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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율 객원기자
2017-09-11

대기 중 수분에도 녹는 전자기기 개발 분해시간 정확히 조절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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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몸 안에 잠시 들어갔다가는 기능을 다한 다음에는 녹아 버리거나 분해되는 전자기기를 ‘트랜션트 전자기기(transient electronics)’라고 말한다. 이를 이용하면 인체 안에 의약품을 투여할 때 매우 효과가 좋다.

지금까지 이런 트랜션트 전자기기를 만드는 몇가지 방법이 발표되면서 관심을 끌었지만, 가장 큰 어려움은 물이나 용해액에 전자기기를 완전히 담궈야 한다는 점이었다.

미국 휴스턴대학(University of Houston)과 중국 과학자들이 이같은 트랜션트의 기능을 대폭 향상시켰다. 물 속에 담그지 않아도 대기 중 물 분자에 노출되면 분해되는 새로운 트랜션트 전자기기를 개발했다.

이 같은 기능을 가진 전자기기가 개발되면 개인용 전자제품을 친환경적으로 처분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인체 안에서 임무를 마치면 분해돼서 없어지는 생의료 도구 개발이 가능할 전망이다.

몸안에서 분해되는 바이오 의료기기 유망    

‘트랜션트 전자기기’는 동시에 중요한 정보의 보안을 유지하기 위해 정해진 시간이 되면 분해되는 국방용 용도로도 응용될 수 있다고 이번 연구의 주저자인 휴스턴대학 기계공학과의 쿤쟝 유(Cunjiang Yu) 부교수는 밝혔다.

쿤장 유 교수(가운데)와 공동저자인 수 왕(왼쪽) 및 심교승 씨 ⓒ 휴스턴 대학
쿤장 유 교수(가운데)와 공동저자인 수 왕(왼쪽) 및 심교승 씨 ⓒ 휴스턴 대학

유 교수는 “더 중요한 것은 분해되는 시간을 정확히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트랜션트 기능을 넣은 의료용 전자기기가 인체 안에 들어가서 약물전달 같은 치료목적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 분해돼서 사라지도록 프로그램 할 수 있다.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한 그 메시지를 담은 전자기기가 저절로 사라지도록 고안할 수도 있다.

어느 집안이나 책상서랍에서 돌아다니는 낡은 휴대전화 같은 것도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 경우 분해되도록 프로그램 할 수 있다.

연구원들은 “우리들은 새로운 기능저하 동력학과 트랜션트 화학을 결합시켜,  폴리머 기판에 트랜션트 전자기기를 만드는 매우 현실적인 전략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폴리머 부품과 대기중 습기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무수물(無水物)을 가수분해하는 과정을 관리할 수 있었다. 이같은 방식으로 연구팀은 트랜션트 전자기기의 분해 동력학을 통제했다.

분해될 때 까지 걸리는 시간은 수 일에서 수 주 또는 그 보다 더 길어질 수 있다.

이 트랜션트 전자기기는 계속 안정된 상태로 있다가 약간의 수분이 화학적 붕괴반응을 일으키면서 전자기기 부품을 분해시킨다.

연구원들은 알루미늄, 구리, 니켈, 이산화아연, 이산화마그네슘이 들어가는 다양한 부품을 개발하고 시험했다. 이들이 시험한 부품에는 저항기, 커패시터, 안테나, 트랜지스터, 다이오드, 광센서 등이 있다. 이렇게 이 기술은 융통성있고 다양하게 응용될 수 있다.

유 교수는 “트랜션트 전자기기의 수명은 습기의 수준을 변화시키거나, 폴리머 혼합을 바꾸는 방법으로 조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저널에 게재됐다.

트랜션트 전자기기는 생명공학과 의학이 융합한 ‘바이오의학’의 여러 유망한 분야 중 하나이다. 지난해 존 로저스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 교수는 ‘나노코리아 2016’ 기조강연에서 이 기술을 소개한 적도 있다.

로저스 교수는 “반도체 기초 소재인 실리콘 웨이퍼를 나노 두께로 만들어 체내에서 분해되도록 한다”고 발표했다. 가장 중요한 핵심은 실리콘 웨이퍼 두께를 기존 웨이퍼의 2만 분의 1 수준인 35나노미터(㎚) 줄이는 것이다.

실리콘 웨이퍼는 물에서 녹는데 600년이 걸린다고 추정되지만, 나노 크기 실리콘은 수 일에서 수 주 안에 녹는다고 로저스 교수는 밝혔다.

심재율 객원기자
kosinova@hanmail.net
저작권자 2017-09-1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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