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접종 후 증후군?
이제는 이름만 들어도 피로감을 느끼는 코로나19 (COVID-19) 바이러스이다. 지난 3년간 우리는 크나큰 사회적 고립을 겪었으며 사랑하는 사람들과 슬픈 이별을 했다. 누적 확진자는 7억 명을 넘었으며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는 자그마치 700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인류 역사상 최악의 바이러스로 평가받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는 백신으로 인한 크고 작은 문제 역시 심각했다.
물론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단기간에 면역력을 확보시키려는 목적에 따라 장기간의 임상 실험이 생략되며 생각보다 훨씬 더 빨리 세상에 선을 보인 코로나 백신에 대해서, 더 많은 인류를 구한 백신의 과학적인 목적을 간과하면 안 된다. 하지만, 보다 이른 시일 내에 출시하려던 코로나 백신 탓에 우리는 크고 작은 부작용을 겪은 것도 사실이다.
이제 겨우 코로나바이러스를 졸업하려는 인류에게 코로나 감염 후유증(롱코비드 Long Covid) 증후군이라는 증상의 진단조차 어려운 달갑지 않은 손님이 찾아오고 있다. 또한 코로나 백신 접종 후 증후군(Post-COVID vaccination syndrome)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드물지 않은 백신 부작용
백신이 소수의 사람에게 부작용을 일으키는 것은 사실 드문 일이 아니다. 긴 임상 기간을 안정적으로 통과한 백신들조차도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예를 들어서 연구에 따르면 H1N1 (신종플루; swine flu) 백신 투여 후 특이 유전적 요인을 가진 극소수의 환자에서 기면증(만성적인 수면-각성 주기 조절 불능)을 일으켰음이 보고된 바 있다. 하랄트 프뤼스 박사(Dr. Harald Prüs)는 당시 실제로 H1N1에 감염된 사람이 적었기 때문에, 백신에 대한 이러한 반응을 증명하기가 더 쉬웠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한꺼번에 감염되고 여전히 백신을 투여하고 있는 코로나19의 경우는 매우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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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백신 접종 후 증후군은 장기적인 코로나19와 마찬가지로 만성 피로 증후군(CFS/ME), 편두통, 근육통, 심혈관 질환 등 다양한 증상과 임상 양상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하지만 소위 백신 접종 후 증후군이라고 말하는 이러한 증상에 대해서 진단하기는 매우 어렵다. 증상은 매우 다양하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바로 코로나19 백신 접종 직후에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백신 접종 직후 이러한 증상이 나타났기 때문에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증후군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예방주사를 맞은 후에 증상이 나타났다고 해서 예방주사가 원인이 아닐 수 있다
이를 연구하기 위해서 베를린 샤리테 병원과 독일 신경퇴행성질환 센터(DZNE)의 과학자들이 나섰다. 연구를 이끈 하랄트 프뤼스 박사(Dr. Harald Prüs)는 감염된 사람들의 관점에서 보면 이는 완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지만, 예방주사를 맞은 후에 증상이 나타났다고 해서 예방주사가 원인이라는 의미는 아니라고 설명한다.
특히, 프뤼스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증후군이 규모 면에서 완전히 과대평가 되어 있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기본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심각한 부작용 의심 사례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2022년 10월 31일까지 독일의 백신 및 의약품을 담당하는 연방 기관인 폴 에를리히 연구소에 보고된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심각한 부작용 의심 사례는 약 51,000건에 달했다. 이에 일부 피해 당사자들은 백신 피해로 인해 백신 제조업체인 바이오엔텍에 대한 고소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신경퇴행성질환 센터(DZNE) 역시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정기적인 안전성 보고서를 발표했지만, 프뤼스 같은 전문가들은 이러한 사례의 대부분 경우 백신 부작용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인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한다.
백신 접종 후 증후군은 어떻게 진단할 수 있을까?
프뤼스는 샤리테의 신경과 클리닉에서 코로나19 이후 신경과 상담을 진행하며, 자신이 코로나19 백신 후 증후군을 앓고 있다고 생각하는 많은 사람을 만난 바 있다. 프뤼스는 백신의 주사 후 몇 주 후에 두통, 피로 또는 근육 약화 등의 증상이 나타난 경우가 많았기에 이는 실제로 연관성이 있을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COVID-19 백신 후 증후군은 증명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과학계에서 널리 인정하는 바이오마커(백신 접종에 반응하여 신체가 생성하는 특정 항체)가 전무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연구자들은 바이오엔텍/화이자 및 모더나 mRNA 백신 접종 후 심장 근육에 염증(심근염)이 발생한 사람들의 혈액에서 특수 항체를 발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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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역시 다른 백신과 교차 백신 투여 경우에 문제가 발생된 점이 이미 증명된 바 있다. 백신의 교차 접종에 반응하여 발생하는 매우 특정한 유형의 항체가 발견되었으며, 환자들은 다른 사유로는 현재까지 밝혀지지 않은 매우 특정한 패턴의 뇌정맥 혈전증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프뤼스는 이 경우만 현재 유일하게 과학적으로 증명된 백신 접종 후 부작용이라고 설명한다.
프뤼스는 팬데믹과 대대적인 백신 접종 캠페인 이후 전 세계 사람들이 만성 두통, 만성 피로 증후군, 심혈관 질환을 경험한다는 사실이 매우 혼란스럽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그는 독일에서만 매일 30건의 새로운 다발성 경화증 진단이 내려지고 있다고 설명하며, 확실한 과학적인 증거가 없이 이 모든 것을 백신 접종 탓으로 돌리는 것은 우리에게 거의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증후군에 대한 잘못된 진단은 다른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실제로 필요한 치료를 제공하려는 노력에도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뤼스와 같은 분야의 의사들은 실제로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증후군은 매우 드물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부작용으로 알려진 증상들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일반적으로 다른 원인이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COVID-19 백신 접종 후 환자의 몸에는 어떤 일이 발생할까?
현재 환자가 COVID-19 백신 접종 후 증후군에 걸렸을 때 정확히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의학적 이해는 매우 낮은 수준이지만 전문가들이 주장하고 있는 몇 가지 이론에 따르면 이는 기본적으로 백신에 의해 생성되거나 백신의 구성 요소인 스파이크 단백질과 감염 자체와의 교차 반응일 수 있다고 한다.
독일 면역학 학회 회장인 크리스틴 포크 박사에 따르면 감염 또는 백신 접종 후 스파이크 단백질에 대한 정상적인 항체를 생성할 뿐만 아니라 의도치 않게 자가 항체를 형성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특히 자가 면역 질환을 앓고 있는 많은 사람에게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이것이 바로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증후군과 장기적인 코로나19가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이유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포크의 아이디어는 현재로서는 이론일 뿐이며, 이 주제에 대한 더 많은 연구와 과학적인 증거가 필요하다.
- 김민재 리포터
- minjae.gaspar.kim@gmail.com
- 저작권자 2023-06-2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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