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동물원에 사는 푸바오의 인기가 뜨겁다.
자이언트판다 종인 푸바오는 2020년 7월, 한국에서 자연 번식으로 태어나 올해로 만 3세가 됐다. 태어날 때 몸무게 197g의 작은 생명체가 지금 100kg을 넘을 정도로 자랐지만 판다 특유의 귀여운 얼굴과 사육사들과 끈끈한 유대관계는 친근감을 준다. 특히 ‘판다 할아버지’로 불리는 강철원 사육사에게 매달리고 장난치는 모습을 담은 쇼츠 영상은 천만 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올해 상반기 국내 최고 인기 동영상 중 하나에 올랐다.
‘푸뚠뚠, 푸공주, 푸요미’ 등의 애칭으로 불리며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푸바오는 내년 7월께 중국으로 송환될 예정이다. 예정된 이별이지만, 벌써 이별을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잇따른다. 하지만 푸바오의 ‘자자손손’을 위해서는 그들의 삶을 존중하고, 우리는 이별할 준비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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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트판다, 종 보전을 위한 노력이 필요
푸바오가 중국으로 가야 하는 이유는 자이언트판다의 종 번식 때문이다. 중국은 자이언트판다의 특별 관리를 위해 오로지 임대 형식으로 판다를 대여하는데, 성 성숙이 이루어지는 생후 4년 차에는 짝을 찾으러 본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알려진 대로 자이언트판다는 대표적인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됐었다. 다른 종들과 마찬가지로 무분별한 개발과 기후변화, 지진 등이 자이언트판다의 서식처를 파괴했기 때문이다. 특히 기후변화는 생존에 필수적인 먹이 환경을 해치는 주 원인으로 꼽힌다.
자이언트판다가 섭취하는 대나무 종류는 25종에 불과하다. 대나무 종류가 1250여 종에 달하는 것에 비하면 매우 한정적인데, 대나무의 분포 및 다양성이 감소하게 되면 이들이 먹이를 확보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런 이유로 자이언트판다 개체 수가 줄면 서식지의 생태계 전체에 심각한 적신호가 켜지게 된다.
한편 같은 생태계를 공유하는 타킨, 황금원숭이, 너구리판다, 따오기 등은 이미 극심한 멸종위기에 처해 있어 이들의 서식지를 보존하면서 종을 보호해야만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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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부터 세계자연기금(WWF)와 중국 정부가 ‘자이언트판다 보전 활동’을 추진 중이다. 또, 이와 병행하여 ‘자이언트판다 번식 프로그램’을 진행한 결과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었다. 2013년 제4차 중국 자이언트판다 조사 자료에 따르면 개체 수가 10년 전보다 16.8% 증가한 1964마리로 집계됐다. 서식지 또한 11.8% 증가한 258만 헥타르로 확대됐다.
이런 긍정적인 변화에 힘입어 2016년에 세계자연보전연맹(IUCCN)은 자이언트판다를 멸종위기종 등급 중 위기종에서 취약종으로 조정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종 보존을 위한 관심과 보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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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바오를 향한 애정,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 확대할 필요
서식지 환경은 멸종위기종을 위협하는 가장 위험한 요인으로 꼽힌다. 따라서 세계자연기금(WWF)이 추진하는 ‘자이언트판다 보전 활동’은 풍부한 먹거리가 있는 서식 환경을 만드는 데 초점을 둔다. 자이언트판다는 현재 개체 수가 얼마 남지 않은데다 남은 개체들마저 서식지가 파편화돼 번식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WWF는 이들의 주요 서식지인 중국 정부가 ‘자이언트판다 자연보호구역’을 지정하도록 지원했다.
WWF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프로젝트는 ▲자이언트판다 자연보호구역 지정 ▲자이언트판다 생태통로 조성 ▲서식지 복원 ▲자이언트판다 서식지의 통합 관리 ▲관리역량 강화 ▲주요 서식지 내 지역사회와의 협력 등으로 진행됐다.
특히 WWF는 고립된 자이언트판다의 서식지를 다른 판다의 서식지와 연결하는 ‘생태통로 조성’이 최우선 목표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서식지 복원과 서식지의 통합 관리 등을 병행했고, 민샨(岷山), 친링(秦岭), 충라이산(邛崃山), 롄산(梁山) 산악지대와 같은 주요 서식지 통합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원래 계획대로 2015년까지 6개의 생태통로를 조성하는 성과를 거두었고, 개체 수의 증가도 확인됐다. WWF는 2025년까지 자이언트판다의 서식지를 확대하여 개체 수를 10% 증가시키고, 서식지의 생물다양성과 생태계 보전을 강화하는 목표를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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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대로라면 일년 후 푸바오와 ‘예정된 이별’을 해야 한다. 하지만 푸바오를 통해 자이언트판다가 여전히 멸종의 위험을 안고 있는 종이라는 것, 그리고 그들의 삶을 존중해야 공존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얻었다. 가장 가까이서 푸바오를 돕는 강철원 사육사가 한 TV 프로그램에서 “같이 지내다 보면 정이 들지만, 동물의 삶을 살아가도록 돕는 게 중요하다.”고 한 말처럼 이제 푸바오가 자이언트판다 종의 일원으로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응원을 보내야 할 때다.
- 김현정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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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3-06-2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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