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주관한 버추얼스포츠 올림픽이 성료했다. 지난 3월 1일부터 시작된 ‘2023 올림픽 e스포츠 시리즈’는 글로벌 가상시뮬레이션 스포츠대회로서 올해에는 10개의 종목이 선정됐으며, 버추얼 태권도가 유일한 격투 종목으로 포함됐다.
올림픽 e스포츠 시리즈는 디지털기술을 기반으로 기존의 e스포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올림픽 무브먼트를 이끌어갈 새로운 시도라는 평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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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e스포츠 대회, 전 세계의 이목 집중
IOC가 국제연맹 및 게임 퍼블리셔와 공동으로 개최한 ‘올림픽 e스포츠 시리즈’는 3월 1일에 개막해 전 세계 프로 선수 및 아마추어 선수들이 초대돼 예선전을 치뤘다. 그리고 6월 22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된 ‘올림픽 e스포츠 위크’는 e스포츠 시리즈의 결승전이면서 동시에 최신 e스포츠 기술 전시 및 패널 토론, 교육, 쇼 등을 선보였다.
이번 올림픽 e스포츠 대회에는 ▲양궁(Tic Tac Bow) ▲야구 (WBSC eBaseball™: POWER PROS) ▲체스(Chess.com) ▲사이클(즈위프트) ▲댄스스포츠(저스트 댄스) ▲모터스포츠(그란 투리스모) ▲요트(Virtual Regatta) ▲사격(포트나이트) ▲태권도(Virtual Taekwondo) ▲테니스(Tennis Clash) 등 총 10개 종목이 선정됐다. 선정된 종목 모두 스포츠 기반 게임이며, 격투 종목으로는 버추얼 태권도가 유일하다.
때문에 종목 선정에 e스포츠 특화 게임이 배제된 것에 대한 아쉽다는 의견이 나왔다. 특히 ‘리그 오브 레전드’와 ‘카운터 스트라이크’ 등은 이미 세계적 규모의 e스포츠 대회를 운영 중인 게임인데도 불구하고 IOC가 이를 포함시키지 않은 것에 대한 비판이 잇따랐다.
IOC는 공식 의견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2018년에 발표한 e스포츠 구상안을 보면 종목 선정 기준을 알 수 있다. 폭력과 전투, 테러리스트가 등장하는 ‘킬러 게임’은 올림픽의 가치에 반대되기 때문에 스포츠를 통한 국제평화 증진이라는 대의명분에 맞춰 종목을 선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여전히 e스포츠를 둘러싼 다양한 의견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 e스포츠는 ‘손 안에 스포츠’, ‘새로운 놀이 문화’, ‘디지털과 만난 스포츠’, ‘지속가능한 스포츠’ 등으로 세계인의 관심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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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e스포츠 시리즈의 유일한 격투 종목, 버추얼 태권도
이번 올림픽 e스포츠 시리즈에서 버추얼 태권도(Virtual Taekwondo)는 유일한 격투 종목이다. 때문에 이 경기를 구현하는 기술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았다.
버추얼 태권도는 헤드셋을 착용하고, 모션 트래킹 장치를 손과 종아리에 부착해 접촉 없이 일대 일 버추얼 스파링을 펼치는 방식이다. 경기에 입장한 선수들의 신체에 부착된 센서는 실제 태권도와 유사하게 움직임을 추적하고, 상대편의 게이지(측정값)를 먼저 소모하게 만들면 우승이다. 때문에 실제로 태권도를 할 줄 알아야 참가할 수 있지만, 버추얼 경기이다 보니 나이, 성별, 신체 조건 없이 어떤 누구와도 겨룰 수 있다. 다만, IOC는 이번 대회에는 일반 참가자를 받는 대신 태권도 선수 16명을 초청해 대회를 진행했다. 한국에서는 올림픽 메달리스트 황경선 선수가 참가했다.
이 밖에 댄스스포츠(저스트 댄스), 야구(파워 프로), 모터스포츠(파워프로), 사이클(즈위프트)는 일반 유저들에게도 익숙한 게임이다. 예컨대 즈위프느는 실내 자전거와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것으로 실내 공간에서 자전거를 타면서 모니터에 나오는 가상의 트랙을 달리는 방식이다. 한편, 양궁, 요트, 테니스는 모바일 게임으로 경기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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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를 주목하라
e스포츠는 세계가 주목해야 할 기술 트렌드 중 하나로 꼽힌다. CES 2019는 “멈출 줄 모르는 소비자 기술산업(Consumer Technology Industry)의 성장”을 언급하며 인공지능, 스마트홈, 디지털 헬스케어, 복원력을 갖춘 스마트 도시와 함께 e스포츠를 주목했다. 2000년대 후반 블리자드(Blizzard)의 대표 게임인 스타크래프를 시작으로 e스포츠 시장이 형성됐고, e스포츠를 관람하는 팬들이 등장하면서 전문적인 중계방송 및 스트리밍, 보다 실감나는 그래픽·사운드 기술, 게임엔진 하드웨어, 플랫폼 등이 끊임없이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e스포츠의 산업적 위상은 상승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뉴주(Newzoo)가 발표한 ‘2022 Global Esports Market Report’에 따르면 전 세계 e스포츠 산업 규모는 2022년 기준 13억 8400만 달러로 집계됐다. 2025년에는 18억 6620만 달러로 연평균 13.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글로벌 e스포츠 시청자 수는 같은 해 5억 3200만 명이며, 2025년까지 연평균8.1% 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처럼 e스포츠 시장과 산업이 성장하고 주류 영역으로 부상하자 e스포츠 발전 방안에 대한 각 분야의 고심도 깊어진 모양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제1회 올림픽 e스포츠 위크는 ‘올림픽 e스포츠 포럼’을 동시 개최했다. 포럼에는 테크놀로지, 게임 산업, 스포츠계 등 관련 산업계 리더와 세계 정상의 프로게이머 등이 참여하여 e스포츠 발전 방안을 주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알리바바 그룹의 CMO인 크리스 퉁(Chris Tung)이 e스포츠 기술 개발에 관한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두 번째 세션은 다양성, 형평성 및 포용성을 주제로 패럴림픽 수영 메달리스트 테레사 고(Theresa Goh)가 연설을 했다. 건강 및 클린 e스포츠, e스포츠 선수 복지 등도 별도의 세션에서 다뤄졌다. e스포츠를 전통적인 스포츠 영역에서도 바라보겠다는 의지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이달에 열린 로잔 정상회담에서 “e스포츠는 명백히 성장 중인 종목이며,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종목이다. 올림픽 무브먼트는 이러한 현상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말한 것의 연장선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IOC가 본격적으로 e스포츠에 대해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전통적인 스포츠의 가치와 고유의 신체적 특징을 살린 새로운 e스포츠 종목의 탄생을 기대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e스포츠와의 상생 및 협력이 지속되면 e스포츠의 내외연이 확장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알려진대로 올해 개최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는 전통적 e스포츠 종목인 ▲피파 온라인4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왕자영요 ▲도타2 ▲리그 오브 레전드 ▲몽삼국2 ▲스트리트 파이터5 등 8개 종목이 선정돼 경기를 펼칠 예정이다. 이처럼 e스포츠의 위상은 올림픽 e스포츠 시리즈,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비롯해 앞으로 개최 예정인 e스포츠 대회를 계기로 더욱 극대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 김현정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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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3-07-3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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