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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영 객원기자
2018-12-31

증강형 인간, ‘무엇을 쓸 것인가’ 관건 미래학자 테드 슐로위츠가 본 가상·증강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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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와보니 전부 스마트폰에 얼굴을 파묻고 다녀요. 전 세계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일이죠. 스마트폰으로 인간이 ‘증강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미래학자 테드 슐로위츠(Ted Schilowitz)는 스마트폰에서 벗어나 VR·AR 기기를 통해 사람들은 한 차원 더 높은 ‘증강형 인간(The Augmented Human)’으로 진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에 따르면 VR·AR 기술은 인간이 스마트폰으로 증강했던 경험을 확장시키는 새로운 ‘도구’이다.

VR·AR(가상·증강현실) 영역에서 세계적인 미래학자(futurist)로 활약하고 있는 테드 슐로위츠는 지난 18일 국내 최초로 방한해 많은 시민들과 만나며 가상현실에 대한 자신의 세계관과 미래 전망, 그리고 그 속에서 한국의 역할에 대한 의견을 내놓았다.

인간은 스마트폰으로 1차 증강, 가상·증강현실 기술로 더욱 진화

손 안의 스마트폰은 인간의 능력을 증강시켰다. 수많은 데이터와 콘텐츠가 스마트폰에 저장되었고 사람들은 이를 통해 더 빠르게 길을 찾고, 지식을 높이고, 기억력을 저장하고 있다.

테드 슐로위츠는 지난 18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VR 컨퍼런스’에서 “가상·증강현실 기술이 아직 불확실하고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는 부분들이 많다. 하지만 앞으로 이러한 방정식은 풀려나갈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한국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러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학자 테드 슐로위츠(Ted Schilowitz)가 방한해 새로운 시각의 가상증강현실을 공유했다. ⓒ 김은영/ ScienceTimes
미래학자 테드 슐로위츠(Ted Schilowitz)가 방한해 새로운 시각의 가상증강현실을 공유했다. ⓒ 김은영/ ScienceTimes

파라마운트 픽쳐스(Paramount Pictures)의 미래전략가 테드 슐로위츠(Ted Schilowitz)는 ‘영화관에서 근무하는 미래학자’로 명성이 높다.

그는 지난 30년간 방송국과 파라마운트 픽처스와 이십세기폭스 스튜디오 등 미디어 계통에서 근무하며 미래의 스토리텔링이 어떻게 변화할지에 대해 주로 연구해온 ‘이야기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는 영화사에서 일하는 자신이 미래학자라고 불리는 이유에 대해 “최근의 미디어 산업의 흐름과 관련이 있다”고 답했다.

그는 미디어와 첨단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개척해온 ‘산 역사’다. 슐로위츠는 과거 애플과 비디오제품을 출시했다.

그는 또한 디지털 영화카메라 전문 제작사인 RED Digital Cinema을 창립했고, 20세기 폭스에서는 차세대 영화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미래 기술전략 업무를 했다.

VR의 외형은 25년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1993년  뉴욕에서 열린 가상현실시스템 쇼 'Reality+'의 모습.
VR의 외형은 25년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1993년 뉴욕에서 열린 가상현실시스템 쇼 'Reality+'의 모습. ⓒ Time Magazine_1993_"Reality +" at the Virtual Reality

최근 VR을 이용하고 있는 모습. 25년전 이미 이러한 형태의 VR 시스템이 존재했다. (사진=2017년 VR 엑스포 현장) ⓒ 김은영/ScienceTimes
최근 VR을 이용하고 있는 모습. 25년전 이미 이러한 형태의 VR 시스템이 존재했다. (사진=2017년 VR 엑스포 현장) ⓒ 김은영/ScienceTimes

미디어 시장의 흐름처럼 그는 자연스럽게 VR 세계로 흘러들어갔다. 슐로위츠는 HypeVR의 CSO(Chief Scientific Officer)로 일하면서 VR 영역에서 기술을 스토리에 접목시키는 역할을 해냈다.

그는 지난해부터 파라마운트에서 크리에이터 분야 최고 책임자가 됐다. 그의 역할은 Immersive Cinema(몰입형 영화)에서 AR까지 아우르는 차세대 비주얼 스토리텔링 기술 및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다.

초창기 테마파크에서 볼 수 있었던 최첨단 기술 구현되다

VR·AR(가상·증강현실) 기술은 사실 20세기의 산물이다. 이미 1990년경에 VR 기기는 지금의 모습과 비슷한 외형으로 사람들과 대면했다.

그가 돌아보니 지금 각광받고 있는 VR·AR(가상·증강현실) 기술은 자신이 유년시절을 보냈던 테마파크의 주요 놀이시설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던 것이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서 그는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고향을 소개했다. 그는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에서 자랐다. 그가 태어났을 때만해도 그 곳은 허허벌판의 농촌지대였다.

하지만 이 곳에 디즈니랜드가 건립되고 난 후 상황은 뒤바뀌었다. 디즈니랜드는 고향을 ‘미래도시’로 변모시켰다. 그곳에는 첨단기술과 아이디어, 그리고 각종 엔터테인먼트 콘텐츠가 넘쳐나기 시작했다.

디즈니의 VR 체험관, 디즈니 퀘스트(Disney Quest)의 모습. 디즈니는 1997년 VR 체험관을 대중들에게 공개했다. ⓒ DisneyQuest’s ‘Ride the Comix’ – Dave Pape (CC BY 2.0)
디즈니의 VR 체험관, 디즈니 퀘스트(Disney Quest)의 모습. 디즈니는 1997년부터 가상현실 체험관을 대중들에게 공개했다. ⓒ DisneyQuest’s ‘Ride the Comix’ – Dave Pape (CC BY 2.0)

초기 가상현실 시스템도 이곳에서 구현됐다. 디즈니는 1980년도부터 가상현실을 연구해왔다. 1990년대 들어서는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가상현실을 구현하기 시작했다.

1997년이 되니 디즈니랜드에는 머리에 엄청나게 큰 헤드셋을 쓴 사람들이 등장했다. 가상현실 체험관 ‘디즈니 퀘스트(Disney Quest)’에서 선보인 ‘VR’은 엄청 무거운 헤드셋을 머리에 쓴 체 기기의 화면을 보는 방식이었다. 외형만 살펴보면 지금의 VR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가 생각하는 VR·AR의 2차 물결은 5년 전이다. 닌텐도에서 출시한 VR 게임에서 그는 희망을 느꼈다. 하지만 여전히 사람들의 머리에는 커다란 박스, 헤드셋(Head Mounted Display)이 필요했다.

그 또한 21세기 폭스에서 일할 때 수많은 사람들의 머리에 ‘박스’를 채웠다. 이와 같은 형태는 아직도 변함이 없다.

슐로위츠는 “지금도 그 형태에서 크게 나아간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는 “얼굴에 박스를 착용하는 형태, 즉 ‘BOF(Box of Face)’로는 성공하기 어렵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는 “장비 가격이 저렴해졌을 뿐 아직은 VR의 혹한 시기”라며 “프라임 타임 시기가 아직 오지 않았다”며 대중들에게 확산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그는 일본게임회사 닌텐도사가 개발한 스포츠플레이게임기 ‘위(Wii)’를 주목했다. 슐로위츠는 “‘Wii’를 통해 실내에서도 얼마든지 골프, 테니스, 야구 등을 즐길 수 있다”며 “가정용 공간이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하는 면에서 ‘대중성을 가진 VR’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얼굴에 커다란 기기를 장착하지 않고 편안하게 가정에서 증강현실을 즐길 수 있도록 해야 실제로 ‘가상현실’이라는 시스템이 대중들에게 어필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슐로위츠는 이러한 과정에서 한국이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한국인의 증강성은 그 누구보다 더 뛰어나다”며 “향후 디지털 시대의 가상증강현실 시스템에서 수많은 혁신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은영 객원기자
teashotcool@gmail.com
저작권자 2018-12-3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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