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타임즈 로고

제임스 웹, 토성의 달 엔셀라두스에서 수증기 기둥을 관측하다 카시니 탐사선으로 관측한 수증기 기둥보다 훨씬 더 큰 크기

  • 콘텐츠 폰트 사이즈 조절

    글자크기 설정

  • 프린트출력하기

맑은 얼음으로 뒤덮여있는 토성의 위성 엔셀라두스

토성의 6번째 위성인 엔셀라두스(Enceladus, Saturn II)는 지구 크기의 약 4% 정도밖에 안 되는 천체이지만 이미 대중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는 보이저 탐사선과 카시니-하위헌스 탐사선의 관측으로 인해서 위 위성의 분광학적 결과가 알려졌기 때문인데, 위 관측을 통해서 엔셀라두스의 표면은 놀랍게도 매우 깨끗하고 맑은 얼음으로 덮여 있음이 밝혀졌다.

카시니 탐사선이 관측한 엔셀라두스 © Cassini/NASA, JPL

엔셀라두스는 토성의 또 다른 위성인 타이탄(Titan, Saturn VI), 목성의 위성 유로파(Europa, Jupiter II) 등과 함께 태양계 위성 중 물이 존재할 확률이 가장 높은 천체 중 하나이다. 이 때문에 지구 밖 천체에서 생명체를 찾고자 하는 천문학자들에게도 항상 관측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천체이다.

 

엔셀라두스의 수증기 기둥 발견

주목할 만한 점은 엔셀라두스 남극 지방에서 물(수증기)기둥이 발견되었다는 점인데, 위 물기둥은 혜성과 비슷한 화학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화제가 되었다. 이를 통해서 엔셀라두스의 얼음으로 뒤덮인 외부와 암석으로 이루어진 중심부 사이에는 물이 존재하고 있다고 여겨지고 있다. 또한, 극지방의 간헐천과 같은 화산에서는 마치 목성의 이오 위성처럼 수증기, 얼음 결정 입자, 유기 화합물 등을 표면 틈새마다 뿜어내고 있는 모습도 확인되었다. 이를 천문학자들은 '호랑이 띠(tiger stripes)'라고도 부른다.

 

제임스 웹의 눈으로 본 수증기 기둥은 어떠한 모습일까?

앞선 설명과 같이 위 수증기 기둥은 과거 탐사선들이 매우 가까이 다가가서 촬영한 근접 관측 결과였기에, 먼 거리에서 관측하게 될 제임스 웹으로 본 수증기 기둥의 모습은 천문학자들에게 궁금증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카시니 탐사선으로 확인한 수증기 기둥(위 사진에서 아래 부분)보다 훨씬 더 큰 크기의 기둥을 관측한 제임스 웹 © NASA, ESA, CSA, Geronimo Villanueva (NASA-GSFC)

제임스 웹의 눈으로 본 엔셀라두스의 수증기 기둥은 실제로 매우 놀라웠다. 미항공우주국(NASA)의 표현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서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까지의 거리가 넘는 길이'의 수증기 기둥이 발견되었다. 이를 통해서 위성보다 대략 20배나 큰 거리로 수증기 기둥을 뿜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이는 카시니-하위헌스 탐사선의 눈으로 관측한 수증기 기둥보다 훨씬 더 큰 크기를 보여주고 있는데, 이렇게 먼 거리에서 이렇게 큰 수증기 방출이 관측된 것은 제임스 웹이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연구팀은 위 수증기 기둥의 관측과 함께 수증기 기둥이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에 관해서도 조사했다. 제임스 웹의 기기인 근적외선 분광기(NIRSpec)에 탑재된 통합 필드 장비(integral field unit)를 이용하여 촬영이 진행되었는데, 위 분광기를 이용하면 작은 영역의 모든 픽셀에 걸쳐 스펙트럼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위 모드는 주로 중력 렌즈 효과를 통한 먼 은하 관측 등에 이용되지만, 단일 표적에 대해서 가장 완전한 데이터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장비이다. 연구팀은 위 장비를 통해서 위 수증기 기둥이 물로 구성된 것을 확인했으며 약 30% 정도가 헤일로 부분에 머무르며 나머지 70%는 빠져나가서 토성에 물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측이 시사하는 바는?

연구를 이끈 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의 제로니모 비야누에바 박사(Dr. Geronimo Villanueva)는 처음 이 사진을 보며 자신이 잘못된 결과를 보고 있는 줄 알았다고 의견을 밝혔다. 물기둥의 크기는 위성의 20배가 넘었으며 남극 방출 지역을 훨씬 넘어서 매우 멀리까지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이 계산한 결과 수증기가 분출되는 속도가 초당 약 300 L 정도의 물을 방출하고 있다는 점이 밝혀졌다. 연구팀의 비유에 따르면 이 정도의 속도라면 올림픽 크기의 수영장을 단 몇 시간 만에 채울 수 있다고 한다 (참고로 보통의 정원 호스를 사용하면 2주 이상 걸림).

엔셀라두스는 토성 주위를 빠르게 공전하며 지속적으로 수증기 기둥을 뿜어내고 있기에 토성 주변은 도넛 모양의 헤일로가 형성되고 있다. © NASA, ESA, CSA, Geronimo Villanueva (NASA-GSFC)

하지만 이번 관측의 가장 중요한 점은 엔셀라두스가 토성 주위를 돌면서 엄청난 양의 물을 뿜어내며 토성과 그 고리 시스템에 물을 직접 공급하고 있다는 점이다. 비야누에바 박사에 따르면 엔셀라두스는 대략 33시간 만에 토성 주위를 공전하고 있는데, 계속해서 뿜어내는 수증기 기둥으로 인해 토성 주위 도넛 모양의 헤일로(빛이 대기의 물질 등에 등에 반사되어 둥근 띠 모양으로 관측되는 현상)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위 헤일로는 토성의 고리 중 가장 바깥쪽이자 가장 넓으며 밀도가 높은 E 고리 부분에 위치하고 있다.

엔셀라두스는 토성 주위를 빠르게 공전하며 지속적으로 수증기 기둥을 뿜어내고 있기에 토성의 주변은 도넛 모양의 헤일로가 형성되고 있다. © Villanueva et al. 2023

 

제임스 웹, 엔셀라두스를 지속적으로 관측할 전망

제임스 웹은 엔셀라두스의 관측을 계속 진행하며 데이터를 쌓을 전망이다.  NASA에 따르면 위 결과는 향후 다른 태양계 위성들의 직접 탐사를 통해서 바다 깊이, 얼음 지각의 두께 등을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수증기 기둥에서는 거의 대부분의 물 스펙트럼이 확인되었다. © Villanueva et al. 2023

연구팀의 공동 저자인 스테파니 밀람 박사(Dr. Stefanie Milam)는 현재 제임스 웹은 엔셀라두스의 거대한 수증기 기둥 관측을 통해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들이 어떻게 진화하고 변화하는지를 직접 측정할 수 있는 독특한 방법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를 통해서 다른 위성의 해저 및 해양의 구성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민재 리포터
minjae.gaspar.kim@gmail.com
저작권자 2023-05-31 ⓒ ScienceTimes

관련기사

목록으로
연재 보러가기 사이언스 타임즈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확인해보세요!

인기 뉴스 TOP 10

속보 뉴스

ADD : 06130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4~5층(역삼동, 과학기술회관 2관) 한국과학창의재단
TEL : (02)555 - 0701 / 시스템 문의 : (02) 6671 - 9304 / FAX : (02)555 - 235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아00340 / 등록일 : 2007년 3월 26일 / 발행인 : 정우성 / 편집인 : 윤승재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승재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는 모든 사이트의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적 가치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