐이 가장 큰 영향(β=0.53)을 미쳤다.
실효성 있는 ‘어류 보존 프로젝트’란?
연구진은 연구 대상인 다섯 종의 어류는 이미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잃었다고 말했다. 불행하게도 산란장, 먹잇감, 이동로가 양쯔강 댐으로 인해 파괴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중국 주걱철갑상어를 제외한 나머지 4개 종은 부화장에서 사육하며 보존하고 있지만, 이들이 돌아갈 야생의 환경이 바뀌지 않는다면 결과는 뻔하다는 게 연구진의 입장이다.
이 같은 상황을 인지한 미국과 유럽에서는 댐을 제거하여 생태를 복원하는 계획이 수립되고 있지만 중국의 입장은 다르다. 따라서 연구진은 양쯔강의 유일한 어류 보존 프로젝트는 댐의 생태학적 관리에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이 제안한 바에 따르면 중국 패들피쉬를 구하기 위해서는 10월 22일부터 11월 15일까지 거저우댐 아래 산란지의 수온을 2.7℃ 낮춰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수온의 범위가 18~20℃를 유지되어야 하는데, 이것이 가능하게 하기 위해 캐스케이드댐의 생태학적 운영과 국소 냉각 기술을 통합할 것을 제안했다.
- 김현정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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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4-06-1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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