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사람들은 면역세포 막에 'CCR5' 단백질을 갖고 있고 이 단백질이 에이즈바이러스(HIV) 관문으로 작용하면서 에이즈에 감염된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에이즈 환자 골수세포에서 CCR5 유전자를 제거하는 새 방법을 개발해 에이즈 치료 가능성을 열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4일 서울대에 따르면 이 대학 화학부 유전체공학 연구실 김진수 교수팀은 유전자가위 기술을 이용, 인간세포 염색체에서 CCR5 유전자를 포함해 최대 150만개에 달하는 염기쌍을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유전자가위 기술은 세포 안에 존재하는 유전자를 대상으로 특정 위치만을 인식해 절단함으로써 유전자를 교정하거나 제거하는 새로운 방법이다.
이는 시험관에서 DNA 단편을 조작하는 데 국한되는 기존 유전공학 기술의 단점과 제약을 획기적으로 보완, 극복하는 생명공학 신기술이다.
㈜툴젠(공동대표 오창규 김진수)과의 공동 작업으로 이뤄진 이번 연구결과는 유전체학 분야의 권위있는 학술지 지놈리서치(Genome Research) 최신호에 두 편의 논문으로 잇따라 발표됐다.
연구진은 CCR5에 자연적인 변이가 있는 사람의 건강에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에 에이즈 환자의 골수를 채취, 유전자가위를 이용해 CCR5 유전자를 제거한 후 자기이식을 하는 방법은 안전한 치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툴젠 오창규 공동대표는 "유전자가위 기술은 에이즈와 같은 바이러스 질환은 물론이고 유전질환에도 맞춤형으로 적용할 수 있는 분자의학 원천기술"이라고 말했다.
에이즈는 HIV가 인간의 면역세포를 감염시켜 파괴하기 때문에 초래되는 치명적 질환으로 후천성 면역결핍증으로 알려져 있다. 백인 중에는 유전자 변이로 인해 CCR5 단백질이 면역세포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이 100명 중 한 명의 비율로 있는데 이들은 에이즈에 걸리지 않는다.
- (서울=연합뉴스 제공) 김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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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0-01-0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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