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화학자처럼 화성에 있는 암석을 스스로 분석하고 그 안에 포함된 물질을 이용해 산소 발생에 필요한 촉매를 만든 뒤 현장에서 산소를 생산할 수 있는 로봇 인공지능(AI) 화학자가 개발됐다.

중국과학원(CAS) 산하 중국과학기술대(USTC) 장준 박사팀은 14일 과학 저널 '네이처 합성'(Nature Synthesis)에서 인간 개입 없이 화성 암석에서 산소를 생산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촉매를 만드는 로봇 AI 화학자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로봇 AI 화학자는 실제 화성 운석으로 산소 발생 촉매를 만들었으며, 이 촉매는 화성 온도인 영하 37℃에서 장기간 성능 저하 없이 산소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음이 확인돼 향후 화성 유인 탐사에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기대된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화성 유인 탐사를 계획하는 등 인류의 화성 방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인간의 화성 방문과 화성에서의 생존할 수 있으려면 생명 유지와 로켓 추진체 등에 필요한 산소 등 필수 물질 조달이 해결돼야 한다. 특히 최근 화성에서 물 존재 증거가 발견되면서 물에서 산소를 생산하는 게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산소 발생 반응(OER) 촉매를 지구에서 가져가는 대신 화성 물질로 현장에서 만드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화성 암석을 스스로 분석하고 암석에 들어 있는 성분을 이용해 산소 발생 촉매를 만든 다음, 촉매 성능 테스트를 반복하면서 최적의 촉매를 찾아내는 로봇 AI 화학자를 개발했다. 실제 화성에서 왔거나 화성에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된 5가지 종류의 운석을 이용한 성능 검증에서 로봇 AI 화학자는 운석 전처리, 촉매 합성, 특성 분석, 촉매 테스트, 최적 촉매 검색 등 전 과정을 사람 개입 없이 수행해냈다.

연구팀은 이 로봇 AI 화학자는 기계학습을 이용해 운석 성분으로 만들 수 있는 300만 가지 이상의 촉매 중에서 최적 촉매를 자동으로 빠르게 식별해냈다며 이 과정은 인간 화학자 1명이 할 경우 2천년이 걸리는 방대한 작업이라고 말했다. 또 로봇 AI 화학자가 만든 촉매는 모의 화성 조건에서 실제로 작동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촉매는 전류밀도 10㎃/㎠와 과전위 445.1㎷에서 55만초 이상 안정적으로 작동했으며, 화성 온도인 영하 37℃에서도 별다른 성능 저하 없이 산소를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 박사는 "미래에 AI 화학자 도움으로 화성에 산소 공장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인간 생존에 필요한 농도의 산소 생산에는 15시간의 태양 빛만 있으면 된다"며 "이 획기적인 기술을 통해 화성에서 사는 꿈에 한 발 더 다가서게 됐다"고 말했다.

◆ 출처 : Nature Synthesis, Jun Jiang et al., 'Automated synthesis of oxygen-producing catalysts from Martian meteorites by a robotic AI chemist', https://www.nature.com/articles/s44160-023-004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