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정도에 걸쳐 나타나는 기후의 평균적인 변화를 ‘기후변화(climate change)’라고 한다.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전 지구적으로 기후변화가 가중되고 있는 이유는 온실가스가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온실가스는 온도를 상승시키며 에너지 순환에 있어 심각한 불균형을 일으킨다. 그런데 이렇게 발생한 에너지의 93%는 바다에 흡수되면서 해양열용량(OHC, Ocean Heat Content)을 급속히 상승시킨다.
“2005년 이전 연구 결과 믿을 수 없어”
그리고 이 OHC 상승이 해수 온도를 급격히 끌어올리면서 기후변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과학자들을 통해 발표됐다.
11일 ‘사이언스’, ‘ABC’ 등 주요 언론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연구팀은 지난 1991년부터 2010년까지 20년간의 해수 온도 상승률이 1971년부터 1990년까지 20년간의 상승률과 비교해 5배 이상 빨라졌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11일자 ‘사이언스’ 지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얼마나 빨리 해수온도가 상승하고 있는가?(How fast are the oceans warming?)’이다.
이번 연구에는 인공위성과 연계한 해수온도 측정시스템 ‘ARGO(Array for Real-time Geostrophic Oceanography)’ 등 첨단기기가 대거 사용됐다.
논문 공동저자인 캘리포니아 대학의 지크 하우스파더(Zeke Hausfather)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이전의 조사 결과와 비교해 해양열용량이 훨씬 높은 것”이라며, 심각한 상승속도에 관심을 기울여줄 것으로 촉구했다.
그는 또 “해수온도가 이처럼 빠르게 상승하면 남‧북극 지역 등의 빙원(ice caps)을 녹여 바닷물의 부피가 급속히 팽창하게 되고, 오는 2100년에는 해수면이 약 30cm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해수면 상승은 가뭄이나 폭염, 혹한을 몰고 와 인류의 삶에 심각한 악영향을 준다. 최근 인도양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열대성 폭풍 사이클론(cyclone)은 해수온도 상승이 몰고 온 대표적인 재난이다.
이 모든 기후변화의 중심에 해양열용량(OHC)이 있다. OHC란 바닷물의 밀도에 바닷물의 비열(1g의 온도를 1℃ 높이는 데 필요한 열량), 그리고 수온 26℃ 이상 되는 영역의 깊이를 곱한 것을 말한다.
기후변화에 악영향… 더 심각해져
보통 해양열용량은 수온이 26℃ 이상 되는 영역의 깊이와 거의 같다고 보면 된다. 그러나 해양열용량이 정상을 벗어날 경우 해수온도 상승, 해수면 상승, 태풍 발달에 영향을 미치면서 지구 전체 기후변화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때문에 기후과학자들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약인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를 중심으로 해양열용량 역사적인 변화를 분석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지난 2013년 IPCC에서는 5번째 평가보고서(AR5)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이 보고서에서는 바다 수심 700m를 기준으로 하여, 지난 기간 동안 해양열용량(OHC)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밝혔다.
당시 보고서에서는 각각 다른 시기에 조사된 자료를 각각 다른 데이터프로세스 방식에 의해 분석한 5개의 자료를 공개했었다.
그러나 이 보고서에 나타난 해양열용량에 대한 신뢰성 문제가 제기됐다. 과학자들이 이후 IPCC 접합대순환모델(Coupled-Model Intercomparison Project Phase 5, CMIP5) 시뮬레이션 분석에 의해 도출한 수치와 큰 차이가 있었던 것이다.
이에 과학자들은 인공위성 등 첨단 기기를 동원해 해양열용량 측정 방식에 변화를 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전 측정방식의 오류를 발견했으며, 새로운 방식으로 데이터를 수정해나가고 있는 중이다.
2013년 IPCC의 보고서 중 ‘AR5’의 해양열용량과 관련된 오류는 중국과학원 리징 쳉(Lijing Cheng) 박사 연구팀에 의해서서 지적된 바 있다.
쳉 박사는 “이전의 과학자들은 100년 전의 해수온도를 기준으로 해 해양열용량을 측정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해양열용량과 관련된 5개의 분석 결과 중 4개가 심각한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는 인공위성과 연계한 해수온도 측정시스템 ‘ARGO’에 의해 바닷물과 관련된 보다 정확한 데이터가 산출되고 있다. 더 나아가 최근 데이터를 기준으로 하여, 바다에 대한 과거 역사적인 기록이 밝혀지고 있는 중이다.
‘ARGO(Array for Real-time Geostrophic Oceanography)’는 세계 30여 개국이 공동으로 참여하고 있는 대단위 ‘전 지구 해양 실시간 감시망 구축 프로그램’이다.
상공에서는 기상위성으로 바다를 측정하고, 깊은 바다 속 정보는 수심 1000~2000m까지 10일간 잠수할 수 있는 3900여개의 ‘플로트’를 투하해 수분·염분 등과 관련된 자료를 위성에 송신하는 방식으로 데이터를 모으고 있다.
‘ARGO’의 기여로 최근 바다와 관련된 데이터가 대폭 수정되고 있다. 특히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되고 있는 해양열용량의 역사가 새로 써지고 있어 세계인들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연구 논문을 발표한 캘리포니아 대학의 하우스파더 교수는 “2005년 이전의 해양열용량을 분석한 자료는 모두 잘못된 근거에 의해 그릇되게 추정된 것”이라며, 해양열용량과 관련된 연구 결과에 수정을 가해줄 것을 요청했다.
- 이강봉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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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9-01-1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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