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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이강봉 객원기자
2019-07-16

‘둥근귀코끼리’가 지구를 살린다 작은 식물만 섭취…열대우림 건강하게 보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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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코끼리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몸집이 더 작은 코끼리가 있다.

둥근귀코끼리라고 하는데 아프리카 열대우림에 살고 있는 코끼리(African forest elephants)를 이르는 말이다. 몸무게가 2.7톤 정도인데 상아가 덜 휘어진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름처럼 귀는 둥글다. 코는 가늘고 긴 편인데, 다 자란 수컷 코끼리의 경우 코끝이 땅에 닿을 정도로 긴 경우도 있다. 열대우림 속에서 5~8마리가 무리 지어 사는데 다 자란 코끼리 한 마리가 하루 먹어치우는 초목의 양이 450kg에 달한다.

아프리카 열대우림에 살고 있는 둥근귀코끼리가 나무와 초목 생태계를 건강하게 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7%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그러나 멸종위기에 처해 있어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Wikipedia
아프리카 열대우림에 살고 있는 둥근귀코끼리가 나무와 초목 생태계를 건강하게 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7%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그러나 멸종위기에 처해 있어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Wikipedia

작은 식물 먹으며 건강한 생태계 조성 

흥미로운 사실은 이 코끼리들이 직경 30cm 이하의 줄기를 지닌 나무나 초목을 먹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둥근귀 코끼리들의 이런 습성이 산소 배출을 더 늘려 지구온난화의 속도를 억제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번 연구에는 이탈리아 투시아대학 및 미국, 브라질, 프랑스 등에서 생물학 등을 연구하고 있는 과학자들이 다수 참여했다.

논문은 15일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지오사이언스(Nature Geoscience)’에 발표됐다. 논문 제목은 ‘Carbon stocks in central African forests enhanced by elephant disturbance’이다.

국제 공동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그동안 아프리카의 열대우림 속에서 코끼리들이 생태계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알려져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연구를 위해 생태학에 인구통계학적 요소를 결합한 예측 모델 EDP(Ecosystem Demography Biosphere)를 통해 둥근귀코끼리의 습성이 열대우림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측정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 코끼리가 아프리카 열대우림에서 생태계와 생물지구화학적 순환(biogeochemical cycles)에 매우 중요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생물지구화학적 순환이란 생물적‧무생물적인 요소를 모두 포함, 생태계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화학적 순환 현상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다. 잘 알려져 있는 사례로 탄소의 순환, 질소의 순환, 산소의 순환, 인의 순환, 황의 순환, 물의 순환 등이 있다.

이번 연구는 탄소의 순환에 집중됐다.

연구팀은 둥근귀코끼리를 통해 아프리카 자연 생태계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예측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둥근귀코끼리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밀림 속에서 직경 30cm 이하의 줄기를 지닌 나무나 초목을 먹으며 나무와 초목의 빽빽한 밀도를 완화하고 있었다는 것.

밀렵으로 멸종 위기, 대책 마련해야

둥근귀코끼리의 이런 행동은 열대우림 속에 살고 있는 식물들로 하여금 공간을 획득하게 해 더 많은 빛과 물을 확보할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이전보다 적은 수이지만 튼튼하면서도 더 높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생산성(productivity)와 목제 밀도(wood density)와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토양 위에 있는 모든 지상생물량(above ground biomass)을 증가시켜 건강한 숲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지상생물량이란 그루터기‧가지‧수피‧씨‧잎 등 땅 위에서 자라는 모든 식물의 총량을 말한다. 논문은 둥근귀코끼리 한 마리가 활동할 경우 1 입방미터 당 75g의 지상생물량이 더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 수치를 감안할 경우 1 헥타르(1만 평방미터) 당 60톤의 지상생물량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아프리카에 있는 220만 평방킬로미터의 수풀을 감안했을 때 100억 톤이 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상쇄할 수 있는 양이라는 것.

그러나 둥근귀코끼리는 지금 멸종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이다.

비싸게 팔리고 있는 상아 때문이다. 중국 등 세계적인 상아 수입국인 몇몇 아시아 국가들 때문에 멸종 위기에 놓이면서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둥근귀코끼리를 호랑이와 함께 EN(Engendered, 멸종 위기) 등급으로 지정해놓고 있다.

둥근귀코끼리가 멸종 위기에 놓이면서 서식지도 심각하게 파괴되고 있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아프리카 열대우림이 어째서 급속히 파괴되고 있는지 원인을 규명하고 있던 중 둥근귀코끼리 멸종사태가 그 원인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있었다.

논문은 아프리카 열대우림에서 둥근귀코끼리가 사라질 경우 아프리카 열대우림의 지상생물량이 7%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아프리카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량이 7% 더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제 공동연구팀이 제시하고 있는 7%의 비율은 적도 인근 아메리카와 아프리카 지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상쇄하고도 남는 규모다.

논문은 그동안 둥근귀코끼리가 아프리카 열대우림을 보존하는데 이처럼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밀렵을 통해 지구온난화로부터 지구를 살릴 수 있는 보물이 사라지고 있다며, 환경 당국에서 관심을 기울여줄 것을 요구했다.

연구팀은 무엇보다 사라지고 있는 둥근귀코끼리를 다시 되살릴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탄소상쇄기금으로 환산한다면 430억 달러(한화 약 50조 원)의 가치가 있다며, UN 및 각국 정책 담당자들에게 새로운 정책 수립을 촉구했다.

이강봉 객원기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9-07-1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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