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감염을 콩으로 예방할 수 있을까?
사이언스슬램D 과학 강연자로 참여한 권요셉 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박사는 콩을 이용해 노로바이러스를 예방하는 법을 소개해 청중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사이언스슬램D는 대전에서 매달 개최되는 과학강연 배틀로, 5명의 강연자가 자신의 연구 분야를 대중들에게 소개하고 우승자를 선정하는 과학문화 행사다.
7월의 강연 배틀은 바이러스, 알츠하이머, 플라스틱 등 실생활과 익숙한 주제들을 다뤄 청중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작두콩, 노로바이러스 예방에 특효
7월 사이언스슬램D 우승의 영광은 권요셉 KBSI 박사가 차지했다.
권요셉 박사는 노로바이러스를 콩을 이용해 예방할 수 있다는 과학지식을 청중들이 이해하기 쉽게 소개해 가장 인기가 높았다.
노로바이러스는 위장관염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병원체 중 하나로 식중독, 장염, 설사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노로바이러스는 모든 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독립적으로 생존하지 못하고 살아있는 숙주 세포를 필요로 한다.
바이러스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숙주 세포 속으로 침투를 해야 하는 데, 이를 막을 수 있는 ‘방해꾼’이 있다면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이 방해꾼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 작두콩 속에 있는 단백질이다.
권요셉 박사는 200여 가지의 국산 콩을 일일이 연구한 결과, 작두콩에서 노로바이러스 감염에 방해꾼 역할을 할 수 있는 단백질을 찾아냈다.
작두콩에 함유된 단백질은 안전하게 바이러스를 중화할 수 있으며, 알코올 소독제보다도 중화 능력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요셉 박사는 이 발견으로 특허등록에 성공한 데 이어, 작두콩 단백질을 첨가한 다양한 제품들을 개발했다.
작두콩 단백질이 포함된 손 소독제를 생산‧보급함으로써 평창동계 올림픽 시기에 발생한 노로바이러스 피해를 최소화했다.
권요셉 박사는 “국내 고유종인 작두콩에서 이런 효능이 있는 단백질을 찾았다는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강연에 참석한 한 청중은 “작두콩을 처음 알게 됐는데 노로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며 소감을 전했다.
반응성 별세포, 알츠하이머 원인으로 주목
전희정 기초과학연구원(IBS) 박사는 ‘별세포에게 물어봐’ 발표를 통해 알츠하이머의 원인으로 연구되고 있는 반응성 별세포를 소개했다.
알츠하이머는 치매를 유발하는 퇴행성 뇌질환으로 다양한 동물실험과 임상실험에도 불구하고 치료제 개발에는 번번이 실패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에 알려진 알츠하이머의 원인에 대해서 되짚어보고 새로운 발병 원인을 찾아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전희정 박사는 신경세포, 별아교세포 등 뇌 안에 존재하는 다양한 뇌세포들을 소개하며, 특히 알츠하이머의 원인으로 별아교세포(별세포)에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알츠하이머는 뇌 속에 아밀로이드 플락이라는 물질이 축적되어 유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희정 박사는 아밀로이드 플락 연구에 따른 치료제 개발이 계속 실패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오히려 ‘반응성 별세포’가 알츠하이머 치료의 실마리가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아밀로이드 플락이 증가할수록 뇌 속의 별세포가 두꺼워지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렇게 두꺼워진 별세포가 반응성 별세포이다.
전희정 박사는 반응성 별세포가 유도된 생쥐의 뇌를 관찰한 결과 신경세포가 죽는 알츠하이머 증상이 발생함을 확인했다.
전희정 박사는 “비신경세포인 별세포는 뇌의 거의 모든 기능에 관여하는데 지능이 높을수록 크기가 커지고 복잡성이 증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인간 뇌에서도 알츠하이머가 발병하면 반응성 별세포가 관찰된다”면서, “아밀로이드 플락보다 이 반응성 별세포 연구에 치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연에 참석한 한 청중은 “별세포에 대해 처음 알게 되어 흥미로웠으며, 알츠하이머에 대한 치료제가 꼭 개발됐으면 좋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바이오 플라스틱, 석유 베이스 제품 넘을까?
황성연 한국화학연구원(KRICT) 박사는 ‘환경지킴이 바이오 플라스틱’ 발표를 통해 바이오 플라스틱 연구성과와 개발 동향을 발표했다.
황성연 박사는 기존의 석유화학 베이스 플라스틱을 능가할 수 있는 다양한 바이오 플라스틱을 연구하고 있다.
황 박사는 강연을 통해 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 바이오 슈퍼 EP(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친환경 투명 복합필름, 상온 자가치유 플라스틱 등을 소개했다.
황 박사가 소개한 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은 인장강도가 65~70Mpa 이상으로 나일론 수준의 기계적 물성을 지녔다.
또한 6개월에서 1년 이내에 전분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되는 자연순환적인 특성이 있어 폐플라스틱 문제를 크게 해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생분해성 플라스틱과 대조적으로 강도가 높은 바이오 플라스틱도 개발하고 있다.
황 박사가 소개한 바이오 슈퍼EP는 옥수수 등 식물을 기반으로 만들었지만 초고강도, 초고내열성의 물성을 자랑한다.
바이오 슈퍼EP로 고온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기존의 석유 베이스 플라스틱은 6분 만에 녹아버린 반면에 바이오 슈퍼EP는 1시간까지도 녹지 않는 우수한 특성을 보였다.
바이오 소재이기 때문에 재활용도 가능하며, 향후 정수기 필터, 젖병, 항공소재, 소방소재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험용 쥐를 이용한 체내 독성평가에서도 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돼 의료용 소재로도 주목하고 있다.
이외에도 황 박사는 종이처럼 접었다 폈다가 가능한 유연한 바이오 플라스틱, 분리됐다가 붙이면 다시 붙는 자가치유 바이오 플라스틱도 소개해 청중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황 박사는 “다양한 종류의 바이오 플라스틱이 실용화가 가능한 단계에 이르렀다”며 “기술이전을 준비하고 있으며, 2년 내에 실생활에서 바이오 플라스틱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 정현섭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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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9-07-2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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