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천왕성
태양계 일곱 번째 행성인 천왕성은 매우 독특하다. 먼저 천왕성은 공전 궤도면에서 약 90도 기울어진 상태로 자전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행성의 한 극지방은 수년 동안 일정한 햇빛이 내리비치고 있다. 반면 다른 극지방은 완전한 어둠이 드리워져 있기에 극심한 계절 차이가 나타난다.
천왕성은 내부의 화학적 구성으로 인해 얼음 거대 행성(Icy giant)으로 불린다. 천왕성 질량의 대부분은 작은 암석 핵 위에 물, 메탄, 암모니아 등 얼음 물질들 그리고 뜨겁고 밀도가 높은 액체로 이루어져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천왕성의 첫 관측
천왕성을 처음으로 자세히 관측한 탐사선은 보이저 2호인데, 이는 이미 1986년 1월 24일 수행된 관측이다. 쌍둥이 우주선인 보이저 1호의 경우 토성까지만 비행한 후 태양계 평면에서 벗어났기에, 보이저 2호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천왕성에 가까이 다가간 탐사선이다. 이제 태양계를 벗어나 성간 우주로 향하고 있는 보이저 2호는 천왕성으로부터 약 8만 km까지 다가가서 근접 촬영을 수행한 결과 현재까지 알려진 27개의 위성 중 10개를 발견한 바 있다. 또한, 보이저 2호는 천왕성의 자기장이 기괴하게 옆으로 기울어져 있어 뒤틀린 상태라는 사실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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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저 2호는 첨단 적응 광학 장치를 갖춘 켁 천문대 (Keck Observatory), 그리고 허블 우주망원경 등과 함께 천왕성 주변 희미한 먼지 고리 역시 밝혀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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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천왕성은 태양 궤도를 도는 데 84년이 걸린다. 현재 우리가 볼 수 있는 천왕성의 북극은 늦봄 계절이며, 2028년엔 여름을 맞이할 전망이다. 반면, 보이저 2호가 천왕성을 방문했을 때는 남극 지방이 여름이었다. 이제 천왕성의 남극은 오랜 어둠을 경험하고 있다.
제임스 웹, 천왕성을 자세히 관측하다
목성, 화성, 그리고 해왕성에 이어서 이번엔 천왕성이다. 해왕성 관측의 경우처럼 제임스 웹 딥필드를 촬영하면서 우연히 위 필드 안에 태양계의 행성이 들어온다면 운 좋게 행성의 고리 및 대기 등 자세한 외형을 관측할 좋은 기회가 주어지기도 하지만,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충분한 해상능력을 갖추고 있기에 장시간의 노출도 사실 필요 없다. (관련 기사 보러 가기 – “제임스 웹, 화성을 자세히 관측하다”) (관련 기사 보러 가기 – “제임스 웹, 목성을 자세히 관측하다”) (관련 기사 보러 가기 – “제임스 웹, 해왕성을 자세히 관측하다”)
![](/jnrepo/uploads/2023/04/STScI-01GWQDX23CZSDJK30B8E4KZMF7-447x480.jpg)
새로 공개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천왕성 사진에 따르면 전례 없는 감도로 천왕성의 고리와 대기가 완벽히 드러남을 볼 수 있다. 놀라운 점은 위 관측이 단 두 개의 필터를 통해서 천왕성을 12분간 노출한 짧은 이미지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즉, 제임스 웹의 근적외선 카메라(NIRCam)를 통해서 촬영된 위 적외선 이미지는 1.4 마이크로미터(파란색으로 표시)와 3.0 마이크로미터(주황색으로 표시)의 파장으로 관측되었으며, 위 두 이미지가 결합된 결과이다. (고해상도 사진 바로 보러 가기)
보이저 2호가 천왕성을 촬영했을 때는, 가시광선 파장을 이용한 덕에 천왕성이 마치 거의 특징이 없는 청록색 공이 보였으나, 적외선 파장에 특화된 제임스 웹의 민감도를 통해서 천왕성의 대기가 실제로 얼마나 역동적인지 보여주고 있다. 제임스 웹이 관측한 천왕성의 자세한 모습을 살펴보면, 행성의 오른쪽에는 태양을 향한 극지방에서 밝게 빛나는 극관(polar cap)이라고 부르는 영역이 발견된다. 이는 천왕성만의 독특한 특징이다. 위 지역은 천왕성의 여름에 직사광선을 받을 때 나타났다가 천왕성의 가을에 사라진다. (고해상도 사진 바로 보러 가기)
![](/jnrepo/uploads/2023/04/Screenshot-2023-04-09-at-13.19.40-480x480.png)
제임스 웹은 놀랍게도 극지방의 중심부가 밝아진 것 밝혀냈는데, 이는 허블 우주망원경이나 켁 천문대 같은 다른 강력한 가시광선 (및 근적외선) 망원경으로는 선명하게 볼 수 없었던 천왕성만의 독특한 특징이다. 이는 제임스 웹의 근적외선 카메라가 감도가 매우 높고 파장이 더 길기 때문에 볼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극관의 가장자리에 밝은 구름이 포착되었으며 왼쪽 끝 부분에도 비슷한 구름이 관측되었다. 이는 천왕성을 적외선 파장으로 관측할 시에 볼 수 있는 구름이기에, 천왕성 대기의 폭풍 활동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천왕성의 고리와 위성들
천왕성에는 총 13개의 고리가 있는데, 제임스 웹 이미지는 이 중 11개를 자세히 밝혀냈다. 이 고리 중 일부는 너무 밝고 서로 가까이 존재하기에 더 큰 고리로 합쳐진 것처럼 보인다. 9개의 고리는 행성의 주 고리(main rings)로 분류되며, 이 중 2개는 1986년 보이저 2호의 플라이바이가 있을 때까지 발견되지 않았던 희미한 먼지 고리(행성에 가장 가까운 제타 고리 zeta ring 등)들이다.
또한, 이번 제임스 웹 관측을 통해 천왕성의 총 27개의 위성 중 6개가 포착되었다. 대부분 위성은 대부분 너무 작고 희미하여 짧은 노출에서는 볼 수 없으나,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12분의 짧은 노출에서도 이미 많은 위성을 포착해냈다. 수많은 배경 은하 역시 함께 관측되었다.
천문학자들은 향후 좀 더 긴 노출시간을 통한 천왕성의 추가 관측을 통해서 천왕성 대부분 위성과 2007년 허블 우주망원경이 관측한 두 개의 희미한 고리를 추가 발견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 김민재 리포터
- minjae.gaspar.kim@gmail.com
- 저작권자 2023-04-1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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