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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이슬기 객원기자
2013-10-17

탄수화물 섭취, 지나치면 오히려 해로워 정제되지 않은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것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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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이나 밀가루가 들어간 음식은 한국인이 좋아하고 늘 먹는 주식 중 하나이다. 에너지의 원천인 탄수화물이 때로는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탄수화물은 잘 알려져있다시피 생물체의 구성성분이거나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는 등 생물체에 꼭 필요한 화합물이다.

당류(糖類) 또는 당질(糖質)이라고 부르는 탄수화물은 마치 탄소와 물분자(H2O)로 이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는 일반식을 가지고 있어서, 탄소의 수화물이라는 뜻에서 ‘탄수화물’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 구성하는 당의 수에 따라서 단당류, 소당류, 다당류로 구분된다.

예를 들어 잘 알려져 있는 포도당은 단당류의 일종으로 녹말을 형성하는 기본 단위이다. 녹말은 포도당이 무수히 많이 연결되어 만들어진 분자이기 때문에 다당류에 속한다. 다당류의 경우에는 수없이 많은 단당류가 글리코시드 결합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분자량은 수천에서 많게는 100만을 넘는 것도 있다.

이러한 탄수화물은 동식물계에 널리 분포하고 있다. 탄수화물은 생물체 내에서 두 가지 기능을 하는데, 하나는 생물체의 구성성분으로서의 기능이고 또 하나는 활동의 에너지원으로서의 기능이다. 식물의 세포벽을 만드는 셀룰로오스나 동물의 연골, 힘줄을 만드는 황산콘드로이틴류 등은 모두 탄수화물이다.

에너지원으로서의 탄수화물도 중요하다. 지질, 단백질과 함께 생물체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녹색 식물의 경우에는 광합성을 통해 단당류인 포도당을 합성하여 이를 다당류인 녹말로 합성하여 저장하게 된다. 동물은 스스로 탄수화물을 합성하지 못하기 때문에 식물에서 섭취하여 사용한다. 

저탄수화물 섭취는 건강을 해칠 수 있어

▲ 한국인의 주식인 쌀이나 밀가루 음식은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탄수화물 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 ⓒScience Times
탄수화물은 당으로 합성되기 때문에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의 대부분은 탄수화물 섭취를 극도로 줄인다. 하지만 이렇게 탄수화물을 극도로 적게 먹으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미국 템플 대학교 연구팀에 따르면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는 평균 7%의 체중을 감소시킨다고 한다.

하지만 이와 함께 탈모나 구강 건조, 변비 등을 동반한다고 한다. 또한 미국 MIT 뇌과학 연구팀은 지나치게 탄수화물을 적게 섭취할 시에는 우울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밝히기도 하였다. 뿐만 아니라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는 단기간에 살을 뺄 수는 있으나, 다시 탄수화물을 섭취할 경우 빠른 속도로 체중이 늘어날 수 있다.

물론 일부에서는 탄수화물을 줄이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이야기한다. 이들의 경우 지금 현대인들은 지나치게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하고 있어 탄수화물 같은 음식에 중독되고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탄수화물과 같은 음식중독은 여러 연구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특히 밥이나 빵, 국수 같은 탄수화물을 주식으로 하는 한국인의 경우, 더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실제 한국인은 하루 섭취하는 열량의 66%를 곡류에 포함된 탄수화물에서 얻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탄수화물이 설탕처럼 최종적으로는 당으로 분해되고, 과도한 섭취가 곧 중독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탄수화물 섭취를 줄여야 하는 이유

실제로 탄수화물을 과다섭취하게 되면 탄수화물 중독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좋지 않다. 스웨덴의 카롤린스카 연구소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탄수화물을 과다 섭취하게 되면 자궁암이나 유방암 발병률이 높다고 한다. 당지수(GI)가 높은 식품들은 인슐린 성장 요인과 성호르몬 수치를 높이면서, 이로 인해 암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또한 중국 연구진에 따르면,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하는 사람은 적게 섭취하는 사람에 비해 심장병 발병 위험이 2.9배 높게 나타났다고 한다. 흰 쌀밥이나 면류 같은 정제된 곡류를 많이 섭취했을 때에도 심장병 발생 위험이 1.8배 높게 나타났다. 탄수화물을 과도하게 섭취하면서 체지방이 쌓이고 동맥경화의 위험이 높아진 것이다.

탄수화물을 지속적으로 과다하게 섭취하게 되면 탄수화물 중독에 걸릴 수 있다. 뉴질랜드 오클랜드 공중보건국의 사이먼 쏜리 박사 팀은 단맛이 강한 음식을 먹었을 때, 뇌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관찰한 바 있다. 그 결과, 강한 단맛은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는 뇌 부위가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약물중독자가 마약을 복용하거나 흡연자가 담배를 피울 때 나타나는 뇌의 변화와 같았다. 지속적으로 강한 단맛을 섭취할 경우, 약물이나 흡연처럼 ‘중독’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미국 하버드 의대 연구팀도 이와 비슷한 연구를 진행하여 발표한 바 있다.

탄수화물 섭취도 골라가며 해야

그래서 일부 전문가들은 탄수화물을 가려먹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빵이나 과자, 탄산음료와 같이 정제가 많이 된 탄수화물보다는 당 지수가 낮고 섬유질이 풍부한 과일이나 채소, 콩류 등의 탄수화물을 섭취해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정제나 가공을 거치지 않은 식품을 섭취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사실 탄수화물 섭취는 스트레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만성스트레스와 우울증이 있으면 뇌에서 분비되는 이른바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 생성이 감소한다. 그렇게 되면 뇌는 이 호르몬의 수치를 높이기 위해서 탄수화물 섭취 욕구를 증가시킨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단 음식을 먹고 싶어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탄수화물은 어떻게 섭취해야 할까. 지나친 탄수화물 섭취를 조절하려면 무엇보다 끼니를 거르거나 과식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끼니를 거르게 되면 혈당이 떨어지면서 에너지를 얻기 위해 본능적으로 혈당을 빠르게 상승시키는 단 음식을 더 찾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포만감을 줄 수 있는 섬유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섬유질의 경우, 당분의 흡수를 지연시켜서 인슐린의 급격한 분비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탄수화물 음식을 선택할 때에는 섬유질 함량이 높은 복합당질 식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이슬기 객원기자
justice0527@hanmail.net
저작권자 2013-10-1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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