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보다 제조가 쉽고 비용이 저렴해 차세대 태양전지로 주목받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고효율·고안정성·대면적 모듈화가 가능해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박막기술을 개발했다.
한국화학연구원 화학소재연구본부 서장원 박사팀은 28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서 빛을 받아 발생한 정공(+)을 전극으로 이동시키는 정공수송층 역할을 하는 '전도성 고분자'의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는 페로브스카이트 박막(DHA : 이중층 할로겐화물)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는 광물인 칼슘티타네이트(CaTiO₃)와 같은 구조를 갖는 화합물로 2009년 처음으로 태양전지에 적용된 후 상용화 연구가 세계 각국에서 경쟁적으로 진행됐다. 제조비용이 실리콘 태양전지의 5분의 1 정도로 저렴하고 전력변환효율도 23% 내외로 실리콘 태양전지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에 쓰이는 정공수송 소재는 가격이 비싸고 높은 전도도 확보를 위해 첨가하는 친수성 첨가제가 안정성에 치명적 문제를 일으키는 등 상용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남아 있다.
서 박사팀은 이를 극복할 정공수송 소재로 유기태양전지에 사용되고 있는 전도성 고분자 'P3HT'(poly 3-hexythiophene)에 주목했다. 하지만 P3HT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에 사용할 경우 전력변환효율이 단위소자 기준으로 16% 정도에 그치는 문제가 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태양광을 흡수하는 3차원 결정구조를 갖는 페로브스카이트 할로겐화물 박막 표면에 신규 할로겐화물 박막을 형성시켜 이중층 할로겐화물(DHA) 구조를 만드는 박막기술을 개발했다. 광활성층인 페로브스카이트 박막표면과 P3TH 사이에 할로겐화물(HTAB) 분자를 도입해 이중층 할로겐화물을 만든 것이다.
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새로 형성된 할로겐화물 박막에 의해 페로브스카이트 계면의 물리적, 전기적 특성이 향상되고, 친수성 첨가제 없이 자가조립(self-assembly) 되는 P3HT의 특성으로 안정성과 정공수송 효과가 극적으로 높아졌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상대습도 85%에서 1000시간 이상 보관했을 때 초기효율 대비 80%의 성능을 유지하고, 태양전지 사용조건에서 1300시간 이상 구동했을 때 초기효율 대비 95% 이상의 성능을 유지, 높은 수분안정성과 장기구동 안정성이 확인됐다.
또 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25㎠ 대면적 모듈에 적용한 결과 16%의 전력변환 효율을 기록, 태양전지 상용화에 필수조건인 대면적화 가능성도 보여줬다. 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2017년 10월 0.1㎠ 크기 단위소자에서 전력변환효율 22.7%로 당시 세계 최고의 NERL(미국신재생에너지연구소) 인증효율을 기록했다.
서장원 박사는 "전도성 상용 고분자를 활용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고효율, 고안정성을 확보한 신개념 페로브스카이트 박막기술을 개발했다"며 "앞으로 최적화된 공정을 통해 고효율 대면적 모듈 개발도 가능해 상용화에 더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 연합뉴스
- 저작권자 2019-03-2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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