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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너지
김준래 객원기자
2018-12-20

해수온도차 발전, 실증시설 만든다 한-키리바시, 기술협력 위한 업무협약 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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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부(이하 해수부)가 최근 정부세종청사에서 키리바시공화국(Republic of Kiribati)과 ‘해수온도차 발전(發電) 관련 실증 테스트 및 기술협력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식을 개최했다.

키리바시공화국은 태평양의 서쪽에 있는 섬나라로서, 30여 개의 산호초 섬들로 이루어져 있다. 조그마한 섬나라여서 에너지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만큼, 키리바시공화국은 늘 에너지 부족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키리바시공화국은 태평양의 서쪽에 있는 섬나라다
키리바시공화국은 태평양의 서쪽에 있는 섬나라다. ⓒ sanjuan8

양국은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우리나라의 1MW급 해수온도차 발전 시스템을 키리바시공화국 해역에 설치하고, 실증 테스트를 위한 기술 및 인력교류 등에 협력할 것을 다짐했다.

표층수와 심층수 간 온도 차이를 이용하여 발전

해수온도차 발전은 바다의 표층수와 심층수 간 온도차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에너지 기술이다. 해수면에 가까운 표층수는 중위도 지방에서 섭씨 20도 이상을 유지하지만, 바다 깊이 들어갈수록 온도는 점점 낮아져서 500m 아래로 내려가면 4도 이하로 떨어진다.

물론 모든 바다에서 해수온도차 발전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해수온도차 발전을 할 수 있을 만큼 표층수 온도가 높은 곳은 전체 바다 중 위도 35도선 사이에 위치하는 수역에만 해당된다.

하지만 그 발전 가능성은 무한하다. 해당 수역에 저장된 에너지만도 전세계 에너지 수요의 약 100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수온도차 발전은 신재생에너지 중에서도 생소한 분야이지만, 사실은 오래전부터 인류가 발견한 에너지 중 하나다. 19세기 프랑스의 과학자인 다르송발(d'Arsonval)은 화력발전의 원리를 바닷물에 적용해보는 과정에서 해수온도차 에너지를 발견했다.

이는 별도의 연료가 필요하지 않았기 때문에 매력적인 아이디어로 인정 받았다. 다만 화학적으로 안정하면서도 끓는점이 낮은 냉매를 찾기가 어려웠고 깊은 바다까지 이르는 순환계통을 만드는 것이 당시 기술로는 불가능했기 때문에 실제 제작으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해수온도차 발전의 원리 ⓒ 해양수산부
해수온도차 발전의 원리 ⓒ 해양수산부

그러다가 1970년대 들어 석유파동이 일어나면서 본격적인 연구가 이루어지기 시작했고, 여러 선진국들의 각축전 속에서 미국이 1979년에 처음으로 해수온도차 발전 실증 실험에 성공하는 성과를 거뒀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보다 20여 년이 지난 1998년부터 연구가 시작되었고, 현장에서 실증 테스트가 이루어진 것은 2010년이 지나서였다. 시간적으로는 선진국들과 30여년 정도의 차이가 났지만, 빠른 시간동안 연구에 집중하여 간극을 줄여나갔다.

그 결과 지난 2013년에 20KW급 해수온도차 발전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실증함으로써, 10KW급 이상의 발전에 성공한 네번째 나라로 이름을 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해수온도차 발전은 낮에만 발전할 수 있는 태양광 발전과는 달리 낮과 밤 모두 전기생산이 가능하다. 키리바시공화국이 있는 적도지역의 경우 연중 표층수 온도가 26~29℃ 정도로 일정하게 유지되기 때문에 1년 내내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해수온도차 발전으로 청색경제 창출

해수온도차 발전과 관련한 기술개발 및 실용화 연구는 현재 유럽연합(EU)과 미국, 그리고 일본 등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해수부는 현재 개발 중인 1MW급 해수온도차 발전설비의 제작 및 동해안에서 진행하고 있는 국내 실증 테스트를 내년 8월까지 완료하고, 2021년에는 키리바시공화국 해역에 설치해 운영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해수부 관계자는 “키리바시 해역에서 실증 테스트를 거쳐 안정적 운영이 이뤄지게 된다면, 현재 디젤발전 방식에 의존하고 있는 키리바시공화국 전력 수요의 1/6 정도를 해수온도차 발전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키리바시공화국 등 적도 지역 국가와의 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여, 오는 2030년 경에 5~6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세계 해수온도차 발전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해수온도차 발전의 장점 ⓒ 원자력안전복합단지
해수온도차 발전의 장점 ⓒ 원자력안전복합단지

다음은 이번 협약체결과 관련하여 실무를 담당한 해수부 해양개발과의 홍승기 주무관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양국이 맺은 업무협약의 주요 내용에 대해 언급해 달라

우리나라의 협조사항은 해수온도차 발전 실증플랜트 설치·운영에 필요한 기술 제공, 그리고 교육 지원과 키리바시공화국의 지속가능한 플랜트 운영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다.

반면 키리바시공화국의 협조사항은 해수온도차 발전 실증플랜트 설치 및 운영에 필요한 토지와 해수면, 그리고 시설 및 인력 등을 제공하는 것이다.

- 업무협약을 통해 양국이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핵심사항을 짚어달라

키리바시공화국은 전 세계 국가 중에서 해수온도차 발전의 최적지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고갈되지 않는 신재생 에너지를 일정량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는 해수온도차 발전의 최적지에서 거둔 실증 테스트 성과를 통해 세계 신재생에너지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 해수온도차 발전 시장의 선점을 통해 거둘 기대효과는?

해수온도차 발전 분야는 우리나라가 선도적으로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친환경 분야다. 이른바 청색경제(Blue Economy)를 창출할 수 있는 것이다. 청색경제란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기술인 청색기술(Blue Technology)로 지속가능한 경제를 실현하는 것을 말한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8-12-2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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