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과 남극을 제외한 전 세계의 깊은 바다에 서식하는 거대한 대왕오징어(Architeuthis)는 지역에 따라 모습이 제각기 달라도 모두가 같은 종(種)으로 밝혀졌다고 BBC 뉴스와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20일 보도했다.
덴마크, 호주, 일본 등의 과학자들로 구성된 국제 연구진은 전 세계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입수한 대왕오징어 43마리의 미토콘드리아 DNA를 분석한 결과 집단구조가 없는 단일 종으로 밝혀졌다고 영국 생물학회지 프로시딩스 B.에 발표했다.
이는 서식지와 상관없이 대왕오징어들 사이에는 교배를 가로막는 아무런 장벽도 없음을 뜻하는 것이다.
심해 어종인 대왕오징어 표본은 해안에 떼밀려 왔거나 향유고래의 뱃속에서 나온 것에서부터 우연히 어망에 걸려든 것 등 다양했는데 분석 결과 놀랍게도 모두가 단일 종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유전적 다양성도 매우 낮아 분포 지역이 전세계에 걸쳐 있고 모습이 매우 다양한데도 유전적으로는 매우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동물들은 보통 지역에 따른 유전적인 특성을 띠게 돼 한 지역에 사는 집단은 다른 지역의 집단과 매우 다른 종이 되는데 대왕오징어는 어디서나 기본적으로 같은 종"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런 결과가 "매우 기이한 것"이라면서도 일본과 미국 플로리다처럼 멀리 떨어진 지역의 오징어가 같은 유전자를 갖고 있는 것은 이들의 이동 습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오징어는 유충 단계에서 해류에 실려 전 세계를 떠돌아 다니다 충분한 몸 크기로 자라면 가장 가까운 어두운 심해로 들어가기 때문에 집단구조가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들 오징어가 성체와 어린 것이 한곳에 살지 않고 어린 것들이 각기 다른 곳에 서식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몸 크기와 놀라운 환경 적응력으로 볼 때 개체 수도 상당히 많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개체 수가 많은 같은 종이 이처럼 널리 분포하는데 대해 학자들은 최근 갑작스러운 개체 수 폭발이 일어났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즉 포식자의 감소나 사냥감의 증가로 개체 수가 갑자기 늘어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몸길이가 최고 18m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 대왕오징어는 1857년 덴마크의 한 생물학자가 그 모습을 처음 구체적으로 밝힌 이래 끊임없는 놀라움과 호기심의 대상이 돼 왔으며 세간에는 길이 50m의 대왕오징어가 존재한다는 소문도 떠돌았다.
과학자들은 대왕오징어의 종 수를 다양하게 추정했지만 지난 2004년 실제 모습을 촬영한 비디오가 공개되기까지는 심해에 사는 오징어를 실제로 본 사람이 없었다. 이 오징어는 물고기나 다른 오징어들을 먹이로 삼는 것으로 알려졌다.
- 연합뉴스 제공
- 저작권자 2013-03-2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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