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ys, Be ambitious”
미국의 과학자이면서 교육자인 윌리엄 클라크(William Smith Clark) 교수의 메시지는 오랜 세월 동안 청소년들의 좌우명이 되어 왔다. ‘야망’이 갖는 뜻이 자칫 계몽적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클라크 교수는 “청소년들이 이기적인 성취를 위해서도 아니고 명성이라는 덧없는 것을 위해서도 아닌” 야망, 삶의 목적을 품으라고 고한다.
1877년의 메시지가 약 150년이 지난 지금에도 울림을 주는 이유는 청소년기에 목적의식이 삶의 만족도와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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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이 느끼는 삶의 만족도는 하락 추세
3월, 경칩(驚蟄)이 지나면서 봄기운이 곳곳에 퍼지기 시작했다. 특히 새 학년, 새 학기를 시작한 학교는 겨울잠에서 깨어난 동물들이 언 땅에 새 숨을 불어넣듯 학생들의 에너지가 가득하다.
하지만 코로나 19의 여파가 완전히 걷힌 것은 아니다. 영국 가디언지는 코로나 19가 학생들의 학업 의욕을 떨어뜨리고, 여전히 미래에 대한 희망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인용해 지난달에 보도했다.
‘찰스 트러스트’ 단체의 조사에 따르면 2,025명의 청소년 중 절반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14년 만에 가장 낮은 지표이며, 젊은이들이 삶의 질이 우려된다고도 덧붙였다.
한국 상황도 다르지 않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2 아동·청소년 삶의 질〉에 따르면 청소년의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는 6.8점으로 2017년 6.99점에 비해 소폭 감소했다.
이 수치는 OECD 국가 중 1위인 네덜란드(90.0%)에 훨씬 못 미치며, 비교 대상 국가 중 매우 낮은 수준이다. 반면, 같은 기간에 청소년이 느끼는 부정정서는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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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의식을 느끼면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친다?
삶의 질은 현재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동시에 미래를 위한 역량을 개발하는 바람직한 상태를 의미한다. 따라서 청소년기의 삶에 대한 만족도는 개인적 차원·사회적 차원에서 중요한 지표다.
그렇다면 청소년기의 삶의 질을 높임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삶의 질을 구성하는 요소가 매우 복잡하고, 규범적 특징이 있어 다차원적인 접근을 필요로 하는데, 심리학적 측면에서는 ‘목적의식’이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필수 구성 요소로 꼽힌다.
케일린 라트너(Kaylin Ratner) 일리노이 대학교 심리학 교수는 청소년의 목적의식이 삶의 만족도 및 주관적 웰빙의 수준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조사한 결과를 Journal of Happiness Studies에 발표했다. 200명 이상의 십 대를 대상으로 70일간 진행한 이 조사 결과 목적의식이 큰 청소년이 그렇지 않은 또래보다 더 행복하고 삶에 만족감을 느끼는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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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자들은 매일 4가지 긍정적인 감정(만족, 여유, 열정, 즐거움)과 4가지 부정적인 감정(화남, 불안, 무기력, 슬픔) 정도를 평가했는데, 평소보다 더 목적의식을 느끼는 날에는 정서적 안녕감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목적의식의 수준 및 강도와는 유의미한 영향은 없고, 학교 밖 프로그램 등 간단한 참여 동기만으로도 긍정적 감정이 상승했다.
무증상 자폐 학생 경우에도 마찬가지 결과가 나타났다. 사회적 기술 부족 및 주의집중 어려움과 같은 행동·인지에 어려움이 있는 학생은 평소 부정적 감정이 높고, 삶에 대한 만족도가 낮은 수준이지만. 이들의 특성이 목적의식과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임상적으로 자폐증을 진단받은 경우는 결과가 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라트너 교수는 “이 연구를 통해 청소년들이 날마다 목적의식을 갖도록 돕는 개인적 의지 및 사회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청소년’ 참 싱그럽고 힘찬 이름이다. 한자로 靑(푸를 청), 少(젊을 소), 年(해 년)으로 풀이된다. 그래서 푸른 젊음을 가진 나이 즉 희망과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음을 상징한다.
이 아름다운 시절을 사는 청소년들이 부디 꿈을 품고 무한한 가능성을 펼치면서 삶의 가치를 만들어가기를 바란다.
- 김현정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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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3-03-0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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