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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민재 리포터
2023-11-29

드디어 풀린 미스테리, 식물이 빛을 보는 방법 뇌도 눈도 없는 식물이 어떻게 식물을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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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은 어떻게 빛을 볼 수 있을까?

식물은 어떻게든 빛을 향해 자신의 몸을 뻗는 방법을 알고 있는듯하다. 즉, 인간이나 다른 동물과는 다른 방식으로 빛을 "보는"것이다. 드디어 수수께끼가 풀렸다. 과학자들은 눈도, 뇌도 없는 식물이 어떻게 빛의 방향을 따라 성장하는지 알아냈다. 과연 식물은 어떻게 빛을 볼 수 있을까?

과학자들은 눈도, 뇌도 없는 식물이 어떻게 빛의 방향을 따라 성장하는지 알아냈다. © Jerry Jackson/Zumapress/picture alliance

스위스 로잔 대학의 크리스티안 판크하우저(Christian Fankhauser)가 이끄는 국제 연구진은 식물이 빛이 비치는 방향으로 자신들이 자랄 장소와 방법을 결정하는 방법인 굴광성(Phototropism)에 관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에 참여한 과학자들은 식물이 이 굴광성으로 인해서 가능한 한 많은 빛을 받기 위해 자신의 잎을 태양을 향해 배치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해당 연구는 2023년 11월 23일 사이언스지에 게재되었다.

굴광성은 빛의 자극이 식물의 생장에 미치는 효과를 말하는데, 주로 청색광에 의해 유도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줄기처럼 빛이 오는 방향으로 굽는 성질을 양굴광성 그리고 뿌리처럼 빛의 반대 방향으로 굽는 성질을 음굴광성이라고 부른다. 사실 식물의 이러한 빛 지향적 움직임은 19세기 말 찰스 다윈과 그의 아들 중 한 명에 의해 처음 발견되었다. 이들은 식물을 한쪽에 촛불만 켜진 어두운 방에 두었을 때 식물이 빛을 향해 구부러지는 것을 발견했다.

식물도 사람처럼 볼 수 있을까?

굴광성은 광수용체(photoreceptors)에 의해 촉진된다. 연구를 이끈 판크하우저는 바로 이 식물의 광수용체가 인간과 다른 동물의 눈에서 발견되는 수용체와 동일한 기능을 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물론 눈에서 발견되는 수용체와 식물에서 발견되는 수용체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판크하우저에 따르면 인간과 다른 동물이 사용하는 시각 수용체는 눈에만 국한되어 있는 반면, 식물은 이러한 수용체로 덮여 있어서 사방에서 볼 수 있다고 한다. 마치 온몸에 눈알이 있는 것과 같은 셈이다.

광원이 바로 위에 있으면 탈레크레스 식물은 똑바로 자라지만(왼쪽), 광원이 측면에서 오면  식물은 잎이 광원을 향해 기울어져 자란다 (오른쪽). © Marina Legris/UNIL

또 다른 차이점으로 인간과 동물은 실제 이미지를 인식할 수 있지만, 식물은 빛의 양, 색상, 지속 시간 및 방향과 같은 빛의 요소만 인식할 수 있다는 사실을 들 수 있다.

그렇다면 식물은 빛의 방향을 어떻게 감지할까?

판크하우저와 그의 팀은 식물의 청색광수용체 단백질의 일종으로 빛의 방향을 추적하는 포토트로핀(phototropins)이라는 특정 광수용체의 메커니즘을 연구했다. 현재까지 과학자들은 포토트로핀이 빛이 오는 방향을 "보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었지만, 포토트로핀 내에서 어떤 메커니즘이 눈처럼 작용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판크하우저는 포토트로핀은 태양의 위치를 추적하여 항상 최대량의 광자를 얻을 수 있는데 이는 태양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변환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태양 전지판과 유사하다고 묘사한다.

연구진은 돌연변이 탈레크레스 식물(Thale Cress)을 관찰하여 이 사실을 알아낼 수 있었다. 탈레크레스 식물은 줄기가 흰색이지만, 돌연변이 탈레크레스 식물은 줄기가 투명하여 빛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할 때 과학자들은 이를 바로 인식할 수 있다. 이를 통해서 과학자들은 해당 돌연변이 부분의 본 기능을 파악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몇 가지 가설과 검증 및 실험을 거친 끝에 투명한 줄기를 가진 돌연변이 식물은 식물 내 세포 간 채널에 물과 같은 액체가 있고, 돌연변이가 없는 식물은 공기로 채워져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이 공기의 존재가 식물이 하늘에서 광원을 감지하고 빛을 향해 성장할 수 있게 해준다고 설명한다.

정상 유채과 야채(왼쪽)는 빛을 향해 구부러지는 반면, 돌연변이 식물은 빛에 반응하지 않는다. © Marina Legris/UNIL

판크하우저 그룹의 박사후 연구원이자 이 연구의 공동 제1저자인 마리나 레그리스 박사(Dr. Marina Legris)는 공기와 물은 굴절률이 다르기 때문에 빛이 위 묘목을 통과할 때 산란이 일어나게 되며 이를 통해서 해당 물질을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녀는 이러한 매커니즘이 마치 나방이 램프에 달라붙는 것과 같이 식물이 공기를 통해서 빛을 향해 나아가는 방식이라고 설명한다.

김민재 리포터
minjae.gaspar.kim@gmail.com
저작권자 2023-11-2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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