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은 동반성장을 전제로 한다. 동반성장 없는 4차 산업혁명은 있을 수 없다. 동반성장이야말로 4차 산업혁명시대 우리 경제의 절박한 생존전략이기 때문이다.”
권기홍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의 말이다. 그는 지난 22일 ‘4차 산업혁명 파워코리아대전’ 기조강연에서 “융‧복합과 네트워킹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있어서 개방형 혁신을 통한 동반성장이 필수 생존전략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동반성장, 4차 산업혁명시대 필수 생존전략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종적 개방과 횡적 개방이 필요하다는 것이 권 위원장의 주장이다. 종적 개방이란 대기업과 협력 중소기업 간의 개방과 협력을 뜻한다. 그 예로 권 위원장은 5G 네트워크 구축과 활용을 들었다.
그는 “대기업이 막대한 예산을 들여서 5G라는 고속도로를 깔았는데, 그 위를 달리는 자동차가 50km 이하뿐이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러니 대기업은 중소기업과 협력하여 5G 고속도로에 맞는 각종 기기들을 개발해야 한다. 그래야 생태계 전체가 살 수 있다”며 “종적 개방으로 인해 개별 기업 간 경쟁이 아니라 개별 생태계별 경쟁으로 게임의 룰이 바뀌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횡적 개방은 산업 간‧업종 간 개방과 협력을 의미한다. 그 예는 자동차 산업이다. 권 위원장은 “과거에 자동차는 기계산업에만 해당됐다. 그런데 이제는 자동차가 전기차, 수소차, 자율주행차 등으로 발전하면서 기계산업과 화학산업, ICT 산업이 융‧복합된 산업으로 발전하게 됐다”며 “이것이 바로 산업과 업종의 경계를 허물고 협력하는 횡적인 개방”이라고 말했다.
결국 개방형 혁신을 위한 종적, 횡적 개방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상생 협력이 이뤄져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동반성장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디지털 변혁과 지역 산업의 융합
그런데 이 같은 동반성장이 지역 산업에서 특히 더 필요하다는 주장도 이날 컨퍼런스에서 나왔다. 김용진 서강대 교수는 “디지털 변혁(Digital Transformation)이라는 거대한 흐름이 산업구조와 경제구조를 급격하게 바꾸고 있다”며 “지역과 글로벌이 공존하는 산업 생태계로의 재구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즉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디지털 변혁은 단순히 기업의 모든 제품과 서비스, 운영 및 생산체제를 디지털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기업들이 온디맨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사람과 자원, 프로세스, 문화 등 기업의 전체 시스템을 디지털로 바꾸는 것이기 때문이다. 온디맨드 서비스란 고객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형태로 해결하는 것을 말한다.
김 교수는 “디지털 변혁 시기의 온디맨디드 서비스로 인해 공간이동에 있어서 제약을 뛰어넘고, 사용자의 자기표현이나 의견 공유도 시공간적 자원의 한계를 뛰어넘게 된다”며 “그것이 산업 생태계의 변화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표준화와 모듈화에 기반하여 공급사슬이 기존의 수직적 통합에서 수평적 협력으로 변화하고, 기업 관계는 종속적 관계에서 대등한 관계로 변화해야 한다는 것. 공정성과 투명성에 기반하여 협력적 노력에 대한 수익 배분의 명확화도 일반화되어야 한다는 얘기다.
김 교수는 “다양한 참여자들의 일시적이지만 통합적인 협력이 중요한 요소가 됨은 물론 플랫폼을 중심으로 혁신과 협력이 공존하는 기업 간 협력관계의 재구성이 필요한데, 도시 집중화와 불평등으로 지역이 황폐화되고 있다는 것이 우리 경제의 큰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기술 개발 투자나 기술 인력이 모두 수도권과 충청권 중심으로 편중돼 있다. 공공 R&D의 경우도 수도권과 대전에 80% 이상이 집중되어 있으며 지역 인력의 순유출로 인해 인력수급의 심각히 미스매치는 물론 지역에 고급인력과 일자리 부족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이에 지역 활성화를 위한 대안으로 김 교수는 “중앙정부 주도형 거버넌스에서 지역주도형 정책거버넌스로 바뀌어야 한다”며 “프랑스의 보르도 지역과 와인산업, 제주도와 자연주의 산업처럼 지역 고유의 문화와 정체성에 기반한 지역 산업 발전 전략을 실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 김순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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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9-08-2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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